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임업인총연합회, (사)한국산림경영인협회 박정희 회장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 함께 만드는 녹색 미래

박정희 한국임업인총연협회장

[환경일보] 지난 3월 5일 개최된 ‘대한민국 산주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대회는 ‘세계 산림의 날(3월 21일)’을 기념해 열렸으며, 220만 산주들이 산림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산주 임업인의 권익 향상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산림의 가치와 중요성을 되새기고, 산주들의 미래를 밝힐 다양한 논의가 펼쳐졌습니다. 특히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숲을 지키는 220만 산주들의 역할이 강조됐습니다. 산주들은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주체로서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그들의 산림경영은 탄소흡수원으로서 산림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산주들의 기후경영 전환을 촉진하고, 이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 시대

이번 산주대회에서는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 함께 만드는 녹색 미래’라는 주제 아래, 산림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산주 임업인의 소득 증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대한민국은 국토 면적의 약 2/3가 산림으로 이뤄져 있으며, 그중 2/3는 사유림입니다. 오스트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사유림 국가로, 산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의 산림 정책은 세계적인 산림녹화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민초 조림’을 통해 국토의 대부분을 녹화했으며, 한국전쟁 이후 황폐해진 국토와 산림은 정부의 묘목 지원과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회복됐습니다. 이 성과는 현재 유네스코 등재를 앞두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220만 산주들은 탄소 흡수량을 증가시키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림 관리의 성공적 모델을 만들어 갈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산림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3월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산주대회’ /사진=한국임업인총연합회
3월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산주대회’ /사진=한국임업인총연합회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산림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로 2018년 대비 40%의 감축을 설정했으며, 다양한 부문에서 감축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림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총 3200만 톤(32메가톤, Mt)의 이산화탄소(CO₂)를 흡수해 국가 전체 감축 목표의 약 11%를 기여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숲의 탄소흡수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따라서 산림의 탄소 흡수량을 정확하게 산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의 핵심이 됩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9년까지의 산림경영 이력을 기준으로 현재 산림경영률은 약 53%에 그치고 있습니다. 산림 흡수원 감축 목표인 220만 톤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임업경영체 등록을 대폭 확대해야 하며, 이를 통해 산림경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정확한 탄소 흡수량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임업경영체 등록은 산림의 탄소 흡수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 되며, 향후 90%의 산림경영률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산림경영 활동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관리해야 우리나라에 적합한 탄소 흡수량 계산 모델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산림의 탄소 흡수 능력을 극대화하고, 산림경영 효과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탄소 흡수 목표를 달성하려면 산림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정부의 명확한 계획과 정책, 그리고 실질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산주들은 숲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탄소흡수원으로서 숲의 가치를 지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산주들이 기후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것은 숲을 보호하고, 탄소 흡수 능력을 증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극심한 기온 상승으로 인해 농림업과 어업의 수확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어업의 경우 해수 온도가 세계 평균의 2배 이상 상승하며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농업과 임산물 생산 지역 또한 점차 고지대로 이동하는 추세이며, 이는 전 세계적 경향입니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이동할 수 있는 고지대가 비교적 여유가 있어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고지대의 대부분은 숲으로 이뤄져 있으며, 그 안에 산주와 임업인들이 경영하는 숲이 자리 잡고 있어 지속 가능한 임업이 가능하도록 철저한 관리와 대비가 필요합니다.

산주들은 숲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탄소흡수원으로서 숲의 가치를 지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산주들은 숲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탄소흡수원으로서 숲의 가치를 지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숲 기능 향상시키는 산림경영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인구 대비 가장 많은 국민이 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핀란드, 스웨덴, 일본, 독일 등이 주로 목재 수확을 중심으로 산림을 운영하는 반면, 우리는 목재 수확뿐만 아니라 임산물 생산, 산림휴양시설 운영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산림경영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숲은 인류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입니다. 대기 중 탄소 흡수 능력을 상실해 가는 바다와 달리, 숲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유일한 공간이며, 우리 임업인들은 나무를 심고 육림을 통해 건강한 숲을 조성함으로써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숲으로 성장하려면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적정한 나무 밀도를 유지하면 1㎡당 200L의 물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숲은 너무 빽빽해 생물다양성이 저하되고, 좋은 목재를 생산하기 어려우며, 물 저장 능력도 충분히 발휘되지 못합니다.

우리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 및 적응해야 합니다. 에너지 전환, 숲을 활용한 탄소흡수 및 저장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국가 정책과의 연계가 필수적입니다.

임산물의 가치와 기후미식

임산물은 단순한 산림 부산물이 아니라, 경제적, 환경적, 건강적 가치를 지닌 중요한 자원입니다. 버섯, 산나물, 약용식물, 견과류 등 다양한 임산물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가공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임업인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기후미식은 지역에서 나는 식자재를 최소한의 에너지로, 낭비 없이 소비하는 음식 문화를 의미합니다. 특히 숲에서 생산된 임산물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오히려 흡수하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한 ‘숲 미식’은 임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친환경적이며 건강한 음식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 임산물은 사계절이 있는 다년생 작물로, 탄소중립을 위한 중요한 먹거리 자원이 됩니다. 지역에서 생산된 임산물을 이용하면 수입, 유통,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으며, 단순한 조리법을 통해 원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건강한 음식문화를 조성하고, 숲을 중심으로 한 기후미식 관광벨트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임산물 제철동행(봄 산나물 미식여행)  /사진=한국임업진흥원
임산물 제철동행(봄 산나물 미식여행) /사진=한국임업진흥원

건강한 숲 조성과 경제적 지원

태풍, 폭우 등 자연재해에 강한 숲을 조성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건강한 숲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산입니다.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통해 숲의 가치를 높이고,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숲을 물려주는 일은 우리 시대의 책무입니다.

이를 위해 임가 소득의 50% 이상이 직불금과 장려금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지원이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유럽연합의 경우 농가 소득의 52%가 직불금과 보조금으로 구성됩니다. 숲에서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면 젊은이들이 임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며, 인생 이모작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임업인의 역할과 자부심

임업은 단순한 1차 산업을 넘어서, 기후위기 시대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임업인들은 숲의 탄소 흡수량을 늘리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숲을 경영할 사명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친환경적 숲푸드 제공, 산림휴양 서비스, 숲 생태 교육 등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산주대회를 통해 산주들은 기후 리더로서, 탄소 흡수원 산업의 핵심 주체로서의 역할이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대한민국이 기후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에, 산주들의 역할과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미래

우리 임업인들은 숲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 늘 힘쓰고 있습니다. 최근 주목받는 ‘아그로포레스트리(혼농임업)’는 농업과 임업을 조화롭게 결합한 혁신적인 기술로, 생산성 향상은 물론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증진, 토양 및 수자원 보호 등 다양한 편익을 제공합니다. 협회는 임업인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임산물 시장 접근성을 확대해 임가 소득 증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입니다.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통해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숲을 물려주기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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