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경운동연합 “대규모 준설로 희귀조 서식처 훼손”

[환경일보]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1일 대전 갑천 모니터링 과정에서 국내 극히 드물게 확인되는 길잃은 새인 풀밭종자리를 최초로 확인했다.

풀밭종다리는 불무교와 신구교 인근의 바위여울과 모래톱에 월동 하고 있었으며, 밭종다리 무리와 함께 1개체를 확인했다.

풀밭종다리는 국내 서식하는 붉은가슴밭종다리와 유사하나 허리의 검은색 무늬가 없이 밋밋한 것이 특징적으로 구분된다.

풀밭종다리는 유럽북부에서 시베리아 북부 아일랜드, 그린랜드 남동부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아프리가 북부, 소아시아 그리스, 이라크 등지로 이동하는 종으로 국내에는 미조(길잃은새)로 서식한다.

대전 갑천 모니터링 과정에서 국내 극히 드물게 확인되는 길잃은 새인 풀밭종자리를 최초로 확인했다.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 갑천 모니터링 과정에서 국내 극히 드물게 확인되는 길잃은 새인 풀밭종자리를 최초로 확인했다.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2006년 12월 21일 흑산도에서 최초로 확인된 풀밭종다리는 이후 2013년 1월 경기 하남, 2013년 11월 울릉도 둥지에서 관찰된 국내에서는 극히 드물게 확인된다. 국제적으로는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초지, 습지, 모래톱 같은 경작되지 않은 곳에서 발견되며, 면적이 적은 농경지에서도 적은 수로 확인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풀밭종다리는 먹이는 주로 곤충 과 기타 무척추동물 채식하며, 대부분 길이 가 5㎜ 미만인 작은 생물을 사냥한다.

겨울철에는 풀, 사초, 갈대의 씨앗과 열매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천에서 확인된 풀밭종다리는 작은 무척추동물을 사냥하여 먹고 있었다.

홍수 위험이 없었던 대덕대교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홍수 위험이 없었던 대덕대교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하지만 풀밭종다리가 월동하고 있는 갑천은 현재 대규모 준설이 진행되면서 서식지 훼손이 심각한 상태이다.

경작지가 아닌 초지와 습지 모래톱이 있던 갑천은 현재 대규모 준설이 진행되면서 둔치 옆 초지는 하상정비과정에서 경작지 형태로 변해버렸다. 중요 서식처인 모래톱과 습지는 사라졌다.

풀밭종다리가 미조로 우연히 찾아왔을 가능성이 높지만, 주기적으로 찾아올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향후 찾더라도 준설로 서식처의 심각하게 훼손되어 월동하거나 서식의 가능성을 대전시 스스로 없애 버렸다는 비판을 받는다.

오탁방지막 하류 오염된 모습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오탁방지막 하류 오염된 모습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최근 희귀조류 옅은밭종다리에 이어 풀밭종다리가 확인되면서 서식처인 하천변의 모래톱, 초지와 습지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희귀조류와 멸종위기종의 서식 등에 대한 조사 없이 준설을 강행하면서 생태계는 풍비박산 났다.

멸종위기종과 생태계 보호 방안에 대한 책무를 대전시와 환경부가 방치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준설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최초로 확인된 풀밭종다리마져 서식처를 잃어버릴 우려가 있다.

대규모 준설이 강행되면서 갑천에 매년 찾아오던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큰고니 현재 보이지 않는다.

준설현장에서 확인한 흰꼬리수리
준설현장에서 확인한 흰꼬리수리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매년 20여마리가 찾아와 갑천의 진객이 되었던 큰고니가 확인되지 않은 것은 2004년 이후 한해도 없었다.

4대강 사업이 진행된던 2011년~2012년 2~3개체가 확인된 것이 가장 적게 월동한 사례이다. 올해는 4개체가 시민 제보에 의해 확인됐을 뿐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기후위기로 도래한 대멸종의 시대에 무분별한 하천개발로 생태학살을 자행하는 대전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준설을 즉각 중단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통해 서식처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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