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10명 중 7명은 여전히 일반쓰레기로 배출

[환경일보] 현재 국내에는 사용 후 폐기된 케이블을 체계적으로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부재하다.

서울환경연합은 ‘잠자는 케이블을 찾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확인한 케이블 폐기 실태와 케이블 수거 시스템의 마련을 촉구하는 리포트를 발간했다.

2025년 2월부터 생산되는 전자기기 13종(핸드폰, 태블릿 , 디지털 카메라, 헤드폰, 헤드셋, 휴대용 비디오 게임기, 휴대용 스피커, 전자책리더, 키보드, 마우스, 휴대용 네비게이션 장치, 이어폰, 노트북, 노트북은 2026년 4월 시행 예정)의 충전기가 USB-C 타입으로 표준화된다.

케이블의 규격이 통일됨에 따라 기존에 사용되던 케이블의 폐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는 사용 후 폐기된 케이블을 체계적으로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미비한 상황이다.

많은 시민들이 케이블을 폐기하는 방법을 몰라서 보관하거나, 일반쓰레기로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은 2024년 11월 6일부터 29일까지 ‘잠자는 케이블을 찾습니다’ 캠페인을 진행하며, ①케이블 분리배출 시스템의 부재에 대한 문제를 알리고, ②케이블 재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③시민들의 인식과 실태를 조사하는 활동을 펼쳤다.

많은 시민들이 케이블을 폐기하는 방법을 몰라서 보관하거나, 일반쓰레기로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제공=서울환경연합
많은 시민들이 케이블을 폐기하는 방법을 몰라서 보관하거나, 일반쓰레기로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제공=서울환경연합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EU 내 매년 약 1만 1,000톤의 충전 케이블 폐기물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케이블의 분리배출 지침이나 수거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연간 폐기되는 케이블의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체계적인 수거 시스템이 없다는 점에서, 케이블 폐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함을 나타낸다.

서울환경연합은 시민들의 인식과 케이블 재활용 실태를 알아보고자 캠페인 참여자와 시민 130명을 대상으로 2024년 12월 10일부터 12월 18일까지 8일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99%의 시민이 사용하지 않는 케이블을 보관하고 있었으며, 그 이유로 ‘어떻게 버려야 할지 몰라서’가 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수거 신청하려는 케이블은 핸드폰(94%), TV케이블(52%), 헤드폰 및 이어폰(43%) 순으로 나타났다. 폐기물을 폐기하는 이유로는 ‘기기 교체로 인한 호환성 문제’가 58%로 가장 높았다. 시민 67%는 케이블을 일반쓰레기로 버리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설문을 통해 케이블이 제대로 수거·재활용되지 않고 있으며, 시민들이 케이블 폐기 방법을 몰라서 보관만 하고 있거나, 폐기하더라도 재활용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환경연합은 ‘잠자는 케이블을 찾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총 279㎏의 케이블을 수거하고 재활용했다. 이를 통해 617㎏의 탄소 감축 효과를 거두었으며, 이는 소나무 145그루를 심은 환경적 효과를 가진다.

서울환경연합은 ‘잠자는 케이블을 찾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확인한 케이블 폐기 실태와 케이블 수거 시스템의 마련을 촉구하는 리포트를 발간했다. /자료제공=서울환경연합
서울환경연합은 ‘잠자는 케이블을 찾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확인한 케이블 폐기 실태와 케이블 수거 시스템의 마련을 촉구하는 리포트를 발간했다. /자료제공=서울환경연합

케이블의 주요 구성 요소인 구리는 전도성과 내구성과 가공성이 우수한 자원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발전기 등 친환경 기술뿐만 아니라, 전자·건설·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케이블이 수거되면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케이블의 체계적인 수거 및 재활용 시스템의 부재로 자원이 체계적으로 회수되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소각되는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사용 후 폐기된 케이블을 체계적으로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미비해, 대부분의 케이블이 일반쓰레기로 처리되거나 보관된 채 방치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많은 시민이 케이블을 폐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거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확인했다.

앞으로 정부는 케이블을 폐기물의 분리배출 기준을 마련하고, 실효성 있는 수거 및 재활용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불필요한 케이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지속 가능한 설계가 필요하며, 케이블 폐기 시스템 마련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도 재활용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있는 자원 의제를 공론화하고 정책 개선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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