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녹색기자단=환경일보] 이유진 학생기자 = 아까시나무와 족제비싸리는 강변과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다. 두 식물 모두 콩과 식물로 질소 고정 효과가 뛰어나고, 번식 능력이 강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황폐지 복구 등 생태 복원에 종종 쓰인다. 생긴 것이 유사해 헷갈리기 쉬우나, 잎의 형태나 가시와 털의 유무 등을 통해 구분할 수 있다.
족제비싸리와 아까시나무

족제비싸리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높이 3m 내외의 낙엽 떨기나무이다. 나뭇가지에 털이 있지만, 점점 없어진다. 달걀 모양 또는 타원형의 끝이 뾰족한 잎이 어긋나며 가지의 맨 끝에 잎이 한 개가 달린다.
꽃은 5~6월에 피고 자줏빛이 도는 하늘색이며, 향기가 강하다. 열매는 9월에 맺힌다. 꽃 색이 족제비 색깔과 비슷하고 냄새가 나므로 족제비싸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내공해성, 내염성, 내한성이 강하며 건조에도 강하다.
아까시나무는 미국이 원산지인 낙엽교목이다. 아카시아와는 다른 나무로, 아까시나무에선 흰 꽃이 피지만 아카시아에서는 노란 꽃이 핀다. 가지에 가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넓고 끝이 뭉툭한 형태의 잎이 어긋나며, 5~6월에 흰 꽃이 포도송이처럼 달려 핀다. 가을에는 긴 꼬투리의 열매가 맺힌다.
생태 복원에서의 이용, 괜찮은가?

원산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두 식물 모두 외래종이다. 국립생태원이 지정한 족제비싸리와 족제비싸리의 위해도 등급은 각각 생태계 위해 우려 외래 생물 등급, 생태계 위해 미판정 외래 생물 등급이다. 생태 복원에 활용하고 마음 놓고 식재하기에는 두 식물이 생태계에 끼칠 위해성을 완전히 판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아까시나무의 경우에는 생태계 교란 식물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며 대규모로 식재하기도 했다. 번식과 성장이 왕성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생 식물들에 그 자리를 내어주고, 그들을 위한 생육 환경을 마련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아까시나무의 질소 고정 능력을 통한 토양 성분 개량 효과, 뛰어난 번식력을 통한 토지 피복 효과는 뛰어나다. 하지만 일본과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아까시나무의 제거하기 어려운 특성과 야생화를 경계하고 지속해서 관리하며, 자생지 밖의 식재를 막고 있다.
또 식물들은 기후변화를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으며, 도시 숲의 경우에는 쇠퇴의 경향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자생 식물들은 왕성한 번식력과 성장력을 가진 아까시나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외래종의 사용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자연은 매우 다양하며, 감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복원한 생태계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문제점은 없는지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고, 계속해서 연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생태계 복원에 대한 모니터링과 복원 효과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실정에 영향력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식물을 사용하고, 관리하지 않는다면 그 위험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는 이미 수습하기 어려운 상태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