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차 환경리더스포럼]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하루 80만톤 산업용수 공급 인프라 필요
삼성전자, 공업용수 받는 양 늘리지 않고 하수처리 재이용 활용
환경부, 팔당댐 여유량·하수재이용수·화천댐 용수 활용 계획

환경리더스포럼이 '반도체 국가전략 산업 육성과 물환경정책'을 주제로 9월11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렸다. /사진=박선영 기자 

[엘타워=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최근 미래 주도 산업이 AI 기술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미국, 대만,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반도체 관련 생산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해 7월 경기 용인, 평택 지역에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하루 80만톤 규모의 산업용수 공급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23년 3월 정부는 전국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를 지정해 발표했다. /자료제공=김성효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기획처 수도계획부장

‘반도체 국가전략 산업 육성과 물환경정책’을 주제로 11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환경리더스포럼에서 허탁 한국환경한림원 회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을 앞두고 안정적인 용수 공급 방안을 포함해 지역 간, 수계 간 용수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전반적인 검토,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허탁 한국환경한림원 회장은 “삼성,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을 앞두고 안정적인 용수 공급 방안, 지역 간, 수계 간 용수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현재 환경부는 기존 수도권에 공급되던 용수 외에 추가적인 용수 확보를 위해 팔당댐 여유량과 하수재이용수, 화천댐 용수를 활용하는 계획을 세웠다.

포럼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서 요구되는 반도체 용수 공급방안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정책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삼성전자 국가산단과 처인구 원삼면 126만평에 122조원이 투자되는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가 모두 가동된다면 하루 약 134만톤의 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반도체 산단에 통합관로 설치

2042년까지 반도체 특화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용인특례시 이상일 시장은 축사에서 “용인시는 반도체 특화단지와 함께 도로 확장, 이동읍 반도체 특화 신도시 조성을 계획하고 산업용수, 생활용수, 전력공급 문제를 정부와 논의 중”이며 “특화단지에는 150여 개 소재, 부품, 장비, 설계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삼성전자 국가산단과 처인구 원삼면 126만평에 122조원이 투자되는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가 모두 가동된다면 하루 약 134만톤의 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통합관로를 설치해 용수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삼성전자 국가산단에 77만톤, SK하이닉스에는 57만톤의 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대구시민 240만명이 하루 사용하는 물의 양과 같다.

김성효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기획처 수도계획부장과 황호송 삼성전자 상무(환경팀장)은 각각 ‘국가 반도체 산업 정책과 용수 공급 방안’과 ‘삼성반도체 환경개혁 전략과 수자원 관리’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김성효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기획처 수도계획부장은 "2040년까지 반도체 생산을 위해 330만톤의 용수가 필요하지만 여유량은 일일 198만톤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김성효 부장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용수와 전력, 충분한 인력으로 용수는 전통 제조업 대비 평균 4배 이상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김 부장은 “반도체 생산에 요구되는 산업용수량은 12인치 웨이퍼 1장 생산 시 7~10톤이 요구될 정도로 커 2040년까지 330만톤의 용수가 필요하지만 여유량은 일일 198만톤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강 지역에서 8만톤, 화성과 오산에서 12만톤의 용수만 확보 가능하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용수와 전력, 충분한 인력으로 용수는 전통 제조업 대비 평균 4배 이상이 필요하다. /자료제공=김성효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기획처 수도계획부장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용수와 전력, 충분한 인력으로 용수는 전통 제조업 대비 평균 4배 이상이 필요하다. /자료제공=김성효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기획처 수도계획부장

그는 산업단지 물이용 확보여건을 개선하는 정책으로 하수재이용, 해수담수화, 농업용 저수지, 다목적댐 용수 활용을 제안했다. 다만 하수처리수, 빗물, 해수담수화는 초순수 원수로 쓰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부장은 “지난해 발표한 첨단산업단지가 15군데로 지역사회 취수원, 수해 지역 간 물이용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며 “기업 내부 재이용률을 최대한 늘리고 물을 쓰지 않는 기술에 대해 최대한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이 물재이용률이 낮은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국내 110대 기업 물재이용률은 16.2%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높은 40%다. 반면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는 86.7%에 달한다.

황호송 삼성전자 상무는 "공업용수를 받아오는 양을 늘리지 않고 방류수를 하천 상류 물보다 더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황호송 삼성전자 상무는 두 번째 발표에서 삼성전자는 신환경 경영전략으로 2030년 용수취수량을 2021년 수준으로 절감할 계획을 밝혔다.

황 상무는 “물을 절약하고 오염수를 줄여한다는 것은 생존과 동시에 원가와 직결되는 문제로 환경 로드맵을 더 구체화, 가속화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 상무는 “공업용수를 받아오는 양을 늘리지 않고 방류수를 하천 상류 물보다 더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하수처리 재이용으로 수원시, 오산시, 화성시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방류수를 재처리해 공업용수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환경리더스포럼 토론은 윤제용 한국환경한림원 학술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사진=박선영 기자 
환경리더스포럼 토론은 윤제용 한국환경한림원 학술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사진=박선영 기자 

취수원·용수 수수처 다변화 필요

윤제용 한국환경한림원 학술위원회 위원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에서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건국대 교수)는 용수 부족에 대비해 취수원 및 용수 수수처를 다변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산업용수의 경우 일반공정용, 순수용, 초순수용 등 라인별 관리를 주문했다.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은 토론에서 용수 부족에 대비해 취수원 및 용수 수수처를 다변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은 토론에서 용수 부족에 대비해 취수원 및 용수 수수처를 다변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물환경 건전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권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과불화합물에 대한 수도수 관리 기준이 대폭 강화돼 국내 산업체에서 발생하는 과불화합물 관리방안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영무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제시한 화천댐을 활용하는 방안의 경우 유입강우 유역면적 60%가 북한 지역에 위치해 용수의 안정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조영무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제시한 화천댐을 활용하는 방안의 경우 유입강우 유역면적 60%가 북한 지역에 위치해 용수의 안정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조영무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한강 가용수 계획으로는 용인 반도체 용수 수요를 맞출 수 없다”며 “정부가 제시한 화천댐을 활용하는 방안의 경우도 유입강우 유역면적 60%가 북한 지역에 위치해 용수의 안정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은 “산업용수와 농업용수가 갈등하는 상황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도 고려해야 하며 특히 경기도나 서울의 생활용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지자체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종호 한국환경연구원 물국토연구본부장은 “통합물관리체제가 이뤄졌으나 아직 지자체 간 수리권 갈등, 법정계획의 미정비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통합물관리의 거버넌스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안종호 한국환경연구원 물국토연구본부장은 “통합물관리체제가 이뤄졌으나 아직 지자체 간 수리권 갈등, 법정계획의 미정비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통합물관리의 거버넌스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안종호 한국환경연구원 물국토연구본부장은 “통합물관리체제가 이뤄졌으나 아직 지자체 간 수리권 갈등, 법정계획의 미정비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통합물관리의 거버넌스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주장했다.

안 본부장은 “그간의 물 이용 관련 계획은 수자원 확보 측면의 이수 계획과 용수의 공급·배분 계획의 상호 연계가 부족했다. 특히 유역 단위 취수량 확보 능력과 취수시설의 공급능력을 함께 반영하는 물 수급 분석체계가 물이용계획에 일관성 있게 반영되지 못해 유역 단위 물수급 계획 고려 시 유역 내 자급률 향상을 위한 노력과 수요관리, 기후영향을 반영한 취수원 및 취수시설의 물 공급능력의 평가와 이를 반영한 물 수급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본부장은 “유역 단위에서의 물수지분석과 수급 전망 그리고 유역 내 광역용수의 공급에 대한 일원화된 계획의 수립은 물 수급 최적화를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 특히 수자원계획과 수도계획 간의 물 공급능력 산정에 있어 가뭄빈도, 취수시설, 수요관리, 지하수 및 하수 재이용 등의 요소를 합리적으로 통일되게 반영된 물 수급 분석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정용 환경부 물이용정책과장은 용수요금 현실화와 신규 취수 대신 재이용 활성화에 지자체가 함께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이정용 환경부 물이용정책과장은 용수요금 현실화와 신규 취수 대신 재이용 활성화에 지자체가 함께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이정용 환경부 물이용정책과장은 용수요금 현실화와 신규 취수 대신 재이용 활성화에 지자체가 함께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여러 계획 간 정합성을 확보해야 하며 물 수요전망이나 연계 부분 역시 이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원 대표는 “평상시 산업단지 물부족과 비상시 물부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원 대표는 “평상시 산업단지 물부족과 비상시 물부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원 대표는 “평상시 산업단지 물부족과 비상시 물부족에 대한 대책이 각각 필요하다”고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물배분 우선순위를 정해 합리적으로 물이용을 조정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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