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GEYK) 대표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대표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대표

[환경일보] 기후변화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으며, 미래의 위기가 아닌 현재의 위기가 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발전소, 공장, 건물, 교통수단, 과도한 육식 등 육지에서의 활동을 떠올린다.

기후변화의 영향 역시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 생산량 감소, 침수로 인한 재산 피해,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 등 사실상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육지의 표면적인 현상에 한정돼 있다. 그렇지만 이 지구 표면의 약 70%는 해양이며,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97%는 해양에 존재하기에 해양을 빼놓고 기후변화를 논할 수 없다.

해양은 지구 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측면에서 복합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 2023년 글로벌 탄소수지 보고서(Global Carbon Budget 2023)에 따르면 2022년 탄소흡수원을 크게 육지와 해양으로 분류해 산출했는데, 육지는 3.3(±0.8)Gt(기가톤), 해양은 2.8(±0.4)Gt을 흡수했다. 탄소흡수원을 강화하기 위해 육지에서는 산림복원 및 보호를 국제적으로 장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탄소포집 기술들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해양 부문의 탄소흡수원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적인 기반 및 계획은 미약하다. 국내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 역시 흡수원 부분에서 산림과 해양을 활용한 탄소흡수를 다루고 있으나 산림에 비해 해양은 포괄적이며 블루카본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데 맞춰져 있다.

국제적으로 해양 부문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노력 중 하나는 국가관할권 이원지역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이용 협정(이하 BBNJ 협정)으로 유엔해양법협약(1982)의 세 번째 이행협정이다. 바다의 약 60%를 차지하는 공해 및 심해저 등 국가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해역의 해양환경 및 해양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최초의 지구적 다자조약으로 이는 공해의 해양생태계 보호에 방점을 둔 최초의 조약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약 20년간 논의 끝에 2023년 6월 19일 협정문이 공식 채택됐다. 우리나라는 2023년 10월31일에 해당 협정에 서명했다.

국제사회 해양생태계 보호 주도, 정부의 BBNJ 협정 비준에 달려
바다, 청년
·미래세대에 새로운 기회 및 지속가능한 미래 보장

속초 외용치해변 /사진=환경일보DB
속초 외용치해변 /사진=환경일보DB

BBNJ 협정은 2025년까지 60개국이 비준하면 효력이 발생하게 돼 있으나 2024년 5월 말 기준 90개 국가 서명, 5개 국개 비준으로 발효되기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우리나라도 비준은 아직 소식이 없다. BBNJ 협약 발효 시 이끌어 낼 수 있는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에서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는 법적 체계가 마련돼 국제사회가 천명한 2030년까지 최소 30%의 해양보호구역(MPA: Marine Protected Area)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 세계 최초로 5월 10일을 바다식목일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해 바다 생태계의 중요성과 바다 황폐화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자 했다. 특히 올해 해양수산부는 바다식목일을 기념하며 바다숲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를 도입하고 국제사회에 해조류의 높은 탄소 흡수력을 인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현재 바다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인 블루카본의 주요 흡수원으로 맹그로브, 염습지, 해초만 인정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시도는 국내외적으로 해양 생태계 보전에 의미가 있다. 이러한 주도적인 노력에 대한 진정성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BBNJ 협정을 조속하게 비준해 대한민국 정부의 주도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해양 기후변화와 청년의 미래

대다수 청년에게 해양은 지금까지 익숙하지만 낯선, 단순히 즐기는 곳으로만 인지됐으나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환경에 관심을 가지며 해양 생태계 보호에 관심을 확장하고 있다. 육지에서 진행되는 쓰레기 줍기 운동인 플로깅의 확장으로 바다 다이빙에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빙을 하거나 해변에서 쓰레기를 줍는 비치코밍을 하는 것이다. 직접 몸을 움직여 실천하는 활동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BBNJ 협약에도 관심을 가지고 국내에서 조속한 비준이 될 수 있도록 정부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체계를 바꾸는 데 일조하기 때문에 청년과 미래세대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해양 생태계 보호뿐만 아니라 국내의 바다숲 조성 노력 등은 궁극적으로 청년 및 미래세대에 해양의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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