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만 개 유심 교체로 온실가스 5700톤 발생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경훈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경훈

[환경일보] 지난 4월 18일, SK텔레콤의 핵심 시스템인 홈 가입자 서버(HSS, Home Subscriber Server)가 해킹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HSS는 단말기 인증 관리, 데이터 저장, 통신망 접속 제어 및 중개 등 통신 서비스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서버로, 그 중요성만큼 해킹 시의 파급력도 크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통신망 자체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물론,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HSS에는 전화번호와 통신망을 연결하는 고유 식별번호(IMSI), 사용자 위치 정보, 통화 기록, 가입자 프로필 등 민감한 정보가 저장돼 있다. 반면, 단말기 식별 번호인 IMEI는 HSS가 아닌 별도 시스템에 보관돼 유출 가능성은 낮지만, 해킹 사실만으로도 소비자들의 불안은 고조되고 있다.

SKT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유심보호서비스 무료 제공, 유심 무상 교체 등 대응책을 내놨지만, 사태 인지 후 늦은 사과와 복잡한 유심 교체 절차로 인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통신망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며,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일 프라운호퍼 응용과학연구소(Fraunhofer IZM)의 분석에 따르면, 유심의 생산·운송·사용·폐기 전 과정을 합산하면 개당 약 229g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이를 기준으로 2500만 개의 유심을 교체할 경우 총 5695톤(t)의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셈이다. /사진=환경일보DB
독일 프라운호퍼 응용과학연구소(Fraunhofer IZM)의 분석에 따르면, 유심의 생산·운송·사용·폐기 전 과정을 합산하면 개당 약 229g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이를 기준으로 2500만 개의 유심을 교체할 경우 총 5695톤(t)의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셈이다. /사진=환경일보DB

SKT 유심 해킹 사태, HSS 서버 뚫려 이차 피해 우려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건으로 약 2500만 명이 유심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예상치 못한 환경적 이차 피해가 지적되고 있다. 독일 프라운호퍼 응용과학연구소(Fraunhofer IZM)의 분석에 따르면, 유심의 생산·운송·사용·폐기 전 과정을 합산하면 개당 약 229g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이를 기준으로 2500만 개의 유심을 교체할 경우 총 5695톤(t)의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셈이다.

유심칩 자체는 소형이지만, 유통 과정에서 플라스틱 카드 형태의 보호 플레이트가 함께 사용되기 때문에 상당한 환경 부담을 초래한다. 이는 이동통신 3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과도 맞물린다.

통신 3사는 모두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Net Zero)’ 목표를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AI 경쟁 심화에 따른 5G 기지국 확대와 데이터센터 확충 등으로 인해 전력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유심 사태는 ESG 경영의 진정성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다시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

물리적 SIM과 eSIM 전 생애 주기 비교 /자료출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물리적 SIM과 eSIM 전 생애 주기 비교 /자료출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유심 폐기물 수천··· eSIM 확산이 ESG 전략의 열쇠

현재 통신사들은 매년 대량의 실물 유심(USIM)을 생산하고 있으며, 사용 후에는 대부분 폐기돼 전 세계적으로 수천 톤에 달하는 유심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통신사들은 내장형 유심인 eSIM을 ESG 전략의 일환으로 적극 도입하고 있다.

eSIM은 실물 카드 없이 디지털 방식으로 유심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자원 낭비를 줄이고, 폐기물 발생도 최소화할 수 있다. 통신사들은 여행 플랫폼, 항공사 등과의 협업을 통해 eSIM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사용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도 함께 추진 중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이러한 정책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확장되고 정착돼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경훈 rlarudgns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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