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확산, 규제 사각지대

[환경일보] 먹방은 영어로도 ‘Mukbang’이다. 처음엔 eating broadcast나 eating show 등으로 쓰였지만 한국 먹방이 유명해지면서 ‘Mukbang’을 외국인들도 사용하게 됐다. 지금도 유튜브에 먹방을 검색해보면 수없이 많은 영상 나온다.

먹방의 본좌격이라고 할 수 있는 쯔양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천만명이 넘는다. 쯔양의 영상을 보면 어떻게 저런 가녀린 체구에 그렇게나 많은 음식이 들어가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먹방이 인기를 끌면서 비슷한 채널들이 앞다퉈 만들어졌고, 평범하게 많이 먹는 것을 넘어괴식으로까지 번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영상도 많아졌다.

최근 중국에서는 24살의 먹방 스타가 생방송 도중 과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사망하기 전 그녀는 극한의 먹방에 도전하며 매일 라이브 방송에서 10시간 이상 쉬지 않고 음식을 먹어왔다. 특히 끼니마다 그녀는 10㎏이 넘는 음식 먹기에 도전했다. 또한, 여러 종류의 괴상한 음식 먹기에 도전하다 어린 나이에 사망하고 말았다.

이처럼 먹방도 위험한데 술방은 어떨까? 부모 입장에서 어린 자녀들이 유명인을 따라 하는 것에 가뜩이나 민감한데, 먹방에 이어 유튜브 ‘술방’(술+방송)까지 유행하면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시청률 상위 TV 프로그램 10개 중 9개에 음주 장면이 등장한다. 직장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회식 장면은 빠질 수 없고, 연인 간의 데이트도 술, 고민 상담은 포장마차에서, 헤어지면 깡소주가 국룰이 됐다.

TV는 그나마 비판이라도 받지, 유튜브는 규제 사각지대로, 미성년자들에게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술’은 대화를 매끄럽게 하는 윤활유라며 권장하고, 술 마시고 한 실수는 개그 소재로 쓰인다.

유튜브에서는 술방이 대세다.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이 성공한 이후 친한 연예인을 만나 마치 사담을 나누는 것처럼 술을 마시며 느슨한 분위기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콘셉이 자리 잡았다.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은 유튜브 구독자가 387만명, 성시경의 ‘먹을텐데’는 201만명, 혜리는 189만명, 신동엽의 ‘짠한 형’은 157만명, 기안84의 ‘술터뷰’는 114만명, 조현아의 ‘목요일 밤’은 62만명을 자랑한다.

별다른 준비 없이 큰돈 들이지 않고 술 마시며 농담 따먹기를 하고, 과거 힘들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조회 수 100~200만은 우습다. 이런 남는 장사가 또 있을까?

선망하는 연예인들이 이렇게 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만 과도하게 보여주는 것을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할까? 금주 중인 어른까지 입에 군침이 돌게 만드는 데, 과연 아이들이 참을 수 있을까? 술 끊기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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