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노동자·농민·시민단체 참여… 6대 요구안 발표
탈핵·탈화석, 농민 생존권, 먹거리 기본권 보장 등 제시

8월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927 기후정의행진 선포식이 열렸다. /사진제공=927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8월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927 기후정의행진 선포식이 열렸다. /사진제공=927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환경일보] 8월 28일 오전 10시 광화문 광장에서 927 기후정의행진 선포식이 개최됐다. 이번 선포식에는 기후부정의와 싸우는 청년, 노동자, 농민, 시민 등 약 100명의 시민이 참여해 올해 기후정의행진의 의미와 참여 이유를 밝혔다. 올해 기후정의행진에서는 수만 명의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재난을 멈추고 기후정의를 위한 전면적인 사회 변화를 요구할 계획이다.

참고로 올해 기후정의행진은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라는 슬로건을 채택했으며, ▷기후정의에 입각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전환 계획 수립 ▷탈핵·탈화석연료,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성장과 대기업을 위한 반도체·AI 산업 육성 재검토 및 생태계 파괴 사업 중단 ▷모든 생명의 존엄과 기본권 보장 및 사회공공성 강화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및 먹거리 기본권 수립 ▷전쟁과 학살 종식,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 수출 중단 등 6대 요구와 세부 요구를 제시했다.

선포식은 927 기후정의행진 은혜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올해 행진의 의미와 개요를 밝힌 황인철 집행위원장은 “기후대중행동을 시작한 지 벌써 7년이 흘렀지만, 정부나 국회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모습은 여전하다”고 지적하며, “올해 기후정의행진은 지난겨울 민주주의를 향해 싸웠던 빛의 광장 정신을 이으려고 한다”고 의미를 되짚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를 넘어선 모두가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을 향한 광장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927 기후정의행진 청년학생참가단 신혜슬씨는 최근 구미시 건설 현장의 베트남 이주노동자의 폭염 사망을 언급하며, “일용직 물류센터 노동과 열악한 주거 환경은 사실 많은 청년들이 처한 삶의 현실이자 기후위기의 단면”임을 지적했다.

이어 신씨는 “청년은 기후위기를 직면한 당사자이자 기후정의 실천의 주체”임을 밝히며, “올해 행진이 수많은 광장의 목소리를 하나로 연결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8월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927 기후정의행진 선포식이 열렸다. /사진제공=927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8월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927 기후정의행진 선포식이 열렸다. /사진제공=927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기후정의에 반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신공항 사업에 반대하는 가덕도신공항 반대시민행동 김현욱 집행위원도 발언을 이어갔다. 김현욱 집행위원은 “신공항은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막대한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명백하게 기후정의에 반하는 사업”이라고 지적하며, “가덕도뿐만 아니라 새만금,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추진되는 무분별한 신공항 건설에 맞서고,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방식에 분명히 ‘아니오’라고 외치기 위해 행진에 참여한다”고 이유를 제시했다.

정의로운 전환과 공공재생에너지를 요구하는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직연대의 이태성 집행위원장은 “발전노동자들은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노동을 거부하고, 새로운 희망인 공공재생에너지의 첫 단추를 끼웠다”며, “노동자도, 지역주민도, 우리도 모두 안전하고 행복해지는 공공재생에너지 실현을 위해 기후정의행진에서 싸우겠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기후위기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농민을 대표해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의 정영이 회장은 “아무리 온 정성을 다해 농사지어도 극한 폭우와 폭염, 가뭄으로 쑥대밭이 돼 버리는 논밭에 농민들은 골병과 속병을 앓고 있다”며, “기후재난으로 생산권도, 먹거리 접근권도 무너지는 세상은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식량주권을 실현해 농민에게는 먹거리 생산권을, 소비자에게는 먹거리 접근권을 보장하는 세상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끝으로 927 기후정의행진의 민정희 조직팀장은 “올해는 서울 이외에도 대구, 대전, 부산, 안동, 제주, 충북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와 행진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기후재난으로부터 안전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난겨울 민주주의를 위해 힘을 모았던 것처럼, 시민들의 결집된 힘이 필요하다”며 참여를 호소했다.

8월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927 기후정의행진 선포식이 열렸다. /사진제공=927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8월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927 기후정의행진 선포식이 열렸다. /사진제공=927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참가자 발언 이후 기자회견문 낭독이 이어졌으며, 선포식 후에는 서울 시내 곳곳에 포스터를 부착하는 ‘포스터 공동행동’도 같이 진행됐다.

927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힘은 우리 시민들에게 있다”며, “향후 광범위한 시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우리동네 거점공간’ 마련, 대중교통시설의 포스터 행동, 주요 요구안과 연계된 사전행동 조직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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