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생물을 품은 고덕천, 인력으로 회복된 자연의 경이

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녹색기자단=환경일보] 백성희 학생기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악취나는 하천에 불과했던 고덕천이 ‘고덕천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모인 주민들의 노력에 의해 다양한 생물들을 품는 터전으로 변모했다.

고덕천은 경기도 하남시이성산에서 발원하여 서북쪽으로 흘러 강동구의 상일동, 강일동, 고덕동을 거쳐 한강으로 합류하는 하천이다.

현재 고덕천에는 백로, 왜가리, 흰빵검둥오리 등의 다양한 조류와 피라미, 붕어, 버드나무, 부들, 애기부들 등 여러 생물들이 하천에 서식하고 있다. 수양버들 아래에는 우리나라의 고유종 생물인 각시붕어와 대칭이(민물조개)가 살고 있다. 하천을 따라 걷다 보면 기후변화지표종인 자주괴불주머니와 암끝검은 표범나비, 쇠백로를 발견할 수 있다.

고덕천에 살아가는 조류들

취재 기간 동안 고덕천을 직접 돌아다니며 곳곳에서 백로와 왜가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백로 /사진=백성희 학생기자
백로 /사진=백성희 학생기자

백로는 척삭동물문의 조류강에 해당하고, 황새목 왜가리과에 속한다. 2015년 국제 조류학자 연합이 선정한 22목의 조류 분류 체계에 따르면 신악류(Neognathae) 중에서 사다새목(order Pelecaniformes) 왜가리과(Ardeidae)에 속한다.

사다새목의 조류들은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번식기 동안 효율적인 보호 및 섭식 활동을 위해 조직화된 사회적 상호활동을 가장 많이 보인다. 사다새목에 속하는 백로도 주식으로 물고기를 먹고, 번식기 동안 무리 생활을 한다.

백로는 목을 S자 형태로 굽힐 수 있다. /사진=백성희 학생기자
백로는 목을 S자 형태로 굽힐 수 있다. /사진=백성희 학생기자

백로는 다리와 발이 길게 뻗어 있고, 목을 S자 형태로 굽힐 수 있다. 백로의 깃털 색은 세부 종에 따라 다르다. 세부 종에는 대백로,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등이 포함된다. 대백로, 중대백로, 중백로는 흰색의 깃털을 가지고 있고, 몸통의 색이 전체적으로 흰색 빛을 띠고 있다.

이들은 비슷한 생김새를 가져 육안만으로 구별하는 것이 어렵다. 주로 출몰하는 계절과 몸의 크기, 부리의 색깔 등 여러 형태학적 특징들을 비교하여 구별해낼 수 있다. 중백로는 몸의 크기가 58~66cm 정도로 작은 편이고, 대백로와 중대백로는 몸의 크기가 약 90cm 정도로 비교적 큰 편이다.

전체적으로 노란색을 띠는 중백로의 부리, 끝부분만 까맣다. /사진=백성희 학생기자
전체적으로 노란색을 띠는 중백로의 부리, 끝부분만 까맣다. /사진=백성희 학생기자

우리나라 여름철에 주로 출몰하는 중백로의 부리는 전체적으로 노란빛을 띠고 있으며, 끝부분에만 검은색을 띠고 있다. 번식기인 여름철이 되면 부리 끝의 검은색이 넓게 퍼져 부리의 중간 이상의 범위가 새까맣게 변화한다. 다리는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띠고 있다. 여름철에 주로 출몰하는 중대백로는 눈앞의 피부가 초록색을 띠고 있다. 번식기인 여름에는 부리의 시작 부위는 초록색이며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띠지만, 겨울철에는 노란색의 부리를 가진다.

다리는 전체적으로 검은색이지만, 정강이 부위는 갈색빛이 돈다. 중대백로보다 구각이 더 길어 눈 뒤까지 이어진 것이 두드러지는 차이점이다.

겨울철에 주로 출몰하는 대백로는 중대백로와 마찬가지로 눈앞의 피부가 초록빛을 띠고 있다. 번식기에는 부리가 검게 변하지만, 겨울에는 부리가 전체적으로 노랗게 변화한다. 다리는 검은색을 띤다. 쇠백로는 몸의 크기가 61cm 정도로 비교적 작고, 흰색의 깃털로 인해 몸통의 색이 전체적으로 흰색이다. 윗목에 긴 장식깃이 2개 자라나는 것이 특징이다. 백로는 왜가리와 섞여서 번식하기 때문에 왜가리와 백로가 함께 있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왜가리 /사진=백성희 학생기자
왜가리 /사진=백성희 학생기자

왜가리는 백로와 마찬가지로 사다새목의 왜가리과에 속한다. 몸의 크기가 91~102cm 정도로 1m에 가깝다. 등은 회색을 띠고 있고, 몸의 아랫면을 흰색을 띠고 있다. 가슴과 옆구리에는 회색의 세로줄무늬를 가지고 있다. 머리는 전체적으로 흰색을 띠지만, 검은 줄이 눈에서 뒷머리까지 이어져 댕기깃을 이룬다.

우리나라의 여름철에 주로 발견할 수 있고, 비행 시에는 목을 S자 형태로 굽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다새목의 조류들처럼 번식 기간에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성을 보인다.

번식기간에 무리를 지어 다니는 이유는 포식자로부터의 보호, 효율적인 섭식 활동, 짝짓기 상대를 손쉽게 물색하는 등의 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왜가리는 왜가리과 조류 중 크기가 큰 편에 속하는 만큼 먹이로 삼는 생물들도 다양한데, 물고기를 비롯하여 개구리나 곤충, 뱀 등 다양한 생물이 존재한다.

고덕천에 살아가는 다른 생물들

잉어는 넬슨의 분류체계에 따르면 조기류(조기어강)의 잉어목 잉어과에 속한다. 고덕천에서 많이 관찰되는 붕어나 참붕어, 각시붕어 등도 잉어과에 속한다. 잉어는 성체 기준으로 몸의 크기가 보통 약 50cm 정도이며, 더 크게 자랄 수도 있다.

잉어 /사진=백성희 학생기자
잉어 /사진=백성희 학생기자

몸통은 긴 원통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작고 둥근 비늘들이 촘촘하게 달려 있다. 정형의 대칭적인 꼬리지느러미 형태를 가지고, 짝으로 된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가진다. 지느러미의 운동을 조절하는 근육은 몸통 안에 위치한다.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는 다른 지느러미보다 짙은 색을 띤다. 몸통의 색깔은 종에 따라 다르지만, 고덕천에서 관찰된 잉어는 어두운 갈색의 빛을 띠고 있었다.

눈은 작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약간 짧은 편이며 입 주위에 2개의 수염이 자란다. 먹이를 섭취할 때는 입이 둥근 타원형으로 벌어진다. 잡식성이기 때문에 작은 미생물부터 작은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물속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을 먹이로 섭취한다. 겨울에 수온이 감소하면 활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산란기는 5~6월의 초여름으로 알려졌다.

애기부들 /사진=백성희 학생기자
애기부들 /사진=백성희 학생기자

애기부들은 속씨식물 중 외떡잎식물(나자식물)에 해당하고, 벼목의 부들과에 속한다. 습지나 수심이 얕은 강가에 서식하며, 물 속 진흙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간다. 전체 높이는 1.5m~2m 정도이며, 6~7월달에 황백색의 꽃이 피고, 원기둥 모양의 꽃이삭이 만들어진다. 아래의 굵은 암꽃이삭과 위에 가는 수꽃이삭이 부들과 달리 서로 떨어져서 형성된다. 이후 7~10cm 정도의 타원형의 열매이삭이 줄기 끝부분에 생기는데, 이는 적갈색을 띤다. 종자는 하나씩 털에 싸여서 바람에 날리며 퍼진다.

버드나무는 속씨식물 중 쌍떡잎식물(피자식물)에 해당하고, 버드나무목의 버드나무과에 속한다. 들이나 냇가, 얕은 강가처럼 습기 있는 땅에서 주로 서식한다. 약 20m 정도의 높이로 자라며, 나무의 지름은 보통 약 80cm 정도이다. 나무를 둘러싼 껍질은 어두운 갈색빛을 띠고, 얕게 갈라지는 형태를 가진다.

잔가지는 밑으로 처지면서 자라는데, 여기에 여러 잎이 난다. 잎이 서로 어긋나며 자라고, 바소 형태를 띠므로 잎의 끝이 뾰족한 모양을 나타낸다. 버드나무를 멀리서 보면 마치 여인의 곱슬곱슬하고 긴 초록색 머리카락이 나무에 얹어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버드나무는 한때 만병통치약으로도 불렸던 아스피린의 주원료로 사용된다.

아스피린의 나무껍질에는 살리실(salicin)이 들어있는데, 이 물질은 항염증 , 진통, 해열작용을 일으킨다. 살리신을 이용해 살리실산(salicylic acid)을 합성하여 합성 의약품인 아스피린을 만들었다.

아스피린은 초기에는 소염진통제로 많이 쓰였지만, 장기 복용 시 위점막을 자극하여 소화기관의 손상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어 다른 소염진통제의 사용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 아스피린은 혈전을 효과적으로 용해하는 작용이 있어 심혈관 질환 치료제로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인력(人力)으로 회복된 자연

생물이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던 방치된 하천에서 여러 사람의 손길이 닿아 다양한 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하천이 가꾸어졌다. 인간에 의해 오염 폐기물이 쌓여 골칫덩이에 불과했던 하천이 오늘날의 생태하천으로 변화하게 된 과정에는 몇 년간에 걸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바로 하천의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행정적인 조치를 취했던 강동구청과 ‘고덕천사(고덕천을 지키는 사람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모인 주민들의 자발적인 생태 복구 작업 및 하천 홍보 활동 등이다.

상일 2동 지구에 거주하는 주민 K씨(만 62세, 여성)는 “지금의 고덕천은 고덕천사(고덕천을 지키는 사람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의 피땀 섞인 노력과 강동구청의 행정적 조치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물이 살만한 환경이 되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사람의 손길이 더해지니 하천이 살아났다. 자연이 숨 쉬는 곳에 인간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아 더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생태하천을 볼 수 있길 기원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생태하천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덕천사에서 홍보한 자료에 따르면 생태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고덕천에 수달이 고덕천에 들렀다 간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330호에 지정된 수달은 환경부에 의해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인력으로 복구한 생태환경 속에 멸종위기 생물을 다시 불러들여 개체 수를 보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장기적으로 관점에서는 생태환경 조성에 주의를 기울이면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인위적인 폐기물에 의해 오염된 하천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덕천과 같은 사례는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인력에 의해 망가졌던 환경을 인력으로 하여금 다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은 수많은 생태하천들이 탄생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미래 세대에게 다양한 생물들을 보여주기 위해 자연이 다시 활기를 찾도록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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