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폐기물 처리문제는 오랜 기간 첨예한 이슈가 돼 왔다. 국내에서만 연간 5000만 톤의 폐기물이 나오고 있는 현실 속에서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이런 고민은 이제 한 국가를 넘어 전 세계적 고민이 돼 가고 있다. 이미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벽돌이나 골재를 만드는 사업을 시행 중이며, 국내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 선두에서 폐기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미다스의 손’이 있으니 바로 경기대학교 고상폐기물 자원화 공정센터의 이기강 교수다.

“92년도부터 폐기물 재활용 연구를 시작했으니 이 일을 한 지 벌써 15년이 됐습니다.” 이 교수는 업자들의 요구로 시작했던 일이 1998년 에너지 관리공단의 시범사업으로까지 연결됐다며 당시를 회고한다. 이는 국내에서도 폐기물 처리에 대한 필요와 요구가 높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그것을 이뤄낼 만한 곳이 부족했음을 의미하는 것. 그 때문인지 이 교수의 연구는 99~2000년 ‘프론티어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98년 최초로 폐기물 벽돌을 만들었으며 이후 2년간 벽돌공장을 인수해 폐기물 벽돌 1억장 이상을 제작·판매했다고 하니 정말 비약적인 발전이 아닐 수 없다.

폐기물 벽돌 1억장을 판매한 것은 경제적인 차원을 떠나 환경적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이 교수는 “벽돌 1장을 만드는 데 40%의 폐기물이 포함되기 때문에 1억 장을 만들어 팔았다는 것은 8만 톤의 폐기물을 재활용한 것”이라고 말한다. 천덕꾸러기인 폐기물 8만 톤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준 셈이니 그야말로 ‘환경적’인 사업인 것. 그가 재활용에 사용할 수 있는 폐기물은 제철소에서 고철 용융 시 발생하는 전기로 제강분진, 제유공정에서 발생하는 폐백토, 석탄회, 광미와 그 성분이 유사한 석분 슬러지 등이다.

특히 폐광산은 하루 10만 톤의 광산배수를 통해 주변의 토양을 오염시킬 뿐 아니라 약 2억 톤의 방치된 광미와 폐석은 강수 시 침출돼 주변하천 및 토양을 오염시키는 골칫거리다. 이 교수는 국가적으로 시급한 문제인 폐광산 광미처리의 해결방법으로 ‘고형화 기법’을 제시했다.

고형화 기법은 벽돌이나 골재를 만드는 것과 같은 과정을 거치는데 촉매를 이용해 중금속을 점토 사이에 고정한 후 건조시키는 방법이다. 이 교수가 제안하는 폐광산 광해방지의 개념은 고정화 기법을 통해 광미를 경량골재로 제조한 후 그것을 그라우팅(Grouting)재로 사용해 폐공동을 막는 것이다.

이 교수는 “폐기물 재활용은 ‘순환자원’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폐기물을 버리고 처리해야 하는 골치 아픈 것에서 순환되는 자원으로 인식한 그의 마인드와 기술이 진정한 친환경사업의 자격 요건 아닐까.

<권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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