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환경교육의 시작이 기후위기 대응 첫걸음”
MZ세대의 환경 감수성 키울 소통하는 교육 필요
환경교육사가 설 수 있는 환경교육 기관 확대해야

[환경일보] ‘환경에 대한 세대 간 기억상실(environmental generational amnesia)’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우리를 둘러싼 자연환경이 산림 벌채, 해양 산성화, 기후변화 등으로 파괴됐음에도 불구하고 각 세대의 아이들은 자신이 태어난 환경을 정상으로 인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억상실로 인해 MZ세대는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대해 과거와 현재의 비교가 어렵다. 다행히 학교에서 배우는 환경 과목과 미디어 매체에서 기후위기, 환경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기에 이로 인한 MZ세대의 환경 인식은 다른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더욱 악화되는 기후변화 시대에서 MZ 세대의 풍부한 환경감수성과 실천·노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기억상실증을 극복하고 기후변화를 해결하려면 단절된 기억을 충분히 공유하고 소통하는 교육이 필요하며, 특히 유아 시기의 환경교육이 중요하다.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의 유아 시기에는 사회성과 정서, 인지능력이 발달한다. 따라서 조기에 환경교육을 제공한다면 올바른 환경 가치관을 부여할 수 있으며, 향후 환경에 관심을 갖는 어린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

국내 유아 환경교육의 현위치

현재 우리나라에는 교육기본법과 환경교육법 등 국민에게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지원할 수 있는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이에 대한 시행 효과를 파악하고자 국가환경교육 통합플랫폼의 ‘유아 대상 환경교육 운영 실적’을 검색한 결과, 2010년에는 약 5000명에 그쳤지만, 2023년에는 약 5만4000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 전경 /사진=김경훈 객원기자

국가환경교육 통합플랫폼을 기준으로 유아환경교육 프로그램 개수는 114개로 전 연령 중 세 번째로 많았으며, 전국적으로 개설돼 대부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또한 유아를 대상으로 한 기후환경교육관이 현재 수도권과 충북권에 마련돼 환경교육에 대한 체험학습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국내에 많은 환경교육기관이 존재하는 가운데, 취재진은 인천 미추홀구에서 유아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에 방문해 정동민 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 정동민 팀장(오른쪽)과의 인터뷰 /사진=김경훈 객원기자

Q. 유아 환경 교육의 필요성은 무엇인가

환경의 변화는 인간의 변화를 통해 가장 크게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인간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교육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어릴 때부터 교육을 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유아 환경 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할 수 있다.

Q.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과 다른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유아 환경 교육 프로그램은 유아의 특징에 맞춰 수업 시간은 줄이고, 대신 놀이 시간을 길게 잡는다. 즉, 이론 교육을 깊게 하기보다는 이론을 접목한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단어의 뜻을 익히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

Q. 유아 환경 교육을 진행하면서 가장 성취감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지

짧은 교육 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는 게 가장 보기 좋았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처음에는 쓰레기를 어디에 버려야 하는지, 나눠 버려야 하는 건지 모르다가 교육 마지막쯤에는 직접 분리배출 하려는 모습을 보여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Q. 대학에서 환경교육과 개설을 확대해 나간다면 유아 환경 교육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까

환경교육과 확대보다는 환경교육자를 필요로 하는 곳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현재 사회환경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한 환경교육사들도 갈 곳이 없는 상황이며, 환경교육과 졸업생 중에서 환경교육을 하는 사람이 10분의 1도 안 되는 상황이다.

Q. 유아 환경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환경 교육을 하고자 하는 기관 및 단체들도 많고, 할 여력이 있는 곳도 많은데 기회가 없어서 못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니 기관 및 단체를 늘려 환경교육사들이 설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유아 환경 교육을 확대해 나가면 좋겠다.

젊은 세대의 기후변화 인식과 대응 노력이 부족하다면, 앞으로 다가올 기후위기를 극복할 동력이 부족할 것이다. 다행히 국내에는 ‘교육기본법’과 ‘환경교육법’으로 유아 환경교육 시행을 위한 법령이 마련돼 있다. 그동안 국가 차원에서 환경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국내 유아 환경교육 참여 인원은 2010년 5000명대에서 2016년 2만4000명대로 급증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약 5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아 환경교육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환경교육 기관의 수를 늘려 환경교육사들이 설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지역별로 특화된 환경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각 지역에는 특징적인 환경적 이슈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중점으로 교육하면 환경에 대해 아이들 관심을 갖게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환경에 대한 세대 간 기억상실’이 불치병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는 ‘유아 환경교육’이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