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이 운행된 지 어언 30여 년이 흘렀다. 지금까지 국민의 발로써 대중교통수단 제공·생활편의·도시교통발전 등 많은 기여를 해온 지하철이 이제는 우리의 건강에 치명적인 ‘1급 발암물질 석면’을 갖고 부메랑처럼 돌아왔다. 서울시민 1000만 명의 건강이 달려 있는 지하철 환경관리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최학수 명예환경감독관을 만나봤다.



▲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최학수 명예환경감독관


“아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지금 지하철은 아주 위험한 상황입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한 최 감독관은 “현재 1~4호선까지 40개 역사에서는 시민들이나 역내에서 일하시는 사람들 모두가 위험을 안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라고 지하철 실내 환경에 대해 지적했다.

주로 어디에 석면이 많이 있느냐는 질문에 “석면 패킹에 많이 있습니다. 이 패킹은 닥트 2~3m길이마다 들어 있기 때문에 한 역사 전체로 보면 600~1000여 곳에나 들어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곳에 들어 있는 석면의 종류는 백석면이 대부분이지만 일부에는 사용이 금지된 청·갈석면 등도 들어 있는 걸로 나타나 충격을 줬습니다. 하지만 검사 이후로도 바뀐 것은 없습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는 또 “현재 석면 해체작업을 할 때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대로 물을 뿌리고 비닐로 씌운 뒤 절단을 하고 석면을 다시 비닐로 쌓아 폐기물 처리를 해야 하는데, 시간도 모자라고 작업자들도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라며 작업환경과 안전 불감증에 대해 꼬집었다.

현재 직원들이 건강검진을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최 감독관은 “석면은 일반 건강검진으로는 모르고 특수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역무원이 특수건강검진을 받으려면 지하철역이 유해 작업장이라는 판명을 우선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만약 역이 유해 작업장이라고 한다면 국민들이 지하철을 타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또한 “현재 설비 파트에서 닥트 관리를 하던 근로자 한 명이 폐암, 지하철 역무원 한 명이 석면폐에 걸리는 등 3명이 석면 관련 질병에 걸려 운명했습니다. 물론 산재로 처리돼 보상은 받았지만 근본적인 환경요건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역내 환경에 대한 수치를 자료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서울특별시 지하철공사에서 비산먼지 및 석면에 대한 수치를 조사해 그 자료를 갖고 있습니다. 근데 공개를 하지 않는 거죠”라고 말했다. 왜 공개를 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기준치를 훨씬 넘는 자료일 텐데 공개를 하겠습니까. 공개했다가는 지하철이 지옥철이 될 것입니다”라고 지하철공사의 자료공개 거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현실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역무원들과 국민들이 안전하게 지하철을 탈수 있겠냐는 질문에 최 감독관은 “앞으로 역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지을 경우 역사를 완전히 폐쇄해야 합니다. 물론 서울시, 지하철공사, 국민들 모두가 불편을 겪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석면가루가 모두 국민들 폐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라며 “지하철 관련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국민들 모두가 석면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안전불감증이 팽배한 이 시대에 언론이 앞장서서 석면의 무서움을 알려줘야 합니다”라고 말하고 “지하철에서 국민들은 속고 있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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