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아닌 익충, 동양하루살이와 우리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상가에 붙어있는 동양하루살이 떼의 모습 /사진=전지우 학생기자
상가에 붙어있는 동양하루살이 떼의 모습 /사진=전지우 학생기자

[녹색기자단=환경일보] 전지우 학생기자 = 무더운 여름철 밤이면, 불빛이 번쩍이는 상가를 점령한 벌레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심의 팅커벨, 동양하루살이들이다. 언젠가부터 나타나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을 같이 보내게 된 불쾌 곤충, 방제만이 답일까?

동양하루살이의 특징

 

동양하루살이 개체의 모습 /사진제공 = 국립생물자원관
동양하루살이 개체의 모습 /사진제공 = 국립생물자원관

 

동양하루살이는 하루살이목 하루살이과에 속하는 수서곤충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의 깨끗한 하천이나 호수에서 주로 서식한다. 동양하루살이의 몸길이는 2cm 안팎이며 날개를 펼치면 최대 5cm에 까지 달한다. 이러한 화려한 날개 때문에 팅커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동양하루살이 유충은 하천 바닥의 모래나 자갈을 10cm~20cm 파고들어 서식하며, 유기물을 먹으며 1년 이상 성장한다. 동양하루살이는 5~6월, 8~9월에 걸쳐 유충에서 성충이 된다. 성충으로서의 삶은 단 몇 시간에서 길어야 일주일에 불과하다. 성충이 되면 입이 퇴화하여 먹이를 먹지 않고, 오로지 짝짓기에만 집중한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하천 수면에 2,000~3,000개의 알을 낳고 수명을 다한다.

혐오감을 일으키는 동양하루살이, 해충일까?

하루살이는 도심지에 몰려들어 혐오감을 일으키고 불편을 초래하여 해충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동양하루살이를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분류한다. 동양하루살이 성충은 입이 퇴화하였으므로 사람을 물어 질병을 옮기는 위생 해충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동양하루살이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충은 섭식하는 과정에서 하천의 유기물을 분해해 수질을 정화한다. 또한, 성충은 물고기나 새, 잠자리 등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되어 먹이사슬에서 필수적이다.

실제로 동양하루살이의 대량 출몰은 하천 수질이 개선되었음을 나타내는 지표로 여겨진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강 수질이 맑아지며 출몰하기 시작하였다. 다만, 문제는 천적 토종어류의 감소로 개체수가 지나치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혐오감과 불편함이 누적되며, 동양하루살이 방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동양하루살이와 우리

 

한강 영동대교 부유식 트랩(바지선)의 모습 /사진제공 = 서울시청
한강 영동대교 부유식 트랩(바지선)의 모습 /사진제공 = 서울시청

단지 우리의 생활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만으로 해충으로 분류하고 박멸 대상으로 보아야 할까? 이 생태계의 균형을 간과하는 단편적인 시각이다. 하루살이와 인간이 같은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한 장기적인 관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모기 예보제’처럼, 동양하루살이의 발생 시기와 개체 수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후, 단계별 행동 수칙과 적절한 방제법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영동대교의 부유식 트랩 사례와 같이 하루살이의 서식공간을 도심지에서 분리하는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기후 변화와 도시화의 영향으로 인간과 곤충의 공간적 경계가 흐려지며 접촉이 늘어나고 있다. 화학 약품을 이용한 단편적인 박멸 방법보다, 서로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의 공존을 고려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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