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구단-선수-관중, 친환경 경기 관람 문화 공감·정착의 길 찾아야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태현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태현

[환경일보] 최근 K리그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이번 시즌만 최다 관중을 두 번이나 경신했고, 거의 모든 팀이 지난 시즌보다 평균 관중이 늘었다. 유명 구단 비인기 구단 할 것 없이 경기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는 유명 선수의 영입, 국가대표팀의 호성적, 가족 단위 팬의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이렇듯 K리그는 이례적인 흥행을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K리그가 친환경적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이를 더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살펴볼 부분은 응원 문화이다. 응원 도구를 사용하는 야구와 달리 축구는 박수로 응원한다. 야구에서 막대풍선과 같은 응원 도구가 거의 없어졌지만, 다회용 응원 도구도 결국 버려지기에 응원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축구에서의 응원이 환경오염을 덜 유발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축구에서는 일부 응원가에서 머플러를 활용하는데, 이를 너무 자주 바꾸는 것은 패스트 패션에 해당하기에 자제하는 것이 좋다. 머플러뿐만 아니라 최근 스포츠를 관람하며 유니폼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유니폼을 많이 구매해 자주 바꿔 입는 것 역시 좋지 않다.

일회용품 문제 역시 화두에 오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짧은 경기 시간과 경기 흐름에서 하프타임을 제외하면 먹거리를 살 시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야구보다 쓰레기가 덜 발생할 것 같지만, 인기 경기는 야구장 최대 수용 인원을 훌쩍 뛰어넘는 점이나 경기 종료 후 쓰레기가 쓰레기통이 아닌 곳에 버려진 모습을 보면 축구의 쓰레기 문제도 해결이 시급해 보인다.

현재 일부 야구장에서는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다회용기 업체가 구장 내 여러 가게에 다회용기를 보급한다. 이후 음식을 다회용기에 담고 관중은 음식을 다 먹은 후 야구장 곳곳에 배치된 다회용기 반납함에 반납한다. 다 먹은 그릇은 다회용기 업체가 다시 거둬가는 방식이다. 축구장에도 이러한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 다만, 축구 경기는 많아야 일주일에 두 번 열려 구장 내 편의점 외의 가게를 찾기 힘들고 경기마다 푸드트럭이 들어온다. 문제는 경기마다 들어오는 푸드트럭이 자주 바뀌어 푸드트럭에 다회용기를 보급함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구단에서 입점을 공지할 때 이러한 사항을 알려야 한다.

국내 K리그 경기 /사진=김태현
국내 K리그 경기 /사진=김태현

일부 관중은 경기장에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미리 음식을 먹고 경기를 보러 갈 때가 있다. 경기 시간이 짧은 축구 특성상 이러한 관중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때 포장을 자주 하면 일회용품 사용을 늘릴 수 있다. 캔 음료나 대용량 페트병 구매도 자제해야 한다. K리그 경기장에는 일반적으로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위해 캔이나 600mL 이상의 대용량 페트병의 반입이 금지된다. 이를 반입한다면 일회용 컵에 따라 입장해야 하는데, 이 역시 일회용품 소비를 늘리기에 캔이나 대용량 페트병 반입을 자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연맹에서도 친환경적인 K리그를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3년 11월 대전월드컵경기장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경기에서는 쓰레기 분리배출 캠페인이 진행됐다. 경기장 내 대형 분리수거함을 비치해 쓰레기가 쓰레기통 위로 넘치는 것을 예방했다. 또한, 제공되는 QR 코드에 접속하면 가상 현실 기술로 경기장에 쓰레기가 쏟아져 나오는 이벤트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었다. 이렇듯 연맹 차원에서 주도하면, 구단도 친환경 운영을 따라올 수 있다.

실제로 연맹의 움직임에 힘입어 여러 K리그 구단이 친환경적 움직임을 보였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선수들이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유니폼을 입으며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등의 탄소중립 경기를 진행했다. 성남 FC는 홈구장 옆에 있는 탄천을 주제로 ‘ECO 탄천’ 행사를 주최했다. 경기장에 텀블러와 에코백을 가져온 관중에게 선착순으로 해당 텀블러에 커피나 음료를 담아 주었고 라벨 제거기, 칫솔 등 친환경 제품을 제공했다. 이 행사는 많은 인기를 끌었으며, 이외에도 많은 구단이 친환경 행사를 주최하거나 사회 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 행사를 주최할 때는 진짜로 친환경인지 생각해 보고 주최해야 한다. 친환경 물품을 나누어 주는 행사에서 배부하기로 했던 물품이 남아 이를 버리면 오히려 환경오염을 가속할 수 있다. 소비자의 입장도 중요하다. 실용성이 없다는 이유로 친환경 제품을 쓰지 않고 버리는 것도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 또한, 해당 제품을 만드는 데 탄소가 많이 배출된다면 이 역시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일부 구단은 선수들이 나서서 친환경적 움직임을 장려할 때도 있는데 이는 특정 선수를 좋아하는 팬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친환경 축구를 향한 방안을 살펴봤다. 친환경적 움직임 때문에 팬들이 불편을 겪기도, 다회용기를 반납하기 위한 불편함 등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야구를 비롯해 한국 스포츠의 흥행을 책임지는 축구에서부터 친환경 바람이 구단과 선수와 관중이 한마음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바람직한 선례를 남긴다면 조금의 불편이 곧 가치 있는 행동임을 알아줄 것이다. 친환경 K리그를  위한 방법, 불편하지만 가치 있는 일에 모두가 동참하길 바란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태현 boykim10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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