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으로 큰 수주 얻을 수 있는 기회
BTL 하수관거시설사업이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하수관거 사업이라는 얘기도 있고, 우리가 선진화되는 최초의 사업이라고도 한다. 영문 이니셜로 조합된 말에 덜 익숙한 사람에게는 좀 낯설고 개념이 바로 와닿지 않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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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용을 보면 별로 복잡한 개념도 아니다. 즉 민간선투자시설에 대해 정부 후납 방식인 예전에 흔히 쓰던 채무부담 공사와 같다. 다만 그 채무이행이 20년이라는 장기간을 두고 이행하고, 또 관청이 직접 설계하는 대신 턴기방식과 같이 민간사업제안자가 설계제안서를 내는 형식을 취하는 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정확히 표현하면 민간투자자가 자기 돈으로 지어(Built), 시설의 원소유주에게 쓰도록 넘겨주되(Transfer), 일정 기간 동안 임대비를 받는 것이다. 이는 민간인 사이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형태다. 즉 현금이 없는 토지주가 건물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에게 건물을 짓도록 하고, 그 건물 건축비를 20년간 세들어 사는 식으로 갚아나가는 형태의 사업방식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몇 가지 특이한 세부내용들이 있다. 첫째, 민간이 주도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공사비를 제시하는 형태다. 둘째, 공사비가 선정 요인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50% 이상). 셋째, 하수관거사업의 공사비는 기술능력의 정도에 따라 현저하게 차이를 낼 수 있다. 넷째, 그 사업이 끝난 후 20년간 유지·관리 업무도 민간투자자가 제시한 방법에 따라 민간투자자가 책임지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엉터리 싸구려 계획이 아닌 확실한 계획과 확실한 시공을 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민간투자자가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한 이유는 새로운 민간 창의력을 활용해 투자효율을 높이기 위해서고, 민간투자 제안자가 하수관거를 향후 20년간 유지·관리하도록 한 것 역시 투자의 효율 이외에 유지관리의 효율성에 있어서도 확실한 보장을 받기 위한 방법이다. 즉 BTL사업자 선정 배점은 건설계획과 운영계획의 공익성, 정부지급비용을 적절히 배분한 점수를 놓고 자유제안을 통한 경쟁으로 제1순위 우선 협상자를 선정하는 방법이다.
그 평가방법에 대한 세부기준도 자세히 공개되고 있어 기술적으로 기능을 유지하되 가격이 가장 저렴한 경우에는 틀림없이 성공적으로 사업선정자가 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항간에는 보는 사람의 시각과 입장에서 다소 불만스러운 얘기도 있을 수 있다. 즉, 가격점수비율을 상대적으로 너무 높게 책정해 자칫하면 부실계획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나 혹은 너무 정부계획자체가 졸속이라 잘못하면 사업제안자가 큰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하는 불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BTL하수관거 사업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관주도형의 건설 사업에만 익숙한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BTL사업 방법은 국가적으로는 필요한 공공시설을 국가 예산 없이 앞당겨 공급할 수 있고, 국민들에게는 시설편익을 주며 민간창의를 활용할 수 있고, 가장 경제적인 정부재정을 투입하면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한 민간사업자의 입장에서 볼 때도 사업자선정 배점기준을 자세히 보면 누구든지 저렴하게 목적물을 달성할 수 있도록 계획하면 틀림없이 사업선정자가 될 수 있도록 제도화 한 것으로 참으로 대단히 놀랄 만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을 자세히 이해하지 않고 걱정하는 회사들이 많고, 이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이 BTL하수관거 사업은 하수관거 계획기술이 뛰어난 기술자의 자문을 받아 사업을 계획하고 하수관로를 설계하며 공사방법을 선택하면 틀림없이 가장 낮은 가격으로 제안서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기술력으로 큰 사업기회를 얻을 수 있는 최상의 건설공사 수주 기회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건설회사는 막연한 수주 영업활동을 하느라 수많은 시간과 인력을 소모할 것이 아니라 기술력을 개발하거나 기술력 있는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 좋은 계획을 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국가에도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건설회사에도 틀림없이 좋은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