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녹색기자단=환경일보] 이유빈 학생기자 = 우리나라에서만 하루에 약 2만 마리, 일 년에 약 800만 마리라는 많은 새들이 투명한 유리벽이나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 폐사하고 있다.
‘조류 충돌’이란 무엇이고 왜 발생하는지, 하늘에 새가 없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사전에 조처해서 조류 충돌 방지를 통해 생물 보호를 실현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조류 충돌로 죽어가는 새
조류 충돌로 생태계에 꼭 필요한 새 중 많은 수가 사라지고 있다. 간혹 조류 충돌 사고 후에 살아남은 새들도 있지만, 충돌 시에 생긴 치명적인 상해로 인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만 하루에 약 2만 마리, 일 년에 약 800만 마리라는 많은 새들이 투명한 유리벽이나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 폐사한다. 조류 충돌 사고는 참새부터 까치, 까마귀, 사냥하는 포식층의 조류들, 심지어 멸종위기종이나 천연기념물에 속하는 조류들까지 종과는 상관없이 일어나고 무수히 많은 새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조류 충돌이 발생하는 이유
조류 충돌이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인공 투명 구조물의 특성’과 ‘조류의 신체 구조의 특성’이다. 인공 투명 구조물은 반사성과 투명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투명 구조물의 반사성은 구조물 앞의 풍경을 그대로 반사해 보여준다.
이러한 특성이 하늘이나 나무가 있는 풍경을 반사하게 된다면, 새들은 그곳이 실재 공간이라 착각해 반사된 풍경을 향해 비행하다가 충돌을 겪게 된다. 또 투명 구조물의 투명성은 구조물 뒤의 풍경을 구조물을 통과해 보여준다. 그래서 새들은 그곳에 투명창이 없는 것으로 인식해, 풍경을 향해 비행하다가 충돌한다.
새들의 신체 구조의 측면에서도 인공 투명 구조물의 충돌 사고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들이 인공 투명 유리창에 부딪히는 이유는 지능이 낮아서가 아니다.
비행에 유리하도록 발달한 가벼운 골격, 천적을 피하도록 발달한 눈의 위치, 맹금류의 경우에는 사냥을 위해 빠르게 비행하는 속도 등은 새들이 비행 중 마주한 정면의 인공 투명 구조물을 피하기 어렵다.
생태계에서 새의 역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생태계는 서로 끊임없이 순환을 이루면서 하나의 체계를 이루고 있다. 건강한 생태계는 기후를 조절하고, 오염물질을 해결하는 등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질과 공간을 마련해준다. 이러한 생태계는 일단 파괴되면, 복원이 어렵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경제적인 부담 또한 크다.
새는 생태계 순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새들이 곤충과 설치류를 포식해 그것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것은 농작물과 숲의 피해를 줄게 한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뎅기열,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의 전염도 막아준다. 또 새들은 식물을 수분시키고 씨앗을 퍼뜨려 식물 생태계를 유지하거나 다시 회복시킨다.
야생동물보호법 조류충돌방지필름 시행
인공 구조물로 인한 야생동물의 충돌과 추락 사고를 막고자 2023년 6월11일부터 개정된 야생동물보호법안이 시행됐다. 조류 충돌 문제와 관련해서 적용되는 내용은 국가나 지자체 공공기관이 설치, 관리하는 투명창에는 가로 3mm, 세로 6mm 이상의 굵은 선형 무늬를 적용하는 것이다.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6mm 이상 되는 크기의 모양의 패턴을 일정한 간격으로 투명창에 부착함으로써 새들에 투명창이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 새들의 죽음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때 패턴의 간격은 좁을수록 더 많은 새를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법안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쉬운 점들이 존재한다. 아파트 주변의 투명 방음벽 등 민간의 범위에도 무수히 많은 인공 투명 구조물이 새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데, 해당 법안이 시행되는 범위는 국가나 지자체 공공기관이 설치, 관리하는 투명창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또 이를 어겼을 시, 제재할 수 있는 벌칙 규정도 없다. 시중에는 여러 조류 충돌 방지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데, 여기서 정확한 구별법과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부족과 굵은 선형 무늬를 인공 투명 구조물에 적용하는 간격 등에 대해 아쉬움이 존재한다.
조류 충돌 방지 사전 예방 및 참여
사실 사전에 조처한다면 조유충들을 방지할 수 있다. 5x10 또는 보다 더 좁은 5x5 간격으로 직접 유리창에 패턴을 부착해 야생조류의 유리창 충돌을 방지할 수 있다.
조류충돌방지협회에서는 사람과 함께 여러 생명이 공존하는 세상을 위한 교육 활동 '함께 살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성인 등 모든 세대를 대상으로 생명 공존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과 모의 체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류충돌방지협회에서는 지속적인 현장 모니터링으로 조류 충돌 현황과 실태를 살피고 있다. 조류충돌방지협회의 홈페이지는 조류 충돌 현장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는데, 직접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도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방법에 해당한다.
조류 충돌의 문제는 우리가 사는 일상과 많은 연결점을 가지고 있다. 조류 충돌로 생태계가 파괴되기 전에 생태계를 유지하고 보전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직접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조류 충돌로 목숨을 잃는 새들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고, 새들이 자유롭게 비행하는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