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환경동아리연합회의, ‘대학 탄소중립 간담회’ 개최
‘기후위기 시대 대학의 역할: 탄소중립과 그 너머’ 주제로 토론 진행

[서울대=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서울대학교는 지난 8월 폭우로 인한 침수로 중앙도서관 장서 10만 권이 훼손되고, 연구자료 관련 1TB의 데이터 손실 등 기후재난으로 302억원에 달하는 유·무형의 큰 피해를 봤다.
서울대 총학생회·환경동아리연합회의는 이러한 기후위기 시대 대학의 역할을 찾기 위해 ‘기후위기 시대 대학의 역할: 탄소중립과 그 너머’를 주제로 대학 탄소중립 간담회를 14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개최했다.
환경에 관심 있는 교수, 학부생, 대학원생들이 참여해 주제별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본 간담회에 앞서 축사를 전한 김호 서울대 지속가능발전연구소 소장은 현대과학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이 지금 지식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오늘 주제와 관련된 탄소중립은 굉장히 중요한 의제임에도 불구하고 대학 본부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에서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대학 운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목소리를 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과 대학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 발제에 나섰다.
홍 교수는 “대한민국은 현재 93%의 1차 에너지를 수입하고, 한국전력은 30조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는 사회와 경제에 엄청난 파급력을 미칠 수 있는 기후변화 문제에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대학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크게 교육, 연구, 사회참여, 탄소중립 4가지다. 하지만 학생들이 제안하는 아이디어들은 하나도 실현되고 있지 않다”며 “여러분들이 한국 사회의 중추가 돼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학가 탄소중립 실현, 학생들의 관심·목소리 더 키워야”
친환경적 선택지 부족··· 채식 식단 등 학교 내 다양한 선택권 필요

‘탄소중립을 위한 국내외 대학의 노력, 사례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하지훈 서울대 환경대학원(박사과정) 학생은 하버드 대학교 사례를 예로 들어 학생들의 목소리가 환경에 미친 영향을 제시했다.
그는 “2021년 하버드 대학교 재학생과 동문이 49조원에 달하는 대학 기금을 통한 화석연료 관련 사업 투자 중단을 선언하게 했다”며 “그들의 목소리로 만든 투자 중단은 학교 내에서의 탄소중립을 넘어 기후변화와 관련된 연구·교육을 선도한다는 것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채림 서울대 환경동아리연합회의 의장은 현재 서울대학교에는 친환경적 선택지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윤 의장은 ‘학생들의 관점에서 본 대학 탄소중립의 필요성 및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학교에 바라는 점으로 “이면지로 인쇄하기, 채식식단 선택 등 친환경적 선택지가 더 많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선택에 책임을 지는 주체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 내 선택권들을 많이 추가·보장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