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가능한 유리병 대신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사용 급증

[환경일보] 유리병재사용시민연대가 17일 LG생활건강 본사 앞에서 재사용 음료병을 적극 확대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코카콜라 음료병은 현재 빈용기 보증금제를 통해 재사용 되고 있으나 대부분이 캔과 페트로 전환돼 사라지는 추세이다.

기자회견에서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이제 소주는 유리병이라는 관념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소주회사들이 페트병 소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트에서 유리병 소주가 사라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멸종위기종 재사용 유리병을 살리기 위한 조치를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부는 일회용 페트병과 캔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재사용 의무 비율 제도를 도입하되 재사용 용기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크게 줘야 하며, 생산자는 음식점부터 재사용 유리병 사용을 늘릴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재사용 유리병 사용이 확대되기 위한 제도 변화와 생산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유리병재사용시민연대가 17일 LG생활건강 본사 앞에서 재사용 음료병을 적극 확대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서울환경연합
유리병재사용시민연대가 17일 LG생활건강 본사 앞에서 재사용 음료병을 적극 확대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서울환경연합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다가오는 4월23일부터는 캐나다 오타와에서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만들기 위한 네번째 회의가 진행된다. 이 회의에 참여하며, 5차 회의의 개최국인 한국은 연간 생산 규모 세계 4위의 석유화학산업 생산국임에도 이번 협약에 있어 플라스틱 오염의 해결책으로 열분해와 같은 재활용 산업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재활용은 플라스틱의 해결수단이 될 수 없다. 재활용은 우리에게 계속 소비해도 괜찮다는 프레임을 씌운다. 물에 잠기고 있다면 바로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를 잠그듯이 바로 플라스틱 생산, 소비를 멈춰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로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이 바로 재사용”이라며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재사용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세라 Reloop 연구원은 “독일에서 2019년 발효된 포장재법에서는 2022년까지 모든 음료 용기에 대해 70% 재사용 목표를 규정하고 있으며, 코카콜라는 독일에서 음료수병 재사용 인프라에 4천만 유로 이상, 한화로 560억 이상을 투자했다”며 “세계적으로는 재사용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어릴 때는 식당에 가서 음료수를 시키면 콜라, 사이다, 환타가 재사용 유리병에 나오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북극곰이 콜라를 마시던 그 유명한 TV 광고에서 북극곰은 페트병이 아닌 유리병 콜라를 마셨다. 그런데 지금은 식당에서도, 유리병 음료수가 희귀해졌다”며 “현재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리병 콜라를 파는 곳을 수소문하는 글이 올라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유리병재사용시민연대가 17일 LG생활건강 본사 앞에서 재사용 음료병을 적극 확대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서울환경연합
유리병재사용시민연대가 17일 LG생활건강 본사 앞에서 재사용 음료병을 적극 확대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서울환경연합

다음으로는 국내에서 PET생수를 대체해 재사용 유리병 생수를 판매하고 있는 소우주의 최수환 대표가 발언했다.

최수환 대표는 “국내 먹는 물은 99.9%가 PET병에 담겨 유통된다. 최근 종이팩 제품이 나왔지만 둘의 공통점은 1회용이며, 결국 플라스틱 용기라는 점”이라며 “미세플라스틱, 환경호르몬으로 부터 안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그는 “대한민국은 이미 매우 성공적인 순환경제 모델을 가지고 있다. 이 모델이 널리 널리 전파돼 나가길 바란다. 페트 생수병이 재사용 유리병으로 대체되고, 이 병이 코카콜라와 같은 음료회사와 공유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리병재사용시민연대는 국내에 이미 재사용 및 회수 체계가 갖춰져 있는 재사용 음료병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며 재사용 유리병 확대 요구안과 시민들의 서명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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