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 환경 NGO 위탁운영 도서관 ‘1주년’ 맞아
환경 도서 포함 약 3만6000권 도서 보유, 친환경적 입지
‘환경퀴즈 스탬프 투어’, ‘환경 실천존’, ‘친환경 카페’ 등
“독서‧문화 공간 통해 환경 인식과 실천으로 이어지길”

[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친환경 일상을 만들어가는 것, 매우 중요하죠.”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방배숲환경도서관은 대한민국 최초로 환경 NGO 위탁운영을 시작한 환경특화 공공도서관이다. 해당 NGO는 올해 15주년을 맞은 비영리 민간단체 (사)에코나우(구 에코맘코리아)로 6만8000여명의 회원과 함께 에코라이프 문화를 조성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에코나우가 작년 6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방배숲환경도서관은 14만평의 서리풀공원을 품은 자연친화적 입지와 독특한 건물 양식을 통해 시민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 환경 도서를 포함한 약 3만6000여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 수세미 등 친환경 물품들을 전시한 카페 등을 통해 일상 속 친환경 실천을 자연스럽게 전파 중이다.
방배숲환경도서관은 환경특화도서관이지만 이용자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고려해 낯선 특화도서관이 아닌 일반 공공도서관과 다름이 없는 친숙함으로 운영한다. 공공도서관이 갖춰야 하는 기본 요소에 ‘환경’이라는 주제에 집중해 전문성을 높였고, 환경도서만 따로 분류해 거리감을 두는 대신 모든 분류 서가에 환경 띠지를 붙인 다양한 분야의 환경도서를 갖춰 친근하게 환경도서를 만날 수 있도록 고안했다는 점이 다를 뿐 기존의 공공도서관이 수행하던 서비스나 역할 제공은 동일하다.

도서관에서 만난 강경신 방배숲환경도서관장은 “도서관을 통해 ‘기후위기’라는 환경문제를 일상 속에서 인식하고, 올바른 정보 제공을 통해 환경의 가치와 이해를 도울 수 있길 바란다”는 자신의 속마음을 전했다.
본지는 강경신 방배숲환경도서관장과의 일문일답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3년 6월 개관한 서초구립방배숲환경도서관이 벌써 1주년이 됐다. 아직 방배숲환경도서관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해당 시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주민들 스스로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경험하고, 실천하는 ‘책으로 열린 환경의 숲’을 조성하고자 서초구에서 선도적으로 환경 특화도서관을 조성하게 됐고, 환경 NGO 에코나우(구 에코맘코리아)가 서초구로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환경과 문화로 삶을 바꾸는 도서관’이라는 비전 아래 지난 1년 동안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독서문화 및 환경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해 왔습니다. 14만평의 서리풀공원을 품은 자연친화적 입지를 가진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632㎡ 규모이며, 약 3만6000여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방배숲환경도서관을 방문하게 되면 ‘햇살, 뜰’ 중앙정원을 중심으로 이뤄진 열람 공간에서 따뜻한 햇살을 느끼고, 숲 내음을 맡으며 독서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하고, 매달 2회 최소한의 전자장비를 가동하는 ‘도서관 불 끄기 데이’를 운영해 환경의 가치를 알리고 있으며, ‘환경 퀴즈 스탬프 투어’, ‘환경 실천 존’, ‘친환경 카페’ 등 환경을 경험 할 수 있는 요소들이 도서관 곳곳에 있습니다. 독서 및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는 역할과 더불어 환경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방배숲환경도서관에 앞으로도 많이 방문해 주시길 바랍니다.
▷환경 특화 도서관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는 재앙적 폭우, 해수면의 변화, 초대형 산불 등 기후위기 신호가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어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은 그 어느 때보다 최고조로 높아져 있습니다. 이에 우리 사회도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공공기관 및 기업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발전’과 이를 위한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공공도서관 또한 그 개념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공공도서관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역할과 서비스 형태를 변형시켜 시민들의 역량을 키워 주는 존재입니다. 특히 공공도서관은 지역사회 내에서 지역주민과 가장 밀접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기관이며, 지난 ‘2023년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 거주지 주변 공공 문화시설로 많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도서관’이 꼽혀 다른 통상적인 문화서비스 시설보다 이용률이 높았습니다. 공공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의 참여형 활동을 이끌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최적의 공공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도서관은 지금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라는 환경문제를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인식하게 하고, 올바른 정보 제공을 통해 환경의 가치와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가장 친근한 존재이며, 환경을 주제로 한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방배숲환경도서관은 대한민국 최초로 환경 NGO 위탁운영을 시작한 환경특화 공공도서관이다. 다른 일반 도서관과의 가장 큰 차이점과 장점이 있다면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일반 공공도서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환경특화도서관이라고 해서 기존의 공공도서관이 수행하던 서비스나 역할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장서’, ‘인력’ 등과 같이 공공도서관이 갖춰야 하는 기본적 요소에 조금 더 ‘환경’이라는 주제에 집중해 전문성을 높였고, 기존 공공도서관이 제공하는 정보서비스, 독서·문화 서비스, 평생학습 교육에 ‘환경’이라는 특화 주제를 추가해 다양한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굳이 차이점을 말씀드리면, 올바른 환경정보 제공, 환경교육, 주민 참여의 실천과 관련한 방향을 정하고 준비하는 것에 힘을 실어 주니 직원들 스스로 ‘환경정책과 서비스’를 고민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습니다. 거창한 환경 정책과 서비스는 아니더라도, 방배숲환경도서관을 방문하면 도서관 곳곳에서 환경의 가치를 알고 느끼게 하는 작은 요소들이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방배숲환경도서관의 제2자료실인 14만 평의 서리풀공원을 품고 있다는 점입니다. 도서관 안에서만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서리풀공원을 활용한 환경특화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기획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개관 이후 하루 평균 1000명에 가까운 이용객이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교육 서비스, 전시, 친환경적 편의 시설 등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과거 공공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거나 빌리는 곳, 개인 공부를 하기 위한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다양한 독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지역주민들이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한 이후 사람들은 ‘웰니스(well-being, happiness, fitness의 합성어)’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공감하기 시작했습니다. 14만평의 서리풀공원을 품은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자연’이라는 편안한 휴식 공간을 이용자들에게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을 단순히 책을 빌리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지만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책을 읽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아도 ‘도서관’이라는 그 자체로 편안함과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은 이러한 도서관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쉬러 방문하는 공간, 도서관 공간이 주는 즐거움, 이런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합니다.
▷도서관 내에 비치된 환경 도서 중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책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방송인 ‘타일러 라쉬’가 쓴 ‘두번째 지구는 없다’입니다. 방배숲환경도서관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되면서 첫 번째로 읽은 환경 주제의 책이었고, ‘기후위기’, ‘환경문제’에 대해 스스로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파블로프의 개’처럼 아무런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 조건반사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에 집착했던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기후위기’는 상대적이지 않고, 절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지금의 위기를 직시하고,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환경, 지구를 위해 실천하는 행동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왜 그러한 실천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문화 분야를 포함해 현재 시민들에게 기후위기, 환경을 인식하게 하는 데 있어서 어떤 부분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는지
시민들에게 기후위기나 환경을 인식하게 하는 데 가장 쉬운 방법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환경문제를 왜 인식해야 하고, 무엇을 알아야 하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고 있습니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환경에 대한 교육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지만, 일반 성인들은 직장 내에서 제공하는 교육이 아니면 ‘환경’ 주제의 교육을 받기 힘든 상황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공공도서관은 지역 내에서 어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문화시설입니다. 모든 공공도서관은 시민들에게 지속가능한 생활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이 기후위기 및 환경 문제를 조금 더 쉽게 인지할 수 있습니다.

▷방배숲환경도서관이 문화 속의 친환경 분위기 조성에 중요한 획을 긋고 있다는 평이 많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시민들이 주체적인 의지로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간으로 도서관 이용을 통해 시민들이 ‘환경’을 깨닫고,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방배숲환경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프로그램은 일반 공공도서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친환경 정책 및 실천들은 어느 누구나, 어느 곳에서든 시작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적’인 도서관은 환경특화도서관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공공도서관이 환경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제고한다면 시민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친환경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방배숲환경도서관은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경험하고, 행동하는 기회를 제공해 ‘환경의 가치’를 공유하는 공공도서관이 되겠습니다.
▷6월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지구를 위한 짧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지구를 위한 행동은, 우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