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 사상 첫 가자시티 기근 진단··· 22개월 분쟁 속 50만 명 굶주림·궁핍 직면

[환경일보] 국제구조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 IRC, 한국 대표: 이은영)는 지난 22일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가 사상 처음으로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 기근을 진단한 데 대해 깊은 충격과 우려를 표하며, 기근은 더 이상 다가올 위협이 아니라 이미 현실로 나타난 참혹한 상황이라 강조했다. 국제구조위원회는 인구 전반에 걸쳐 치명적인 기아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만큼, 국제사회의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IPC 발표에 따르면, 가자시티는 식량 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 판정의 세 가지 기준인 인구의 최소 20%가 극심한 식량 부족 상태, 5세 미만 어린이의 급성 영양실조율 30% 초과, 인구 1만 명당 하루 2명 이상이 굶주림·영양실조·질병으로 사망을 모두 초과했다. IPC는 가자시티에서 22개월째 이어지는 분쟁으로 이미 50만 명 이상이 굶주림, 궁핍, 죽음에 직면했으며,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오는 9월 말까지 기근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국제구조위원회는 국제사회에 모든 국경 검문소 즉시 개방, 가자지구 전역(특히 북부)으로의 안전하고 지속적인 인도적 접근 보장, 항구적 휴전을 통한 민간인 보호 및 인질 석방 등 긴급 조치를 촉구했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국제구조위원회 총재는 “IPC의 이번 발표는 민간인 보호와 국제인도법 준수 실패를 보여주는 참혹한 증거”라며, “지금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인도적 접근과 휴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많은 생명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희생될 것이며, 이는 자연재해가 아닌 충분히 예방 가능한 인재”라고 강조했다.
이은영 국제구조위원회 한국 대표는 “국제구조위원회는 현지 및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긴급 대응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지만, 국제사회의 결단과 적극적 개입 없이는 이번 참사를 막아낼 수 없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조치가 아니라 도덕적 책무이며, 민간인을 보호하고 위기를 근본적으로 완화할 실질적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자 보건부는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289명이 굶주림과 극심한 영양실조로 사망했으며, 이 중 115명이 어린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최근 3주간 발생해 기근의 확산세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