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후손 없는 인물·기록 부족한 사례까지 발굴, 역사의 공백 메운다

[수원=환경일보] 김성택 기자 = 수원시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에 참여했으나 그동안 포상을 받지 못한 수원 출신 독립운동가 7명에 대해 국가보훈부에 포상을 신청했다. 후손이 없거나 구체적인 증거 자료가 부족해 서훈을 받지 못했던 인물들을 대상으로, 최근 추가 자료 확보와 기록 보완을 통해 공적을 입증하고자 한 조치다.
이번에 포상 신청된 인물 중에는 1919년 수원지역 횃불 만세운동을 주도한 김노적과 유관순의 언니로 알려진 이현경이 포함돼 있다. 두 사람 모두 지역 항일운동사에서 핵심 인물로 평가받지만, 지금까지 국가 서훈과는 인연이 닿지 못했다.
김노적은 1895년 수원면 산루리 출신으로, 수원상업강습소 재학 중 김세환 교사의 지도 아래 수원 만세운동에 참여해 시위를 주도했다. 체포 후 고문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고도 이후 사회운동과 교육운동에 헌신했으며, 신간회 수원지회 창립회장을 맡기도 했다. 수원시는 향토사 자료 등을 통해 그의 공적을 보완하고 포상을 신청했다.
이현경은 1899년 출생으로, 1921년 일본 도쿄 히비야공원에서 열린 3·1절 기념 만세시위에 참가한 뒤 체포됐으며, 이후 삼월회와 근우회 등 여성운동에 참여했다. 동아일보 기자로도 활동했던 그는 중국 북경에서 김원봉과 함께 활동한 기록이 남아 있으나 이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원시는 재일조선인 관련 기록 등을 바탕으로 그녀의 항일 행적을 정리해 포상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신청에는 이외에도 문용배, 윤경의, 임학수, 정재억, 최병두 등 수원 출신의 독립운동가 5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치안유지법 위반, 유언비어 유포, 학생운동 등으로 옥고를 치른 기록이 있으며, 일제 관련 판결문 등 공적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 신청이 이뤄졌다.
수원시는 그간 독립운동가의 행적을 발굴하고 포상을 추진해왔다. 2009년 김향화, 2012년 이선경을 비롯해 현재까지 총 13명의 수원 출신 독립운동가가 국가 포상을 받았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시가 후손을 대신해 포상을 신청한 사례로, 사라질 뻔했던 이름들을 역사에 다시 새겼다.
수원박물관은 2017년부터 독립운동 인물 발굴사업을 본격화하며, 113명의 추가 독립운동가 명단을 확보했고, 관련 기관 자료와 증언을 바탕으로 총 16명의 포상 신청을 통해 지금까지 11명이 서훈을 받았다.

수원시의 신청으로 지난해 서훈이 확정된 홍영유와 한인택도 대표적 사례다. 홍영유는 1933년 중앙고보 재학 중 격문을 배포하다 체포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한인택은 '소척대'라는 비밀 결사를 조직해 항일 의식을 고취하며 학생운동을 이끌었다.
수원시는 앞으로도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발굴된 인물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와 자료 확보를 통해 국가 포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후손 없는 독립운동가의 희생을 잊지 않고, 지역 항일정신을 계승하는 데 힘을 보탤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