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미래를 지키는 크리스마스 마스코트
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녹색기자단=환경일보] 김주연 학생기자 = 12월이 다가오면 거리를 수놓은 반짝이는 트리 장식과 함께 빨간 코를 가진 순록, 루돌프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크리스마스의 마스코트인 루돌프는 산타의 썰매를 끌며 세계 곳곳에 선물을 전달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동화 속 캐릭터에 머무는 것을 넘어서 현실에서 순록은 북극 생태계의 중요한 일원으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며 다양한 생물들의 생존과 번영에 이바지한다.
기후변화와 인간활동으로 인해 순록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는 지금,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아 순록이 전하는 생물다양성 보전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자.
순록의 생태학적 역할
북극과 아한대 지역에 서식하는 순록은 먹이 사슬의 중요한 연결고리로 작용할 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다른 북극 생태계의 생물들에 영향을 미친다.
순록은 주로 지의류, 이끼, 초본식물과 같은 북극 식물을 먹으며, 이러한 초식 활동을 통해 생태계의 균형 유지에 직접적으로 이바지한다. 식물의 번식을 억제하거나 조절함으로써, 다양한 식물 군집이 자랄 수 있는 공간을 제공 종 다양성을 유지하는데 기여할 뿐 아니라, 식물들이 지나치게 번성하지 않도록 조절해 북극의 생태적 환경을 유지한다.
순록은 여름과 겨울철 서식지를 찾아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씨앗 확산, 토양 재생, 서식지 간의 연결 통로 개척을 한다. 순록의 몸이나 배설물에 묻은 씨앗이 이동 경로를 따라 분포되어 새로운 지역에 식물들이 자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또 순록이 발로 땅을 파거나 이동할 때, 새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재생 환경이 조성된다. 순록의 이동 경로는 다른 동물들에게도 서식지를 확장하거나 새로운 영역을 탐색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순록의 배설물은 북극의 척박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배설물에는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질소와 같은 주요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북극의 극한 환경에서도 다양한 식물들이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배설물은 토양 내 미생물들의 활동을 활성화해, 생태계 내 영양분 순환을 원활하게 만든다.
순록은 북극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동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지표종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로 순록의 이동 경로나 개체 수가 변하면 이는 곧바로 생태계의 이상 신호로 간주한다.
이러한 순록의 상태를 관찰함으로써 기후변화가 다른 종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이는 북극 생태계를 보호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데 중요한 정보로 활용된다.
순록과 북극 생태계의 위기
최근 기후변화와 인간활동으로 순록의 서식 환경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순록의 개체수 감소는 단순히 한 종의 위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북극 생태계 전체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기후변화는 북극권에서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순록이 먹이와 서식지를 찾는 데 어려움이 초래된다. 예전보다 따뜻한 겨울이 반복되면서, 눈이 녹고 다시 얼어붙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순록이 주식으로 삼는 이끼와 지의류가 얼음층 아래에 갇혀버린다.
이 경우 순록은 먹이를 구하지 못해 영양 부족과 기아에 시달리게 된다. 또 북극의 따뜻한 날씨가 길어지면서 순록이 여름철 먹이를 찾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늘어났다. 이는 순록의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키고 번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개체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더불어 인간의 개발 활동도 순록의 서식 환경을 빠르게 파괴하고 있다. 북극 지역은 채굴, 도로 건설, 공업 개발로 인해 점점 더 단절된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순록은 계절에 따라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생존을 도모하는데, 도로와 공장이 순록의 이동 경로를 가로막아 서식지를 단절시키고 있다. 또 북극 지역의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순록의 서식지가 훼손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순록은 안정적인 번식과 생존을 위한 환경을 상실하게 된다.
순록과 북극 생태계를 위한 보호 노력
캐나다, 노르웨이, 러시아와 같은 북극권 국가들은 개발 구역 사이에 생태통로를 만들어 순록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하고 있다.
생태통로는 도로와 건물 아래 터널을 만들거나, 순록 이동 구역 근처 개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조성되며, 서식지 단절을 방지함으로써 순록이 번식과 먹이를 구하는 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순록의 서식지를 자연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인간의 활동을 제한해 순록을 보호한다.
기후변화는 순록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이다. 날씨 변화로 순록이 이끼나 지의류를 먹기 어려워지고 서식지 환경이 악화하자, 순록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적 탄소 감축 노력과 북극 생태계 복원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며, 지구 온도 상승을 억제하고 북극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극권 국가들은 원주민 공동체와 협력해 순록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주민들이 순록 이동 경로와 서식지에 대해 오랜 시간 축적한 지식을 바탕으로 개발과 보존 간의 균형을 찾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순록을 지키는 가치
순록은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인간활동의 압박으로 순록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순록의 위기는 곧 북극 생태계 전체의 위기이며, 이는 결국 전 세계 환경 문제와 직결된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루돌프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순록과 북극 생태계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 순록을 지키기 위해 적은 노력이라도 시작한다면, 북극의 미래와 지구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큰 걸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