물병, 손수건, 수저 등 간단한 여행 용품으로 쓰레기 줄이기
탄소발자국 없애고 제로 웨이스트식 휴가 보내는 방법 등 소개

여행 중에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 이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자각하고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사진=환경일보 DB
여행 중에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 이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자각하고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사진=환경일보 DB

[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여행은 제로 웨이스트에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일상을 떠나 다른 곳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유지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강조해 말하지만, 제로 웨이스트는 쓰레기나 탄소를 완벽하게 제로(0)로 만든다는 의미가 아니다. 여행 중에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 이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자각하고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여행할 때의 제로 웨이스트 꿀팁!  

  여행 용품  

제로 웨이스트의 첫 번째 모토는 바로 ‘준비’다. 하지만 앞에 놓인 길이 어디를 향하는지 알지 못하면 준비하기가 어렵다. 여기서 소개하는 목록은 여행 가방에 챙겨 가는 물건들의 예시 목록이다. 일정에 따라 목록에서 필요한 물건을 골라서 가지고 나가면 된다.

- 보온·보냉이 되는 물병 두 개 -

항상 물병을 가지고 다닌다. 그러면 다니면서 목이 마를 일도, 플라스틱 병에 든 물을 사 먹을 일도 없다. 바쁜 일상에서는 보온병에 뜨거운 커피를 담아 다닐 수 있고, 여행지에서는 멋진 카페에 가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그 시간을 즐길 수도 있다. 일정에 따라 물병을 하나만 가지고 나가 함께 마시기도 한다.

- 손수건 두 장 -

한 명당 손수건을 두 장씩 준비한다. 손수건은 부피가 매우 작아서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고 들고 다니기 편하다. 공중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닦을 때나 코를 풀 때, 도넛이나 페이스트리처럼 손에 많이 묻는 음식을 먹을 때 등등 손수건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유일한 단점은 쉽게 더러워지고 빨래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호텔에서 손수건을 빨아서 사용하려면 충분히 말릴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 대나무 수저 세트 -

대나무 수저 세트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다.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가방에 넣어뒀다가 식당에서 플라스틱 수저가 나오면 개인 수저를 꺼내 쓸 수 있다. 대나무 수저는 비행기를 탈 때 검색대에 걸릴 일도 없고, 무게도 매우 가벼워 부담 없이 챙겨 다니기 좋다.

- 금속 밀폐 용기 한 개 -

금속 밀폐 용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다. 여행할 때 이 용기를 가지고 다니면 만사가 수월해진다. 특히 접을 수 있는 용기는 휴대성이 아주 좋다. 여행하다 보면 음식을 미리 준비할 시간이 없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밀폐 용기에 샌드위치나 도넛을 담아 다닐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일회용 포장지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여행지에서는 남은 요기를 포장하는 용도로 밀폐 용기를 딱 하나만 들고 다녀도 된다.

- 장바구니 한 개 -

늘 장바구니를 준비해 다닌다. 아주 작은 크기로 접히는 가벼운 장바구니면 된다. 여행지에서는 쇼핑을 많이 하지 않아도 준비해둔다. 장기간 머물 계획이거나 숙소에서 음식을 요리할 계획이 있을 때는 현지에서 장을 볼 가능성이 크므로 장바구니를 여러 개 준비하기도 한다.

- 주방용 세제 -

작은 병에 주방용 세제를 넣어 다니면 좋다. 개인 식기나 수저 등을 숙소에서 씻을 때 필요하다. 닥터 브로너스의 물비누를 가지고 다니면 편하다. 말 그대로 ‘만능’ 비누기 때문이다. 양말이나 손수건을 빨아야 할 때, 몸을 씻어야 할 때, 설거지를 해야 할 때 모두 닥터브로너스 물비누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가까운 곳으로 단기간 여행을 자주 가는 것보다 횟수를 줄이고 장기간 머무는 방식을 선택한다. 여행 거리와 인원에 따라 자동차로 이동하며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사진=환경일보 DB
가까운 곳으로 단기간 여행을 자주 가는 것보다 횟수를 줄이고 장기간 머무는 방식을 선택한다. 여행 거리와 인원에 따라 자동차로 이동하며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사진=환경일보 DB

 

  공항에서  

‘비행기’와 ‘제로 웨이스트’를 같은 문장에 나란히 두는 것은 모순이다. 그렇다고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항공사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기도 한다. ‘솔라 임펄스2’는 화학 연료 없이 태양광을 동력으로 이용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비행기로, 2016년 4월 일본 나고야에서 미국 하와이까지 비행에 성공했다.

변화는 일어나고 있지만 천천히 진행 중이다. 사람들에게 여행하지 말라거나 먼 곳에 사는 가족을 방문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탄소배출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제한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다니는 것은 자기 계발의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여행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며 세계를 이해하는 안목을 키워준다. 그 기회를 포기하지 말고 환경에 해를 덜 끼치는 방법, 환경에 더 이로운 방식을 찾는 데 집중하면 좋다.

- 여행 거리 줄이기 -

가까운 곳으로 단기간 여행을 자주 가는 것보다 횟수를 줄이고 장기간 머무는 방식을 선택한다. 여행 거리와 인원에 따라 자동차로 이동하며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Tip : 5시간 규칙

탄소배출 감소를 고려해 비행기로 이동하기 가장 좋은 여행지는 4~5시간 정도 비행거리에 있는 장소다. 장거리 비행을 하면 비행기에 추가로 연료를 더 넣어야 하고 이로 인한 무게 때문에 탄소배출량이 증가한다. 4~5시간보다 짧은 거리는 이동에 드는 연료보다 이착륙에 사용되는 연료의 비율이 더 높다.

 

- 이코노미 좌석 이용하기 -

비즈니스 좌석은 한 사람당 3배가량 탄소를 더 배출한다.

- ‘빈’ 물병 -

여기서 핵심은 ‘빈’이다. 물병에 물을 채워 가면 공항 안전 요원에게 제지당할 확률이 높다. 물을 버릴 곳도 마땅치 않다. 그 자리에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거나 물병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수밖에 없다.

제로 웨이스트 원칙에 따르면 물을 들이키고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공항 보완 요원이 집요하게 추궁할 수도 있다. 어쩌면 비행기 탑승 시간에 늦거나, 좌석이 중간에 끼어 있다면 비행 내내 불편하게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상황을 피하려면 ‘빈’ 물병을 준비한다. 검색대를 통과한 후 물을 채우면 된다. 보통 화장실 근처에 음수대가 마련돼 있다. 음수대가 없으면 공항 내 카페를 찾아가면 된다.

- 간식 준비하기 -

배고픔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비행기만 타면 출출함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평소 식사 습관이나 간식 먹는 시간 등을 고려해 간식을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작은 유리병에 건블루베리와 견과류 등을 담아 가면 도움이 된다.

각각 다른 병에 담는데, 혹시라도 옆좌석에 앉은 사람이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승무원에게 미리 알려서 승무원이 이 사실을 공지하기도 한다).

- 약 1L 크기의 투명 가방 -

미국 TSA(교통안전청)의 승인을 받은 투명하고 재사용이 가능하며 밀폐할 수 있는 여행용 액체 가방(파우치)이 있다. 이 투명 가방은 온라인이나 공항 내 상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이 지퍼 백에 약 90mL 용량의 병 서너 개가 들어간다. 이 병에 평소 사용하던 화장품이나 액상 비누 등을 채우면 된다. 여행용으로 나온 제품을 따로 살 필요는 없다. 험하게 다루지만 않는다면 몇 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

- 책 대여하기 -

여행을 가기 전에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린다.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는 것은 공유 경제의 일환이다. 대부분 도서관은 전자책 대여 서비스도 제공한다. 스마트폰이나 전자책 단말기에 전자책을 담아 가면 된다.

보냉 백은 여행의 좋은 동반자다. 비행기에서 먹는 간식이 있다 해도 여행 중에는 입이 심심할 때가 많다. 보냉 백에 맛있는 간식거리를 잔뜩 준비해 정크 푸드의 유혹을 견디는 방법이 있다. /사진=환경일보 DB
보냉 백은 여행의 좋은 동반자다. 비행기에서 먹는 간식이 있다 해도 여행 중에는 입이 심심할 때가 많다. 보냉 백에 맛있는 간식거리를 잔뜩 준비해 정크 푸드의 유혹을 견디는 방법이 있다. /사진=환경일보 DB

 

  여행 중에  

- 보냉백 -

보냉 백은 여행의 좋은 동반자다. 비행기에서 먹는 간식이 있다 해도 여행 중에는 입이 심심할 때가 많다. 주유소나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온갖 인스턴트 간식이나 패스트푸드를 사 먹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당연히 이런 음식들은 몸에도 좋지 않고 엄청난 쓰레기를 만든다.

이런 점을 개선하고 싶다면 보냉 백에 맛있는 간식거리를 잔뜩 준비해 정크 푸드의 유혹을 견디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바나나, 사과, 땅콩 버터, 빵, 후무스, 채소 스틱, 젤리 등이 있다.

손가락 마디 길이로 자른 당근을 후무스에 찍어 먹거나 얇게 썬 사과 위에 땅콩 버터를 얹어 먹으면 정말 맛있다. 배가 많이 고플 때는 땅콩 버터와 잼을 바른 샌드위치를 먹는다. 제로 웨이스트 상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가 없는 간식도 있다. 예를 들면 구운 병아리 콩, 견과류, 그래놀라 등이 있다.

- 진짜 음식 -

간식만 먹고 살 수는 없다. 때로는 따뜻하고 맛있는 식사 한 끼가 간절하다. 하지만 여행을 다니다 보면 온통 패스트푸드만으로 끼니를 해결할 때가 많다. 일회용 포장지와 쓰레기도 더 많이 배출하게 된다. 앉아서 먹는 식당을 찾아간다. 식당은 패스트푸드 매장에 비해 문을 늦게 열지만 ‘진짜 음식’을 판다.

근처에 테이블을 갖춘, 제대로 된 식사를 할 만한 식당이 없을 때 패스트푸드점 중 ‘서브웨이’를 추천한다. 서브웨이에서 제공하는 포장 용기는 대부분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 외에 다른 패스트푸드점을 간다면 타코벨의 부리토 또는 버거킹의 햄버거나 채식 버거처럼 종이 포장지에 포장돼 나오는 음식을 찾아보면 좋다. 이 포장지들은 모두 퇴비화가 가능하다.

- 퇴비 처리하기 -

여행을 하다 보면 바나나 껍질이나 사과 씨, 서브웨이 샌드위치 포장지 등 유기물 쓰레기가 자주 생긴다. 음식물 쓰레기나 퇴비 처리가 가능한 쓰레기는 밀봉할 수 있는 작은 봉지에 담아 자동차나 가방 안에 뒀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퇴비용으로 마련한 통에 넣으면 된다. 온도가 높은 날에는 밀봉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고 트렁크에 두는 것이 좋다.

- 욕실 용품 -

자동차 여행은 비행기 여행처럼 액체 용량 제한 규정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커다란 샴푸 통을 통째로 들고 여행을 다니기에는 성가시다. 나는 여행용 튜브에 샴푸와 바디워시를 담아 간다. 물론 욕실 용품을 통째로 들고 다녀도 상관없다. 이는 순전히 개인의 선택이다. 깜빡 잊고 비누나 샴푸를 챙겨 가지 않았다면 호텔에서 제공하는 제품을 사용해도 된다. 다만, 쓰고 남은 비누나 샴푸는 집으로 가져와서 다음 여행에 사용하도록 한다. 무엇이든 일단 뚜껑을 열면 버리지 않고 끝까지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로 웨이스트 휴가  

숙소나 여행지에서 돌아다닐 때 실천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방법도 있다. 호텔은 놀라울 정도로 탄소배출량이 높다. 호텔에서 매년 배출하는 탄소의 양은 6억톤에 달한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 호텔에 투숙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시야를 넓혀 다양한 숙소를 생각해보자는 의미다.

요즘은 친환경 호텔이 점점 인기를 얻는 추세다. 친환경 호텔 인증을 받으려면 몇 가지 심사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런 인증을 받은 호텔을 우선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인기 있는 인증은 어스체크(EarthCheck), 그린글로브(Green Clove), 지속가능한 관광 인증(Sustainable Tourism Eco-Certificate) 등이 있다.

나라별로 다양한 인증 제도가 있다. 국내에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시행하는 ‘환경표지제도’ 등이 있다. 인증과 더불어 다음과 같은 사항도 함께 고려하면 도움이 된다.

인증과 함께 고려할 사항

* 에너지 절감 여부
* 토지 관리 프로그램
* 퇴비 처리 시설
* 태양열 패널
* 사회 환원
* 지역사회 기여도
* 환경보호 관련 교육
* 건축 자재
* 자전거 공유

 

생태 관광은 긍정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한다. 생태 관광의 목적은 지역 주민의 생계 유지와 환경 보전이다. /사진=환경일보 DB
생태 관광은 긍정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한다. 생태 관광의 목적은 지역 주민의 생계 유지와 환경 보전이다. /사진=환경일보 DB

최근 들어 생태 관광이 부상하고 있다. 관광객이 몰려들면 지역 생태계와 문화가 위협받지만 대부분 관광지는 이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생태 관광은 긍정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한다. 생태 관광의 목적은 지역 주민의 생계유지와 환경 보전이다.

예컨대, 벨리즈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그 지역에 있는 개코원숭이 보호구역을 방문할 수 있다. 이곳은 멸종 위기에 처한 원숭이를 구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특별히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관광객이 소비한 돈은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고 울창한 숲을 조성하며 그 영토를 더욱 잘 보존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 사용된다. 이 외에도 외래종 식물을 제거하는 일을 돕거나 지역 농장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형태의 생태 관광도 있다. 생태 관광을 하면서 민박집을 숙소로 삼거나, 텐트를 치고 전기나 가스 등을 사용하지 않는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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