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10월9일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공원 내 벚나무에 벚꽃이 피었다.
모든 식물은 호르몬 영향을 받는 생체 시계에 따라 각자의 계절에 맞춰 꽃을 피운다. 개나리는 봄에 피고 억새는 가을에 피는 식이다. 봄에 피는 꽃은 장일식물로 해가 길어지면 핀다. 밤이 길어지면 피는 꽃들도 있다. 가을에 피는 꽃들이다. 개화에 가장 기여하는 것은 온도와 일조량이다. 벚나무는 하지가 되면 꽃눈을 만들기 시작한다. 겨울을 지나며 일조량을 충분히 축적한 후 봄에 꽃을 피운다.
임은영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는 이를 두고 “안산시 시화호 벚나무가 가지고 있는 생체 시계가 망가진 것 같다”고 표현했다.
임 박사는 “조사를 통해 더 자세하게 원인을 파악해 봐야 하겠지만 폭염과 불규칙한 날씨가 개화에 영향을 준 듯하고 일부 벚나무 중 가을에 개화하는 품종이 있기는 하지만 시화호에 핀 품종은 다른 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안산 지역 위치에서 이 시기에 벚꽃이 핀 것은 처음 봤다. 겨울에 냉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고 내년 봄에 정상적으로 꽃이 피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임 박사는 "이같은 현상은 숲 건강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꿀벌과 같은 곤충, 조류, 야생동물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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