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테 일부 제품 내부 파손 확인··· 특정 제품 대상 환불·교환 조치
피해자모임, ‘사과문 내 시리얼 넘버 외 제품서도 결함 발생 있다’ 주장

유아용 젖병세척기 내부가 심각하게 파손돼 미세플라스틱 검출이 의심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사진제공=오르테·소베맘 젖병세척기 피해자 모임
유아용 젖병세척기 내부가 심각하게 파손돼 미세플라스틱 검출이 의심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사진제공=오르테·소베맘 젖병세척기 피해자 모임

[환경일보] 유아용 젖병세척기 브랜드 오르테 제품에서 내부 부품 파손으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검출이 의심되는 문제가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문제 발생이 확인된 생산분에 대해 전량 환불 및 교환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제품은 오르테 젖병세척기 중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 사이에 생산된 일부 제품이다. 사측은 이 기간 중 제품 내부 부품이 파손되면서 젖병에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이 유입될 수 있는 결함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이가 사용하는 제품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부모 소비자들의 충격과 불만은 크다.

오르테 측에서 올린 사과문 공지. 사과문은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네이버 스토어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자료제공=오르테
오르테 측에서 올린 사과문 공지. 사과문은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네이버 스토어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자료제공=오르테

오르테 운영사인 ㈜삼부자 이정한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젖병세척기 내부 부품의 파손 사례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아이를 위한 제품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님께 진심을 다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환불 및 교환 절차를 안내했다.

사측은 문제가 생긴 해당 제품에 대해 일부 공정 중 성형 과정에서 발생한 이상으로 인해 부품이 약해진 상태로 출고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 발생 시점으로 파악된 2024년 12월 생산분부터는 전량 검수 및 생산 중단 조처가 내려졌으며, 이미 출고된 제품에 대해서는 시리얼 넘버 기준으로 교환·환불을 진행하겠다 공지했다.

회사는 문제가 된 제품의 시리얼 번호로 B2024122700001 ~ B2024122700838, B2025011400001 ~ B2025011400839, B2025022700001 ~ B2025022700838 등 3개 구간을 공지했다.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오르테 고객센터 및 공식 네이버 스토어 고객센터를 통해 환불 또는 교환을 요청할 수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경우에는 해당 매장을 통해 처리 가능하다. 제품을 이미 사용했더라도 시리얼 번호가 일치하면 전량 보상 처리된다.

이정한 대표는 “입고 즉시 바로 발송부터 시작했으나, 사전 검수에 미흡함이 있었던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추가 생산 예정이던 2월 생산분까지도 사전 차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후에는 품질 관리에 더욱 온 힘을 다해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베맘 젖병세척기 균열 현상에 대한 사과문 /자료제공=소베맘
소베맘 젖병세척기 균열 현상에 대한 사과문 /자료제공=소베맘

같은 시기 유사한 제품인 ‘소베맘 젖병세척기’를 생산한 제이든앤인터내셔널도 사과문을 발표했다. 해당 회사는 자사 제품 하단 선반에서 균열 현상이 발생한 점을 확인했으며, 품질 이상이 발생한 생산분의 배합 비율을 전면 재검토하고 생산 공정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제이든앤인터내셔널 이정호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문제가 된 제품은 상반기 생산된 일부 선반 제품에 한하며, 이후 생산분은 품질 검수 결과 이상이 없었다”며 “앞으로는 매월 공장 품질 점검과 함께 소비자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2025년 1~4월 사이 ‘소베맘 젖병세척기’를 구매한 고객 중 제품 이상을 경험한 이들에 대해서는 빠른 환불 처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부품 사출 불량 인정했지만··· '제품 회수 후 환불'에 소비자 불신 커져

오르테측이 무상 새제품 교환을 위한 조건으로 제품 회수를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자료제공=오르테·소베맘 젖병세척기 피해자 모임
오르테측이 무상 새제품 교환을 위한 조건으로 제품 회수를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자료제공=오르테·소베맘 젖병세척기 피해자 모임

문제가 발생한 제품을 판매한 양사 모두 내부 부품 사출 공정에서 결함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환불 및 교환에 나섰지만, ‘제품 회수 후 환불’이라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증거를 없애려는 조치 아니냐”는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피해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제품을 회수한 뒤 증상이 없다는 식의 판단이 내려질까 봐 보내지 않겠다는 소비자가 많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들은 환불 조건 자체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기업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대체 제품으로 언급된 ‘소베맘 젖병세척기’에 대해서도 환불 정책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제조사 측은 2025년 1~4월 구매 제품에 한해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나, 시리얼 번호나 제조일자와 무관하게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비자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세척 후 남은 물에서 회색 미세 가루가 계속 나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으며, 이 잔여물이 젖병, 젖꼭지, 치발기 등에 남은 채 아기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하게 파손된 젖병세척기 내부 /사진제공=오르테·소베맘 젖병세척기 피해자 모임

오르테와 소베맘 젖병세척기의 내부 부품이 동일한 제조사에서 납품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양사 모두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밝힌 채 자세한 설명은 내놓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은 단순한 환불을 넘어 실질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플라스틱 가루가 섞인 물로 세척한 젖병과 용품을 아이가 사용해왔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세척기에 넣었던 모든 유아용품을 교체할 수 있도록 보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소비자는 “미세한 가루가 아이 입으로 들어갔을 걸 생각하면 끔찍하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이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르테와 소베맘 업체 측은 “자사의 입장은 모두 사과문에 담겨 있으며, 피해자들 환불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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