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배기 미세입자, SLCP 등 새 기후오염물질 대응 필요성 제기
호흡기 외 뇌, 심혈관계에도 영향··· WHO 가이드라인 채택 필요

[한국과학기술회관=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환경부가 주최하고 세계푸른하늘맑은공기연맹, 환경일보, 한국공기청정협회, 한국대기환경학회, 한국실내환경학회, 한국입자에어로졸학회 등이 후원한 ‘2024년 푸른하늘의 날 및 공기의 날 기념 국제심포지엄’이 4일 서울 강남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맑은공기, 건강한 우리, 행복한 미래’를 주제로 초청 강연과 중국, 일본, 인도, 몽골 등 해외지부의 국가별 발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김윤신 세계푸른하늘맑은공기연맹 대표는 개회사에서 “기상이변과 에너지 위기가 지구촌 모든 국가와 미래 세대의 삶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오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며 “세계푸른하늘맑은공기연맹은 향후 글로벌 활동을 더욱 확대해 국내외 공기 환경 기술과 산업이 더욱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그들이 국가의 성장 동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한승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은 축사를 통해 “푸른 하늘의 날은 대기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가 제안하여 유엔이 2019년 제74차 총회에서 지정해 선포한 날이다”라며 “이런 뜻깊은 날을 기념해 전문가분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오늘 심포지엄이 유익한 학술 교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시네 잉흐체스트 WHO 아태환경보건센터 대기담당관이 ‘서태평양 지역의 대기와 건강’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에서 대기오염이 심혈관 질환과 호흡기 질환을 포함해 다양한 건강 문제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70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며, 그중 서태평양 지역에서만 약 200만 명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특히 PM2.5 농도가 WHO 권고 기준인 5μg/㎥를 크게 초과하는 국가들이 많으며, 대기오염이 비전염성 질병의 두 번째 주요 원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잉흐체스트 담당관은 “각국이 WHO 가이드라인을 적극 채택하고 대기오염을 줄이는 조치가 시급하다”며 이를 통해 최소 1100만 명 이상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LCP 감축, CO2 감축과 동시에 추진해야

송창근 울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기후-대기환경의 통합적 접근'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SLCP(단기간 체류 기후오염물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메탄, 블랙카본, 오존 등 SLCP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복사 강제력이 약 0.6W/㎡에 달해 CO2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SLCP는 수명이 짧아 배출을 즉각 중단하면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며, 기후변화 완화에 빠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하며 SLCP 감축과 CO2 대책을 동시에 추진하면 근미래에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송 교수는 대기환경 관리 계획을 세울 때 기후변화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 정체 현상과 같은 기후변화가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풍속이 낮아지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현상은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후와 대기오염의 통합적 접근을 통해 대기환경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장기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배기 미세 입자에 대한 대비 필요
이규홍 인체유해인자 흡입독성연구단 단장은 '대기환경 유해인자의 건강위협과 극복을 위한 흡입독성연구'를 주제로 발표하며, 대기 중 미세먼지와 오존 등 유해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강조했다.
특히, 이 단장은 자동차 타이어와 브레이크 마모로 발생하는 ‘비배기 미세 입자’가 2030년 이후 대기 중 PM2.5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비배기 미세입자는 기존의 블랙카본보다 독성이 강하고 중금속을 포함해 인체에 더 큰 해를 끼친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그는 전기차의 대두와 더불어 산불, 타이어 및 배터리 화재로 발생하는 연무가 새로운 건강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인해 맹독성 화재 연무가 발생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3D 프린터와 같은 새로운 기술에서 방출되는 미세입자와 유해 증기가 암과 같은 중증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세먼지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감염률과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 단장은 “미세먼지가 호흡기 내에서 감염 리셉터를 증가시켜 감염을 촉발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미세먼지의 건강 위험성을 더욱 부각했다. 또한, 흡입독성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가 호흡기뿐만 아니라 뇌와 심혈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뇌의 혈관에 영향을 미쳐 알츠하이머나 치매 등의 신경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단장은 ”미세먼지가 뇌의 코로이드 플렉서스와 마일린 절연체에 손상을 입혀 신경 신호 전달에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 연구는 장기적으로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며 흡입독성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