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가까운 환경 제공한다더니··· 돈벌이 위해 야만적인 ‘돌고래 타기’ 강행

[환경일보] 돌고래 타기 프로그램으로 동물학대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거제씨월드가 ‘트레이너와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돌고래의 다양한 욕구가 충족되고 있기 때문에 계속 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에 동물단체들은 “돌고래에 성인 남성이 올라타고 춤을 추는 행위가 돌고래와의 교감이라니 참으로 뻔뻔하고 황당한 변명”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동물학대 뿐 아니라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는 돌고래 폐사는 더 큰 문제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이 낙동강유역환경청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거제씨월드에서는 2014년 개장 이후 현재까지 모두 9마리의 큰돌고래가 폐사한 것이 확인됐다.

2017년까지 6마리가 죽은데 이어 2018년 1마리, 2019년 2마리의 폐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19년 8월2일과 8월8일 각각 사망한 큰돌고래 두 마리는 만성신부전증이라는 신장질환으로 사망했고, 2018년 9월4일 사망한 큰돌고래는 급성패혈증이 폐사원인으로 드러났다.

거제씨월드는 ‘트레이너와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돌고래의 다양한 욕구가 충족되고 있기 때문에 계속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제공=핫핑크돌핀스>

이에 따라 거제씨월드가 주장하는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제공하고 지침을 철저히 지키면서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물단체들은 “거제씨월드에서 동물학대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도대체 그곳의 돌고래들은 왜 매년 1마리 이상씩 죽어나가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돌고래 학대시설 거제씨월드는 유럽해양포유동물협회 큰돌고래 사육에 대한 표준지침에 따라 수조가 설계됐다고 밝혔으나, 해당 지침에서는 큰돌고래를 최대 6마리까지만 수조에서 사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핫핑크돌고래에 따르면 거제씨월드는 이런 지침을 위반해 애초 16마리의 큰돌고래를 사육했다. 지침과 규정을 위반한 시설에서 사육하다가 큰돌고래 9마리가 폐사했으며 현재도 7마리 큰돌고래가 거제씨월드 수조에서 사육되고 있다.

게다가 이 돌고래들은 잔인한 돌고래 포획으로 유명한 일본 다이지 마을에서 수입했다. 일본 다이지 마을은 다큐멘터리 영화에 등장할 정도로 잔인한 포획 방식으로 전 세계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곳이다.

전 세계적인 비판에도 일본 정부는 ‘전통문화’라며 감싸기 급급한 상황이고, 고래고기 수요가 감소하자 학교 급식에도 고래고기를 포함시키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매년 야만적인 돌고래 학살을 자행하는 일본의 돌고래를 수입한다는 것 자체가 일본의 돌고래 학살을 방조하고 용인하며 동참하는 것”이라며 “그런 살육 시설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기적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본 다이지에서는 어미를 사냥해 그 울음소리로 새끼를 유인해 사로잡는다. 이렇게 잡은 새끼 돌고래를 수족관 시설 등에 판매한다. 바닷물이 시뻘겋게 물든 이유는 돌고래가 흘린 피 때문이다. <2009년 오스카상을 받은 다큐멘터리 영화 ‘더 코브:슬픈 돌고래의 진실’ 캡처>

또한 거제씨월드는 5-Freedom이라는 지침서를 철저히 지키며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 지침은 사육동물이 질병이나 고통,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정해놓고 있다.

그런데 거제씨월드의 사육 고래들은 보드타기, 키스, 허그, 스위밍 등 인간과의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강요받으며 지극히 불편한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

한편 거제시청은 8000㎡(약 2500평)에 달하는 넓은 시유지를 거제씨월드에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18년간 무상 운영을 보장하면서, 거제씨월드가 연간 27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발표했다.

그러나 핫핑크돌핀스가 거제씨월드의 재무제표를 확인한 결과 2019년 6억7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이 확인됐으며, 앞으로 동물학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 영업손실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핫핑크돌핀스는 “거제시청은 시민의 피 같은 세금을 동물학대 시설 유지에 들이붓는 잘못된 행정을 즉각 중단하고 시민들에게 겸손하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행정권을 발동해 돌고래 폐사를 가속화하는 보드타기와 인간과의 모든 접촉 체험 프로그램을 지금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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