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
커피박 자원순환 확대 세미나··· 합성원료 없는 목재데크 등 기술 활용
커피 수요 증가, 지자체·기업 재자원화 노력··· 수거·운송 제도 개선 필요

[코엑스=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원두에서 커피로 사용되는 양은 0.2g이다. 나머지는 생활폐기물로 종량제 봉투에 담겨 매립·소각된다. 커피 찌꺼기(이하 커피박) 1톤당 발생하는 CO₂는 약 187kg이다. 자동차 1만여대가 1년간 배출하는 CO₂ 양과 비슷하다. 국내 커피 수입량은 2015년 13.8만톤에서 지난해 19만톤까지 증가했다. 커피박 연간 처리 비용은 150억원이다. 반면 효율적인 커피박 처리 방안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2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 부대행사로 삼성동 코엑스 ESG포럼 컨퍼런스장에서 9일 열린 ‘커피박 자원순환 확대 세미나’에서는 사회문제로 떠오른 커피박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순환자원으로 인정, 활용 범위 확대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배영균 환경부 자원순환국 생활폐기물과 사무관은 올해 5월 시행된 ‘커피박 순환자원 인정요건 완화 및 절차 간소화’에 대해 설명했다. 정책 시행 전 커피박 자원화는 커피음료 공장 등 사업장폐기물을 배출하는 곳에서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커피전문점도 커피박을 순환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배 사무관은 “커피박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배출자 부담을 더욱 낮춰야 한다”며 “수거·회수 방법의 다양화 및 편리성 제고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배 사무관은 “커피박 수거·회수 방법의 다양화 및 편리성 높힐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커피박 재활용 기술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재활용환경성평가 절차 완화, 재활용기술 개발 연구 지원, 재활용 유형 확대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정부는 커피박 활용기준 규제 개혁 요청에 따라 올해 1월 커피박을 활용한 목재생산 등을 국무조정실 10대 규제개혁 혁신사례로 포함시켰다.
종량제 봉투에 담겨 배출되거나 수집운반 및 재활용업자에게 공급되던 커피박이 순환자원으로 인정되면서 커피박 활용이 커피 비료, 연료에서 목재성형제품으로 확대됐다.

최명환 인천광역시 자원순환정책과 팀장은 이어진 정책 발표에서 커피박 재자원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전제 조건으로 ‘안정적 수거 체계 확립’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최 팀장은 “기존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매립되던 시스템을 민관협력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집, 운반, 보관해 재자원화율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커피전문점 참여를 확대하고 그동안 타 지자체에서 어려움으로 지적한 수집운반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커피박 최소 배출량 기준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 커피전문점 수는 2020년 2842개소에서 올해 4247개소까지 늘었다. 커피박 발생량은 연 3822톤으로 폐기물 처리비용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커피박 재자원화에 나서고 있는 인천시는 커피박 연필, 화분, 벽돌, 목재데크 등 인천만의 차별화된 커피박 재활용 사업을 지속 발굴하는 동시에 커피박 재활용 전문가 양성과 예비 창업자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국내 배출 모든 커피박 탄소 배출량 제로 목표”
환경부와 인천시 커피박 자원순환 활용 정책·제도 개선 발표에 이어 ‘커피박 자원순환 사회 구축 활성화’을 주제로 연단에 오른 이만재 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순환 이사장은 수거부터 유분제거, 건조(함수율 15% 이하), 원료화 등의 생산공정에서 탄소 발생 제로를 목표로 하는 ‘커피박 팰릿 제조 및 커피데크 제작 기술’을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공원용 데크와 벤치, 매장 내외 마감재, 공공시설 바닥재 등 국내 커피박 배출 전량을 소비할 만큼의 소비시장이 있음에도 “산재된 매장에서 적은 양의 커피박을 수거하기 위해 높은 처리비용과 많은 시간 사용을 감내해야 했다”며 커피박 재활용 사업 육성을 위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자원과순환은 커피박 수거, 소비시장 구축, 제품 개발 등 각기 전문성을 가진 업체들이 모여 결성된 협동조합이다.
이 이사장은 “국내에서 배출되는 모든 커피박을 재활용해 커피박 탄소 배출량을 제로화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커피박 재활용 대표업체 ㈜동하
이 이사장은 경기도 포천시 소재 ㈜동하를 커피박 재활용 대표업체로 소개했다. 동하에서 생산하는 커피박 합성목재는 2021년 커피박 재활용 가능 품목으로 등재됐다. 커피박 합성목재는 산림청 승인이 필요한 제품으로 동하 1개 업체만 승인된 상태다.
동하 ‘목재 플라스틱 복합재 제조 및 데크’ 기술은 산림청으로부터 목재제품 신기술로 지정 받았다. 커피박(20% 이상)과 목분(51% 이상)을 혼합해 제조한 목재 플라스틱 복합재 제조기술과 각관을 감싸는 안전클립을 활용한 데크 체결 기술로 내구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하 커피박 합성목재는 철거·폐기 시 전량 그대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ESG 친환경대전’에서 부스를 마련해 참관객에 제품을 소개한 동하는 올해 5월 자원순환성 향상, 유해물질 감소 기술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표지 사용을 인증받았다.

커피박 재활용 대표업체로 세미나 발표에 나선 동하의 오상열 부대표는 “건축 목재로 활용되는 수입 목분을 커피박 합성목분이 대체하고 처리비용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커피박 합성목분으로 만든 목재는 공원용 데크와 벤치, 마감재, 공공시설 바닥재에 쓰일 수 있어 큰 소비시장이 형성돼 있음을 강조했다.
동하의 커피박 데크는 커피박 속의 천연토코페롤, 지방산 등을 활용해 유해화학첨가제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제품이다. 커피박은 로스팅으로 탄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온도변화가 많은 외부환경에 내후성이 좋다.
동하 커피데크 기술력은 강원도 춘천시 카페, 낙동강 자전거도로, 한국민속촌, 포천, 하남시 공원 현장 등에서 적용 중이다.

지난해 동하는 300톤의 커피박을 사용했다. 황재순 대표는 “내년에는 커피박 사용을 500톤으로 늘릴 계획으로 올해 10월 조경시설물 설치공사업 면허를 취득하고 지자체에서 필요한 조경, 시설물을 조달하고, 각재뿐 아니라 건축자재 용도로 쓰는 합판생산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