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양의 기후·환경 빅데이터 수집·분석 및 예측
에너지 소비 최적화, 탄소 배출 감축에 기술적 도움

김진형 KAIST 명예교수는 지난 15일 본인의 연구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AI 기술의 발전이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반드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김진형 KAIST 명예교수는 지난 15일 본인의 연구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AI 기술의 발전이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반드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접근법이 주목받고 있다.

AI는 인간이 처리하기 힘든 방대한 양의 기후·환경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미래의 탄소 배출량을 예측하는 등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2017년 기준 세계에서 8번째로 높은 에너지 소비량을 기록한 에너지 다소비 국가이면서 에너지효율 수준은 OECD 35개 국가 중 33위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에너지 활용을 보여줬다.

이에 환경일보는 인공지능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 김진형 KAIST 명예교수를 만나 구체적으로 AI가 탄소중립과 기후위기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AI 활용법에 대해 들어봤다.

Q. AI 기술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AI를 사용하면 탄소중립을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탄소중립을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개발에 큰 공헌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AI 기술은 문제를 효율적으로 ‘최적화’하고 관리하는 것을 잘한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인간의 두뇌로는 최적화와 관리가 불가능한 분야도 AI는 해낼 수 있다.

이러한 AI 기술의 특징들을 활용하면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충분히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기여 비율은 분야와 기술의 성숙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AI의 전반적인 기여율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탄력적으로 전력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그리드’를 최적화해 활용도를 극한으로 올리거나 기존 화석연료에 기반한 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핵융합 발전 시설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방법을 연구하면 AI 기술은 탄소중립에 반드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AI의 발전이 기후변화와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AI를 그냥 사용한다기보단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AI 기술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AI 기술의 능력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필요하며, 그 이해를 바탕으로 기술을 활용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특히,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 예측하는 ‘기후 예측’에도 강점을 보일 수 있으며, 요즘엔 ‘스마트 농업’에서 인공지능이 강세를 보인다. 식물이 성장에 필요한 물을 섬세하게 조절해 사막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하고, 물 사용량을 줄이는 등의 자원 관리 최적화로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

나아가 AI와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오염을 감시하고 오염에 대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진형 명예교수는 AI를 활용한 IoT 기술이나 스마트 농업이 국가의 지속가능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환경일보DB
김진형 명예교수는 AI를 활용한 IoT 기술이나 스마트 농업이 국가의 지속가능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환경일보DB

Q. 앞서 밝힌 AI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도전과제들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환경 보호 및 기후위기 극복이라는 문제 자체는 워낙 방대하고 그 해결책이 다양해 정확한 모델링이 어렵다. 정확한 모델링을 위해선 고품질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환경에 관한 기술 대부분은 아직 자료 수집의 성능 및 정확도가 부족하다. 일단 이것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 환경 문제 해결은 기업과 일반 시민들의 고통 분담과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인데, 이걸 위해선 대국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는 법과 제도를 환경 보호 및 기후위기 극복에 맞춰 제정하고, 투자를 통해 기업들이 스스로 환경 보호에 참여하도록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확한 모델링을 위해 데이터 공유를 촉진하기 위한 데이터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Q. AI가 기후변화의 원인을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을까?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앞서 설명했다시피 AI 기술은 최적화 능력이 매우 우수한데, 기후변화의 원인을 분석하는 문제는 그 범위가 너무 방대하다.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우선 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기후변화 패턴을 기후 모델링 및 예측으로 정확하게 예측해 그에 대한 전략을 수립한다던가, 오염 원인을 AI로 분석해 오염의 발생 원인과 경로를 밝히고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Q. AI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일단 AI 기술 자체가 전기를 엄청나게 많이 소비한다. 지난 2021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요즘 유명한 챗GPT 학습에 1.287GWh(기가와트시)의 전기가 소모됐으며, 이는 미국 가정 120곳이 1년 동안 쓰는 전기량과 맞먹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502톤으로, 미국 자동차 110대가 1년에 배출하는 양과 비슷하다.

다행히 AI를 꾸준히 훈련하고 컴퓨터의 성능이 올라가는 등 AI의 전기 소모량이 개선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아직 발견 못했을 뿐이다.

김진형 명예교수는 우리 모두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작은 부분부터 모두 함께 동참해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김진형 명예교수는 우리 모두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작은 부분부터 모두 함께 동참해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Q. ‘기후위기 시대, 지구를 살리는 한마디’ 

이제는 기후위기가 심각한 수준까지 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상기후 현상 등 이제는 기후위기가 우리의 피부에 와닿는 단계까지 왔다.

환경 문제는 내가 가만히 앉아 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나부터 동참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분리수거나 전기 소비 줄이기 등 이런 생활 속의 실천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도전이다. AI와 같은 혁신 기술을 활용해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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