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붕괴 시대, 정의로운 생존의 최전선이 된 우리 식탁”
식품 시스템 착취, 차별, 기후위기까지··· 공존의 길 제시

신간 ‘정의로운 식탁’ 표지 /자료제공=착한책가게
신간 ‘정의로운 식탁’ 표지 /자료제공=착한책가게

[환경일보] 지금의 밥상은 단순한 식습관의 결과물이 아니라, 자본과 권력이 얽힌 구조적 문제의 산물이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음식 뒤에는 보이지 않는 노동 착취와 생태 파괴, 그리고 차별이 깊이 숨어 있다. 신간 ‘정의로운 식탁’은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먹는 행위가 곧 사회정의와 기후정의의 문제임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지금의 식품 시스템은 비인간동물을 거리낌 없이 상품화하고 있는데 이는 땅과 사람의 상품화와 매우 밀접하게 얽혀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드러내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신간 ‘정의로운 식탁’(지음 트레이시 해리스·테리 깁스 지음, 옮김 번역협동조합, 출판 착한책가게)은 우리의 먹는 행위를 둘러싼 계급, 인종, 성, 종 차별의 불편한 진실을 하나하나 들춰낸다. 그러면서 착취와 폭력, 생태 파괴의 주범인 글로벌 식품 시스템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한다. 특히 자본주의 이윤 중심 경제가 육류산업 노동자에게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사회 구조와 인간 심리 양 측면에서 분석한 점이나 비인간동물의 노동과 저항, 착취에 우리의 주의를 돌리게 하는 점은 매우 새로운 접근이다.

이 책은 음식정의 문제가 다른 모든 사회정의 투쟁과 연결돼 있으며, 생물다양성 파괴, 종의 대량 절멸, 기후변화와도 직접 관련이 있다고 밝힌다. 근본적이고 새로운 접근을 통해 복합적으로 다가온 생존의 위기를 파헤치면서 음식정의와 온정어린 식품 시스템이 어떠한 것인지, 이 시스템이 세계적으로 어떻게 구성되며 희망을 일구고 있는지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 대한 날 선 비판을 늦추지 않지만 인간과 비인간동물에 대한 따뜻하고 정겨운 시선을 한시도 거두지 않는 가운데 인간이 자연과 다른 종들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 희망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기후위기 시대에 “음식정의는 어떻게 사회정의와 기후정의와 연결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깊은 고민과 포용적 성찰을 담고 있다. 특히 ‘비인간동물’에 대한 다정하고 따뜻한 시선에서 살아있는 모든 생명에 대한 존중과 연민을 읽을 수 있다.

저자들은 “음식정의를 이루려면 정의로운 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토지, 인간, 비인간동물에 대한 구조적 폭력을 시작으로 식품 시스템, 동물산업복합체, 기후붕괴와 민주주의의 제반 이슈들로 논의를 확대해 나간다. 그리고 온정적 식품 시스템과 긍정적 변화의 방향에 대한 제언으로 논의를 마무리한다. 이 책은 현대 식품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가진 독자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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