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청사 내 일회용품 반입 금지
[환경일보] 전국 21개 환경운동연합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청사 내 1회용컵 사용 실태를 조사하는 활동을 실시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시 본청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점심시간(12시~13시)에 건물 입장인원, 1회용컵 사용인원, 다회용컵 사용인원을 집계했다.
모니터링은 7월 22일부터 24일(1차), 8월 27일(2차) 두 번에 걸쳐 진행했다. 모니터링 결과 컵 사용인원의 96.3%가 1회용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 진행한 모니터링 기간 내 본청사 입장인원 3817명 중 컵 사용인원은 834명이었으며, 이 중 1회용컵 사용인원은 809명(97%), 다회용컵 사용인원은 25명(3%)으로 나타났다.
8월에 진행한 2차 후속 모니터링 기간 내 본청사 입장인원은 1554명 중 컵 사용인원은 245명으로, 이 중 1회용컵 사용자는 230명(93.9%), 다회용컵 사용자는 15명(6.1%)로 집계됐다.
전체 모니터링 집계 결과 건물 입장인원 5,371명 중 컵 사용인원은 1079명이다. 이 중 1회용컵 사용인원은 1039명(96.3%), 다회용컵 사용인원은 40명(3.71%)이다.
100명 중 96명은 1회용컵을 사용하며, 텀블러 등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인원은 3명밖에 되지 않는다.

공공기관 1회용품 등 사용 줄이기 실천 지침의 제3조 1항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공공기관의 청사에서 또는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회의나 행사에서 1회용품, 페트병, 우산 비닐 등의 제품을 구매‧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 청사 내 일회용품 반입을 금지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모니터링에 집계되지 않았지만 100개 단위로 포장된 1회용컵 번들을 가지고 들어가는 시청직원도 있었으며, 한 사람이 8잔씩 1회용컵에 음료를 포장해 들어가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서울시는 올해 9월부터 1000명 이상 행사에 1회용품 사용 전면 금지 정책을 발표했지만 시정을 운영하는 시청사 내에서는 여전히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1차 모니터링 결과에서 1회용컵 사용률이 가장 낮은 지자체 청사는 충남 당진시청(2.1%)이었고, 전북특별자치도청(3.9%)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지자체는 각각 지난 6월17일과 4월1일부터 청사 내 1회용컵 반입을 금지한 곳이다. 서울시청은 입장 인원 대비 일회용컵 사용률이 21.2% 로 사용률이 가장 낮은 지자체보다 10배나 높게 나타난 걸로 집계됐다.
1회용컵 보증금제 전국시행 포기, 택배포장 규제 완화, 1회용품 사용 줄이기 확대 시행 제도 완화 등 퇴보하는 국내의 상황과는 상반되게 전 세계적인 흐름은 1회용을 포함한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개발하자는 결의안이 채택된 이후 올해 4월 캐나다에서 4차 회의가 마무리되었고, 마지막이 될 정부간 협상 위원회 5차 회의가 올해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된다.
서울환경연합은 국제 사회 흐름에 발맞춰 국내 1회용품 규제 강화를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지방자치단체 공공청사 내 1회용품 사용 모니터링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