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녹나무과 잎의 벌레혹(충영) /사진=이유진 학생기자
녹나무과 잎의 벌레혹(충영) /사진=이유진 학생기자

[녹색기자단=환경일보] 이유진 학생기자 = 여느 동물이 그러하든 곤충 또한 번식한다. 곤충은 나무의 가지나 잎, 나무 내부, 열매, 물속, 땅속 등에 알을 낳는다. 그들의 알이 천적이나 추위 등의 위험 요소를 피할 수 있도록 최대한 안정적인 곳에 낳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과 곤충의 활동 반경은 상당히 겹친다. 서로서로 피하는 처지긴 하나, 좋든 싫든 곤충을 마주치지 않는 것은 힘든 일이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자생 곤충 종수는 2만여 가지이다. 개체수는 분명 한국의 인구수보다 더 많을 것이다.

즉, 그들 중 대부분의 개체가 번식하며, 인간과 가까운 곳에 알을 낳을 것이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우리의 주위에서 곤충의 알, 혹은 그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곤충의 알을 찾기 위해 땅을 파헤치거나 이파리를 들춰보는 수고를 할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그들 중 직관적이며, 특이한 형태로 잎에 알을 낳는 곤충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벌레혹을 만드는 곤충

녹나무과 식물 잎의 벌레혹(충영) /사진=이유진 학생기자
녹나무과 식물 잎의 벌레혹(충영) /사진=이유진 학생기자

벌레혹, 또는 충영은 식물의 줄기나 잎, 뿌리, 새싹 등에서 볼 수 있는 비정상적인 혹 모양의 불룩 튀어나온 부위이다. 둥글거나 울퉁불퉁하고, 털이 있기도 하며 하얀색, 빨간색, 노란색, 갈색 등 다양한 색상을 띤다. 곤충이나 선충, 진드기 등의 동물 및 균류의 기생에 의한 자극으로 인한 이상생장의 결과이다.

조직세포는 정상적인 핵분열이 아닌, 아메바와 곰팡이와 같이 핵이 둘로 나뉘는 방식으로 증식한다. 보통 식물이나 인간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는 않으며 그저 미적인 문제를 초래할 뿐이지만. 어리거나 약한 나무에 대량으로 발생하면 죽을 수도 있다. 보통 혹파리, 혹벌, 진드기 등에 의해 생긴다.

혹파리는 파리목 혹파리과의 곤충을 총칭한다. 크기가 작으며, 가늘고 긴 다리와 넓은 날개를 가진 파리이다. 주로 줄기에 벌레혹을 만든다. 대표적인 종으로는 솔잎혹파리가 있는데, 솔잎 밑 부분에 벌레혹을 만들어 수액을 빨아먹고 솔잎을 말라 죽게 한다. 나무의 고사율은 적으나 해마다 발생하고, 피해 확산이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혹벌은 벌목 혹벌과 혹은 혹벌아과의 곤충을 총칭한다. 몸길이는 1~6mm로 색깔은 갈색, 검은색 등으로 짙다. 주로 잎에 벌레혹을 만든다. 대표적인 종으로는 밤나무혹벌이 있다. 나무의 눈에 기생해 벌레혹을 만들기 때문에, 가지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해 꽃과 열매가 맺히지 못한다.

잎에 굴을 만드는 곤충

여우주머니과 식물 잎의 터널 모양 굴 /사진=이유진 학생기자
여우주머니과 식물 잎의 터널 모양 굴 /사진=이유진 학생기자

잎 안에 굴을 파고 사는 곤충을 잠엽성 곤충이라 한다. 이들은 종에 따라 서식하는 식물이 다르며 크기가 매우 작다. 유충 시기에 표피층 사이의 식물 조직을 먹으며 자라고 일부는 과실 표면, 줄기 등에 굴을 만든다. 잎의 굴을 빛에 비춰보면 배설물과 함께 유충이 보이기도 한다.

굴의 모양은 사진과 같은 터널 모양, 손가락 마디 정도의 크기의 타원 모양, 끝부분이 고사한 것 같은 큰 얼룩 모양 등 그 종에 따라 다양하다. 배설물의 모양 및 퇴적 패턴은 다양한 패턴을 띤다. 한곳에 모아두거나 굴을 따라 배설하는 등인데, 이를 통해 종을 동정할 수 있다. 잠엽성 곤충은 대부분 굴나방류, 굴파리류이지만 잎벌류, 딱정벌레류도 있다.

송악 속 식물 잎의 타원 모양 굴 /사진=이유진 학생기자
송악 속 식물 잎의 타원 모양 굴 /사진=이유진 학생기자

굴나방류는 가는나방과와 굴나방과의 매우 작은 나방류이다. 대표적인 종으로는 사과굴나방이 있다. 사과굴나방의 날개는 금빛이고 중앙에 은빛 줄무늬가 있다. 성충의 몸길이는 2mm, 날개 길이는 6mm로 매우 작다. 타원 모양의 굴을 판다. 사과나무의 잎에 기생하며 잎이 변형되고 조기낙엽 되기도 한다.

굴파리는 파리목 굴파리과의 곤충을 총칭한다. 몸에는 가는 털이 덮여 있고 몸길이는 2~5mm이다. 성충은 검거나 누런 색이다. 유충은 종에 따라 갉아먹은 흔적이 독특해 동정에 이용된다. 대표적인 종으로는 아메리카잎굴파리가 있다. 아메리카잎굴파리는 수박, 호박, 방울토마토, 셀러리, 국화 등에 기생한다. 터널 모양의 굴을 판다.

이처럼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발견할 수 있는 곤충의 유충과 그 흔적이 많다. 위에 설명한 것들 외에도 잎을 겹쳐서 실로 붙이고 사이에 알을 낳는 종, 그물 같은 모양의 번데기를 만드는 종 등 흥미로운 곤충이 많다. 몇 개의 지식만으로 평소에 무심코 지나치던 식물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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