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 도입한 국내 항공··· 보다 속도감 있는 항공산업 탈탄소화 병행해야
[환경일보] 국내에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이용한 국제선 여객기가 운항을 시작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20번째로 국제항공 탄소중립 레이스에 참여하게 됐다.
2022년까지만 해도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 생산량은 생산시설 및 공급망 부족 등을 이유로 전 세계 항공유의 0.1%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4년 9월 기준 국내 6개의 항공사가 SAF의 도입을 시작하며 하늘에 SAF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050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전략인 바이오 항공유 SAF의 로드맵에 대해 알아보자.
SAF는 ‘Sustainable Aviation Fuel’의 약자로 석유나 석탄 등 기존 화석연료가 아닌 폐식용유와 동물성 지방, 폐기물, 에탄올 같은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진 차세대 항공유이며 SAF 사용의 이산화탄소(CO₂) 감소 효과는 최대 80%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SAF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비전과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들어 한국이 SAF 도입의 활성화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SAF 보조금 정책을 가장 큰 이유를 꼽을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최근 ‘친환경 원료로 만든 항공유’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해 한국 정유업계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미국이 수입하는 항공유의 절반가량이 한국산이기에 미국에서의 SAF 사용량이 많아지면 우리나라의 정유업계는 수출량 감소로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
또한 항공 정책 대표기관 연합인 국제민간항공기구와 항공업계는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의 이행을 결의해 국제선의 CO₂ 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목표를 정한 것도 배경이 됐다. 전 세계 항공업계는 CORSIA 이행을 위해 탄소 감축 수단을 적극적으로 찾게 됐으며, 이는 세계가 SAF 도입에 큰 관심을 두게 했다.
지상에서의 탈탄소화는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다음 타자는 항공 부문이 됐으며 항공에서의 탈탄소화도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기반으로 높은 관심을 받는다. OWID에 따른 수송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항공산업의 비중은 12%로 도로 운송을 제외하면 가장 높다. 또한 최근 항공산업의 성장에 따라 탄소 배출량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항공 부문을 탈탄소화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은 항공기의 연료와 추진 기술을 전환하는 것으로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SAF가 신기술로 전망된다. 항공유와 비교할 때 배터리로 연료를 전환하면 기후 영향이 상당히 제거되지만, 현재 기술로는 관련 시스템 여건이 부족한 상태이다. 따라서 2050년까지 항공업계 탄소 감축에 이바지할 기술로 친환경 항공유를 사용하는 것이 실질적 수단으로 여겨진다.
SAF의 탄소 감축 기여도는 65%로 가장 높으며 일반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가량 줄이고, 기존 시설에 추가적인 기술 적용 없이 사용할 수 있기에 항공 분야의 유일무이한 넷제로 방안이라 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SAF의 큰 장점은 친환경이지만 기존 항공유보다 2~5배 비싸기에 ‘가격’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실제로 SAF 시장 가격은 향후 몇 년 동안 화석연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은 계속해서 이 꼬리표가 붙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것이다. SAF의 향후 생산량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공정 효율성, 규모의 경제, 신기술 개발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지속 하락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국토부와 산업부가 발표한 ‘SAF 혼합 의무화 제도’에 따르면, 2027년부터 국내 출발 국제선 모든 항공편에 1% 내외의 SAF 혼합 급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장 활성화를 북돋고 탄소 배출량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EU에서도 연료공급업체와 항공사에 규정된 SAF 의무 혼합비율을 준수하도록 규정한다.
EU 탈탄소 정책은 규정 불이행에 대한 벌금을 부과하는 이행 강제성이 있으며 SAF를 사용하는 항공기는 탄소배출권(ETS)이 주어진다. 단기적으로는 의무화된 비율이 낮아 벌금 부담이 유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SAF 가격 하락과 탄소배출권 인센티브 효과로 불이행 부담이 커지면서 제트유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항공업계의 탄소 배출에 대한 각국의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SAF 시장은 규모는 2023년 44억6720만 달러에서 2027년 215억6520만 달러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AF의 방향, 올바르게 빠르게
전 세계가 2050 탄소중립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가운데 항공 부문 탄소 감축과 항공유의 재생에너지 전환의 성과를 보일 수 있는 핵심 수단인 SAF 사용은 올바른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시장의 급증에도 SAF는 2024년 전체 항공연료 수요의 0.53%에 불과하다.
SAF의 방향성은 올바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문제는 속도이다. 해외 교류와 여행이 활발해지는 반면 항공산업의 탈탄소화 진행 속도는 느리다. 이제 시작점에 있는 만큼 장기 계획과 지원이 필요해 보이며 먼저 SAF를 시작한 해외 주요 시장의 사업 추진 방향과 기술 개발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승현 dodoanne55741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