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반대에도 곳곳에 송전탑 건설 강행

[환경일보] 동해안~수도권 500㎸ HVDC 초고압 송전선로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취소 행정소송’ 변론일인 7월16일, 환경운동연합, 강원도송전선탑반대대책위원회 등 15개 지역‧기후환경단체가 강원도청 앞에 모였다.

기후환경단체는 강원도 석탄발전소를 위한 500㎸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사업 취소와 탈석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송전선로 건설과정의 민주적 절차와 제도 개선, ▷ 수도권 전력 공급을 위한 석탄발전소 폐쇄, ▷탈석탄 이행과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 수요처인 수도권의 재생에너지 적극 확대 등을 촉구했다.

현재 삼척블루파워, 강릉안인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의 대규모 발전력의 수도권 수송을 위한 동해안~수도권 500㎸ HVDC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2025~2026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입지선정 등 행정적인 절차가 완료됐다.

기후환경단체는 강원도 석탄발전소를 위한 500㎸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사업 취소와 탈석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기후환경단체는 강원도 석탄발전소를 위한 500㎸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사업 취소와 탈석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과거 신울진~신가평 765㎸ 송전선로 계획이 500㎸ HVDC 송전선로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경과대역 선정이 기존 계획을 수정하지 않은 점, 입지선정위의 위법적 운영, 주민안전권의 배제 등의 이유로 강원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강원환경운동연합은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수도권 전력사용을 충당하기 위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의 주원인인 석탄발전소를 새로 건설하고, 이 전력원의 수송을 위한 송전선로의 건설은 에너지 부정의와 기후위기 대응의 역행을 가져온다는 많은 환경단체와 지역민들의 비판이 있었지만 한국전력과 정부는 별다른 대책 없이 행정적인 절차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홍천군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남궁석 위원장은 “한전이 구성하고 운영했던 입지선정위원회의 주민대표는 한전과 지방자치단체가 임의로 선정했고, 한전이 예정한 노선으로 결정됐다. 지중화 요구는 묵살했다”며 절차적 타당성과 민주성이 배제된 송전선로 건설과정 문제를 꼬집었다.

밀양 765㎸ 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남어진 집행위원은 “발전소를 밀집시킨 것이 밀양입니까, 엄청난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홍천입니까”라고 물으며 “윤석열 정부와 강원도는 제2의 밀양을 만들지 마십시오”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내 최대 석탄화력 발전소 밀집지인 충남에서 온 충남환경운동연합 조순형 팀장은 “대부분 신규인 강원도의 석탄발전소 본격 가동될 경우 배출량과 함께 강원도는 대표적인 휴가지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1위, 온실가스 배출량의 급격한 증가를 경험할 것”이라며 당장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철회와 2030탈석탄 이행 촉구를 강조했다.

이날 진행된 퍼포먼스는 송전탑에 깔린 시민들, 그리고 송전탑과 그 뒤에 석탄발전소가 전깃줄로 연결된 모습을 연출해 송전선로 건설과 연관된 삼척블루파워, 강릉안인 석탄발전소의 운영문제점을 표현했다.

이후 다른 시민들이 나와서 송전선로와 석탄발전소에 연결된 전깃줄을 자르고, 송전탑으로 고통받았던 시민들이 일어나는 모습을 연출했다.

기후환경단체는 강원도 석탄발전소를 위한 500㎸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사업 취소와 탈석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기후환경단체는 강원도 석탄발전소를 위한 500㎸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사업 취소와 탈석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 정진영 국장은 “수도권 전력사용을 위해 강원도에서 벌어지는 전력 식민지화는 대한민국 지방의 모습을 예견하고 있다”며 “전력다소비기업을 지방으로 집중시키는 전력식민지화가 아닌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공공성과 민주주의의 원칙으로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이충현 팀장은 수도권의 유일한 석탄발전소 영흥화력발전소의 발전과 전력의 수송과정과 함께 “발전소를 눈에 닿지 않은 곳에 지은 다음 그로 인한 피해는 전력공급지에서 감당하고 그 사이 지역은 송전선로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 전력소비지에서는 생산된 전기만을 누리는 모양새가 익숙하다”며 “석탄발전소로 인한 지역 불평등과 기후 부정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석탄발전소를 폐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500㎸ HVDC 동해안-수도권 건설사업은 동해안의 강릉안인(2GW), 삼척블루파워(2.1GW) 건설시 기존송전선로의 수송가능 용량이 초과돼 동해안의 석탄발전소의 발전력을 수도권으로 수송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현재 송전선로 경과지 선정과 건설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마친 상황이다. 사업기간은 1단계 구간은 2025년 6월, 2단계 구간은 2026년 6월 인허가와 시공을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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