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하고 메마른 회색빛 풍경과 삭풍에 흔들리는 마른 나뭇가지들. 그러나 그 위로 솜처럼 포근한 눈이 덮이면 만발한 설화로 온통 순백으로 빛나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된다.
눈이 온 날은 아침부터 마음이 들떠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게 된다. 장애아에게 눈이 있는 곳은 어디나 즐거운 놀이터가 되기 때문이다.
장애아들은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한 채 스쿨버스를 타고 금강장애인주간보호소에 왔다. 이날은 진부령 알프스스키장으로 썰매를 타러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장애아들은 속초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인사를 하면서 웃음으로 답했다.
속초 개인택시 330대 중 이날은 3조 20여 대가 장애인을 태우고 알프스스키장으로 가기 위해 금강장애인주간보호소를 찾았다. 금강장애인주간보호소 조미자 소장은 “쉬는 날인데도 장애인들을 위해 차량봉사와 후원까지 해주니 참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진부령 알프스스키장(사장 이상희)은 올해 2회째 매년 눈썰매와 눈썰매장을 개방해줘서 금강장애인주간보호소 장애우 식구들이 즐겁고 흥겨운 마음으로 눈썰매도 타고 눈싸움도 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이날 육군 제22사단 토우부대 인솔자(중위 허완) 및 22명의 장병들은 알프스스키장에서 찬바람과 눈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썰매를 타고 내려가면 이들을 업고 올라와 또다시 썰매를 태워준 장병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조 소장은 이날 장애아들을 바라보며 “눈썰매를 탈 때마다 환한 웃음과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흐뭇하다. 모든 이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자원봉사자들과 속초개인택시 3조(회장 한인복)와 회원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내년에도 오늘 같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