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 세부 지출 자료 미비 지적
매년 75억원 적자 예상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공방
가덕도 활주로 방향도 논란··· “기본 설계 때 재검토”

[부산=환경일보] 장가을 기자 = 10월14일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부산시 대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다. 3년 만에 진행된 부산시 국정감사였다. 이날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 사용 내역과 프랑스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 그리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 등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600억원의 세금을 투입했는데 실패했다. 국가기밀도 아닌데 시는 왜 엑스포 홍보에 들어간 세부 지출 내역을 제출하지 않느냐. 시는 엑스포 홍보용 열쇠고리를 구매한 뒤 김건희 여사가 디자인했다는 열쇠고리를 2685만원 들여 또 구매했다. 전체 키링 4만2000개 중 외국인용은 5000여 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엑스포 비용은 국비를 포함해 600억원이다. 시비는 344억원을 사용했다. 외교문서를 제외하고 모든 자료를 제출했다”고 반박하며 “엑스포유치위원회에서 키링의 홍보 효과가 크다고 여겨 구매했다. 엑스포 유치는 국내 홍보도 중요해 국내외 홍보 대상자들에게 키링을 나눠줬다”고 답했다.
시는 지난 9월9일 남구 이기대공원에 연면적 1만5000㎡ 규모로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을 건립하고 2031년 개관을 목표로 퐁피두센터 측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지 매입비를 제외한 총사업비는 1081억원으로 연간 120억원 상당의 운영비가 들어간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퐁피두센터 분관 건립으로 총사업비 1100억원에 연간 운영비 120억원, 연간 브랜드 사용료 30억원 등 어마한 혈세가 투입된다. 세계 여러 곳에서 이미 퐁피두센터 분관이 운영 중이고 한화그룹도 서울 63빌딩에 유치했다. 그 예산으로 공공미술관과 지역 작가를 지원하는 게 낫지 않은가”라고 꼬집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세계적 미술관을 유치한 도시 대부분은 큰 효과를 거뒀다. 우리에게 없는 20세기 미술품 12만 점을 소유한 글로벌 미술관 유치는 시민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전하고 관광객도 유치하는 다목적 사업이다. 건립비와 운영비 몇 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다”고 맞받아쳤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부산에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이 있다. 두 미술관에 획기적으로 투자를 하는 게 더 낫지 않나. 1100억원을 들여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을 건립한다고 부산의 소프트파워가 높아질 거라 보지 않는다. 매년 75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데 한화문화재단이 서울 63빌딩에 퐁피두센터 분관을 유치하기로 한 마당에 시가 분관 유치를 고집하는 건 박 시장 배우자의 반사이익을 위한 게 아닌가”라며 질의했다.

박 시장은 “한화가 퐁피두센터를 유치했다고 부산에 유치를 못한다는 건 서울 중심적 사고다. 취임 후 지역예술진흥을 위해 지역 미술관 등에 2배 이상의 예산을 지원 중이다. 세계적인 미술관 유치는 문화교류와 개방과 글로벌 문화 자원의 잠재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퐁피두 분관 MOU 전문을 비롯한 시의회 회의록 등 자료 제출 등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MOU 전문은 시의회에만 공개한다는 퐁피두 측과 합의한 비밀 유지 약정 때문에 정식 계약 체결까지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소영 의원은 “부산시의회 홈페이지에 MOU 전문 파일이 올라와 있다”며 화면에 띄우자 박 시장과 시 관계자들은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제6조를 보면 조사 감독 허가 제재 권한을 가진 규제 당국에 공개가 가능하다고 돼 있다. 피감 기관인 부산시가 자료 제공을 거절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시는 곧 진상 파악에 나섰고 해당 자료가 시의회에 행정문화위원회에 보고된 뒤 의사록 형태로 기록되는 과정에서 공개 자료로 첨부돼 올라온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이 문서는 삭제된 상황이다.
또 2029년 개항 예정인 가덕도 신공항 활주로 방향 문제도 제기됐다.
지난 10월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교통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기본계획상 가덕도 신공항 활주로가 동서 방향으로 설계됐는데, 항공기가 측풍에 노출돼 위험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가덕도 지역 우세풍은 북서풍이다. 2020년과 2021년에만 장비 오류로 동풍이 우세하게 측정됐고 이 자료를 기반으로 기본계획이 작성돼 활주로 방향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에 포함된 활주로 방향이 284도, 우세풍이 314도다. 활주로 이착륙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지만 초속 8m 이상 강풍이 부는 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장비 문제로 잘못 측정된 부분을 제외하고 지난 30년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북서풍이 불어도 활주로 방향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국토부가 기본계획을 추진 중이라 추가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덧붙여 국토부 항공정책 실장도 “기본설계에 들어가면 다시 전문가들과 안전을 확보하는 여러 측면에서 세밀한 검토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세사기 피해 지원 예산 집행과 구덕운동장 재개발 등 현안 질의도 이어졌다. 이날 국감장에서 여야 의원은 한목소리로 자료제출 미흡과 낙후한 국감 회의장 시설과 시스템 등 부산시의 준비 부족을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