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해방물결, 화천 산천어축제 중단 촉구
[환경일보] 2025 화천 산천어축제가 개막한 오늘 11일, 동물해방물결과 국제 동물권단체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은 축제 현장에서 대규모 동물 학살을 규탄하는 현수막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활동가들은 맨손잡기 체험장 인근 다리 위에서 ‘산천어도 살고 싶다’, ‘Animal Slaughter Is Not Festival’이라는 메시지가 적힌 10×5m 크기의 현수막을 펼치며, 축제의 동물 학대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고 윤리적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화천에 서식하지 않는 종인 산천어는 오직 이 축제를 위해 대량으로 양식되고 있다. 매년 축제에 투입되는 산천어의 수는 약 52~64만(130~160t)에 달하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산천어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맨손잡기와 얼음낚시는 공기 중에 노출되면 극심한 스트레스와 신체적 손상을 겪는 어류의 특성을 무시한 학대적인 프로그램이다는 지적이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연합(RSPCA)은 마취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류가 공기 중에 노출되는 시간을 15초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축제장에서는 찔리고 상처 입은 산천어가 바닥에 방치되거나 물 없는 비닐봉지에 무작위로 담기는 등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조차 이뤄지지 않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또한, 어류를 맨손으로 잡는 행위는 비브리오균 감염이나 살모넬라균 감염 등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환경부는 서울대 수의대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동물이용축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산천어축제에서 행해지는 맨손잡기, 입으로 물기 등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방식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가이드라인은 지자체와 관계 부처 간 협의 부족과 지역 축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 등을 이유로 3년 넘게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화천군 역시 동물 학대 중단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이번 화천 산천어축제 개막에 앞서 축제를 주관하는 재단법인 나라와 화천군에 축제의 동물 학대 프로그램 중단을 요구하고, 윤리적 전환 방안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회신은 현재까지도 없는 상태다.

동물해방물결 장희지 캠페이너는 “지역 축제의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국민 70% 이상이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동물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화천군은 산척어축제의 기존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하고 윤리적 전환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발언에 참여한 홍이수 시민 활동가는 “사람을 살리는 일, 경제를 살리는 일, 나라를 살리는 일은 중요하게 여기면서, 동물을 살리는 일은 쉽게 외면하는 종차별적인 현실에 분노한다”며, “산천어축제와 같이 동물의 고통과 죽음이 쉽게 묵인되는 축제가 당연해지지 않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2011년 미국의 뉴스채널 CNN은 산천어 축제를 ‘겨울철 7대 불가사의’로 소개했고, 미국의 유력지인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월 ‘아시아에서 꼭 방문해야 할 축제’로 산천어 축제를 선정한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내 겨울축제 가운데 유일하게 산천어축제를 ‘글로벌축제’로 뽑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