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천 교수(서울보건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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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환경의 시대이다. 20세기 말 지구의 인구는 60억 명에 달했고, 21세기 중에는 80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지구에서 이 같은 인류의 증가는 자연 생태계의 개변(改變)에 의한 경우가 많은데, 인구를 가축의 현존량에 포함시키면 총 동물 현존량의 약 20% 정도를 인류가 점하고 있어 식량을 영속적으로 공급받기가 의외로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의 사회를 맞아 환경파괴의 다양화·광역화로 지구 규모의 자원에너지 고갈이나 환경에 미치는 부하의 증대가 인류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부하의 증대 중에서 음식물류폐기물도 한 몫 차지하고 있다.
음식물류폐기물의 근원은 대자연에서 태양에너지로부터 복잡한 유기합성체계에 의해 탄생한 생물체였다. 그리고 이 생물체는 처음부터 쓰레기였던 것은 아니다. 인간의 생명유지 수단에 이용되는 과정에서 폐기물로 변질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 인간은 이들을 자연으로 안전하게 되돌려주는 것이 자연과 공생하는 순리지만, 발생량이 많은 데다 인위적으로 가공됐기 때문에 그대로의 상태로 자연으로 되돌려도 자연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 때문에 공학적 기술을 동원해 자연에서 쉽게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인간과 환경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자원화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현재 음식물류폐기물의 자원화처리에 대한 인식 제고와 정책 강화로 지자체별로 독자적인 방식에 의거해 음식물류폐기물의 분리배출 및 수거·운반체계가 구축돼 있다. 또 자원화정책을 기본으로 발생원에서의 배출방법은 종량제봉투·전용용기로, 수거운반은 유형별로 직영·위탁화됐다. 처리분야도 주체별로 민간·공공시설에서 자원화되고 있으며, 처리기술은 처리공정별 주(主)공정과 전처리공정으로 지자체별로 여건을 고려해 직영 및 민간위탁에 의한 자원화체계가 확립돼 있다.
하지만 음식물을 자원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환경부에서 집계한 ‘전국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 현황’(2002년 12월)에 의하면 2002년 12월 말 현재 사료화시설에서 제조된 음식물사료는 생산량 기준으로 약 9.6%, 호기성퇴비화시설에서 제조된 음식물류폐기물 퇴비의 경우 약 31.2%가 유상으로 판매됐으며, 대부분 무상으로 공급되거나 자가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음식물류폐기물 자원화시설에서 생산된 사료와 퇴비 중 유상으로 판매되는 부분은 전체 생산량의 약 24.9%였다.
특히 무상공급에서 음식물사료의 경우는 약 61.7%, 퇴비의 경우 약 65.1%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자원화 산물의 종류에 따라 공급 및 이용형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낮은 비율이긴 하지만 일부 시설에서 제조된 자원화산물이 매립 처분되고 있는 것도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처럼 경제성을 따져볼 때 유상에 비해 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하다는 것은 음식물류폐기물자원화시설이 자발적으로 증대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 섣부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국내의 자원화공법은 사료·퇴비화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두 공법 모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물빼기 작업, 즉 탈수공정을 생략할 수 없다.
탈수공정은 자연탈수가 아닌 기계적인 공정에 의존하게 되는데, 너무 많은 탈수는 사료 및 퇴비화공정과 제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기계적인 탈수 시 다량의 탈리액에는 고농도의 유기물이 함유된 반면 함수율이 낮아 관계부서(해양수산부)가 요구하는 고형물 함량 5% 이하를 맞추기 힘들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해양배출을 거부당하는 사례도 있어 탈리액의 최종 처분을 어렵게 하고 있으며, 이는 자원화 비용을 가중시키고 있는 한 원인이다.
이처럼 음식물류폐기물을 자원화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나, 이를 위해서는 선결돼야 할 것들도 있다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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