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대체할 업사이클링 원료··· 뷰티 산업 지속가능성 찾아야
[환경일보] 우리는 매일 화장품을 사용한다. 누군가는 립스틱이나 섀도우 같은 색조 화장품을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선크림, 클렌징폼, 스크럽 등 기초 케어 제품도 모두 화장품의 범주에 포함된다. 결국 화장품은 남녀를 불문하고 일상 속 필수품이 됐다.
일상의 예쁨, 그 이면의 불편한 진실
그런데 이러한 화장품이 지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반짝이는 립글로스, 미세한 펄감의 선크림 등 우리의 화장대 위 제품들에는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고급스러운 외관을 위한 복합 소재 용기는 재활용도 어렵다. 이런 현실 속에서 ‘예뻐지기 위한 선택’이 결국 지구를 병들게 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화장품 산업도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그 해답 중 하나가 바로 식물 유래 업사이클링 원료다. 버려지는 식물성 부산물이나 못난이 농산물을 새로운 화장품 원료로 활용하는 시도는,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제품의 기능적 가치까지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물 기반 업사이클링이 제시하는 새로운 방향
아름다움을 위한 산업이 지구를 병들게 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여성환경연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외 화장품 중 약 2만8500여 종에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세안 과정에서 하수로 흘러 들어가 해양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주요 오염원이 된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미세플라스틱을 명확히 규제하는 제도가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 업체는 셀룰로오스, 소금, 설탕 등 천연 입자를 대체재로 개발 중이며, 또 다른 업체는 호두껍질과 같은 식물성 스크럽 성분을 활용해 자연 유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의 노력이 늘고 있지만, 제도적 기반과 소비자의 인식 변화 없이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 특히 기능적 대체 가능성, 안정성과 보존성 등 화장품 특유의 기술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과학적 연구와 인증 시스템이 병행돼야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업사이클링 기술은 더욱 주목받는다. 업사이클링은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버려질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창의적 생산 방식이다. 화장품 업계는 이 기술을 식물 기반 자원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모양이 비정상적이거나 상처가 있는 못난이 농산물을 원료로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 특정 유효 성분만을 추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서 식물체 전체를 첨가할 수 있는 식물체 연화 기술이 개발되며 기능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제품의 기능성’과 ‘시각적 만족’, 그리고 ‘친환경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하이브리드 솔루션이 될 수 있다. 또한, 클린뷰티와 비건뷰티 시장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닌다. 나아가 업사이클링은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와 만나면서, 지속 가능한 화장품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 가치를 담은 브랜드 경험으로 소비자에게 각인된다.

진짜 아름다움은 지구와 함께 가야
결국 뷰티 산업의 지속가능성은 단순히 ‘예쁜 제품’을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술, 윤리, 소비 인식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이 완성된다. 식물 유래 원료와 업사이클링 기술은 미세플라스틱 문제, 자원 낭비, 폐기물 처리라는 화장품 산업의 구조적 문제에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기능적 대체의 한계나 안정성, 제도적 미비, 소비자 인식 부족이라는 과제도 존재한다. 그러나 미래를 위한 중요한 변화임에는 틀림없다. 우리는 더 이상 지구를 망치면서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는 없다. 현재 식물은 우리에게 더 나은 방향을 가리켜 주고 있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조재경 guyparm1472@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