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인하, 외환시장 부담 경감, 대미 수출 불확실성 완화 효과 기대

11월 1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 서명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는 김정관 장관 /사진제공=산업통상부 
11월 1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 서명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는 김정관 장관 /사진제공=산업통상부 

[환경일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함께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운용에 대한 세부 내용을 합의하고, 지난 14일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는 지난 7월 30일 한미 관세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룬 후 약 3개월 반 만의 성과다.

이번 전략적 투자는 총 2000억 달러의 투자와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협력투자로 구성된다. 투자사업은 미국 대통령이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며, 한국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인 협의위원회와 사전 협의를 거쳐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사업만 추진된다. 투자 대상은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등 양국의 경제 및 국가안보 이익을 증진할 분야로 한정된다.

사업 선정은 2029년 1월까지 이뤄지며, 자금 납입은 사업 진척도에 따라 연간 최대 200억 달러 한도로 이뤄진다. 외환시장 불안을 고려해 납입 시기나 규모 조정도 가능하며, 미국은 토지 임대, 용수·전력 공급, 구매계약 주선 및 규제 절차 신속화 등에 협조하기로 했다.

투자 구조는 ‘투자 SPV(특수목적법인)’가 개별 프로젝트 SPV를 통합 관리하는 우산형 구조로,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의 수익으로 보전이 가능한 리스크 분산 구조를 갖췄다. 수익 배분은 원리금 상환 전에는 한미 각각 50%이며, 상환 이후에는 한국 10%, 미국 90%로 조정된다. 20년 내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수익 배분 비율 조정도 가능하다. 이자율은 미국 국채 20년물 고정금리를 기준으로 하며, 스프레드 상한은 미일 간 합의 기준보다 30bp 높은 수준으로 설정된다.

미국은 프로젝트 추진 시 한국 기업을 우선 선정하며, 가능할 경우 한국이 추천한 프로젝트 매니저도 우선 채용한다. 투자 이행 중 분쟁 발생 시 양국 협의위원회를 통해 우호적으로 해결한다.

조선협력투자는 미국 투자위원회가 승인한 사업에 대해 한국 정부가 보증, 선박금융 등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투자에 대한 수익은 전액 우리 기업에 귀속된다.

투자 재원은 특별법을 통해 설립될 특별기금이 담당한다. 외환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화자산 운용수익 활용, 외화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하며, 외환시장 직접 매입은 지양할 계획이다. 현재 특별법 제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번 MOU 서명과 함께 미국은 우리 측 요구를 반영해 자동차·부품, 목재제품, 의약품 등에 대한 232조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반도체는 대만과 동일한 수준의 조건을 부여했다. 특정 항공기·부품 및 관련 철강·알루미늄·구리에 대한 관세는 전면 면제하며, 제네릭 의약품, 일부 천연자원 등 전략품목도 상호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된다.

관세 인하 적용 시점은 자동차·부품 관세의 경우 MOU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자로 소급 적용되며, 목재제품과 항공기 부품 관련 관세는 MOU 서명일부터 발효된다. 제네릭 의약품과 전략품목의 관세 면제는 연내 개최 예정인 한미 FTA 공동위원회 합의 시점부터 적용된다. 미국 측은 관련 내용을 조만간 연방관보에 게재할 예정이다.

한국과 미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MOU를 체결하고 관세 인하를 병행함으로써 수출 불확실성 완화와 우리 기업의 대미 진출 기반 강화를 동시에 이뤄냈다고 산업통상부가 밝혔다. /사진=환경일보DB
한국과 미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MOU를 체결하고 관세 인하를 병행함으로써 수출 불확실성 완화와 우리 기업의 대미 진출 기반 강화를 동시에 이뤄냈다고 산업통상부가 밝혔다. /사진=환경일보DB

이번 합의는 우리 대미 수출과 경제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상업적 합리성을 고려한 투자 구조로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였으며,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기반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정관 장관은 “이번 협상에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리며, 원팀으로 함께한 기업인들, 관계부처와 한국은행에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3500억 달러의 전략적 투자가 국익에 부합하도록 후속 절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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