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시스템 확대 및 식수·위생 프로그램 중심 긴급 지원 돌입

국제구조위원회 수단 의료 클리닉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여성과 어린이의 모습 /사진제공=국제구조위원회
국제구조위원회 수단 의료 클리닉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여성과 어린이의 모습 /사진제공=국제구조위원회

[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위기에서 희망을 구조하는 세계적 인도주의 기구인 국제구조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IRC), 한국 대표 이은영)는 세계 위기국가 1위로 꼽히는 수단 전역에서 콜레라가 빠르게 재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대응과 지원을 촉구했다.

수단 보건부에 따르면 2024년 8월 이후 전국적으로 보고된 급성 수인성 설사 및 콜레라 확진자는 6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500명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2,700명의 신규 감염자와 17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약 90%는 최근 드론 공습으로 물과 전기 공급이 중단된 하르툼 주에서 집중적으로 보고돼 확산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콜레라 외에도 홍역, B형 간염, 말라리아 등 전염병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년 넘게 이어진 내전으로 의료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적절한 대응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제구조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세계 위기국가 보고서’에 따르면, 수단은 2년 연속 인도적 위기 악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선정됐다. 전체 인구의 64%에 달하는 3,04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며, 2023년 4월 내전 발발 이후 공공 인프라와 의료시설의 대부분이 파괴됐다. 현재 운영 중인 일부 의료기관들조차 공격과 약탈, 인력 및 장비 부족으로 정상 기능을 상실했으며, 국가 전염병 대응 물자 비축량도 52% 이하로 떨어져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제구조위원회는 수단 내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대응에 돌입하고, 하르툼 내 4개 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의료 및 식수·위생(WASH)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콜레라 사례관리 관련 의료진 교육 ▷지역사회 대상 감염병 인식 제고 캠페인 ▷의료시설 내 감염관리 지원 ▷안전한 식수 공급 및 위생 서비스 제공 등이 포함된다.

국제구조위원회 수단 대표 이티자즈 유시프(Eatizaz Yousif)는 “수단은 지금 심각한 의료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분쟁과 대규모 강제 이주, 인프라 붕괴, 식수 부족 등 복합적인 위협으로 치명적 질병의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특히 우기가 임박한 지금,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은영 국제구조위원회 한국 대표는 “이번 콜레라 재확산은 단순히 감염병 위기가 아니라, 분쟁과 의료 시스템 붕괴가 만든 복합적 인도적 위기의 결과”라며 “현재 수단 내 인도적 수요는 역대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2025년 수단 인도주의 대응 계획(HRP)에 필요한 자금의 86%가 여전히 미충족된 상태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구조위원회는 2023년 내전 발발 이후 수단 현지 사무소를 설립해 블루나일, 화이트나일, 하르툼, 게다레프 주 등 주요 지역에서 국내 실향민과 주변 국가의 수단 난민을 대상으로 의료 지원, 식수 공급, 여성 및 아동 보호, 생계 및 경제 회복 등 생존부터 재건까지 포괄적인 인도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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