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발암물질, 타이어 미세먼지 규제하는 유로7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경훈

[환경일보] 영국 통계청이 공개한 1970~2021년 연간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발생량에 따르면, 도로·교통 부문 내 대기오염 물질 발생원 1위는 52%를 차지한 ‘타이어 마모’다. 타이어 마모로 발생한 미세 입자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벤조티아졸, 납과 같은 중금속이 포함된 독성 화학물질이다.

타이어 마모 잡는 유로7

2025년부터 시행될 유로7은 유로6에는 없었던 타이어 미세플라스틱, 브레이크 입자 배출 등 기준을 강화하거나 추가한다. 또한 실주행 도로 시험을 주행 온도와 고도를 높여 엄격히 시행하고 배기계통 부품의 내구성 또한 이전 대비 2배 강화한다.

기존에 있었던 유로6에서 타이어 마모를 규제하지 않았다가, 유로7부터 본격적으로 규제하는 배경에는 ‘전기차’가 있다.

대부분 시판용 전기차의 경우 오로지 대용량의 배터리팩에 의존하는 BEV(Battery Electric Vehicle, 배터리식 전기차)들이다. BEV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훨씬 단순한 구조로 인해 기술적인 허들이 낮고, 내부 공간 확보 면에서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대로 진행시켜 ‘유로7’
전기차 판매량 급증, 전기차 타이어 마모 심해

세계 주요 민간 기업의 전기차 산업 투자 현황  /자료출처=IEA
세계 주요 민간 기업의 전기차 산업 투자 현황  /자료출처=IEA

이런 장점과 탄소중립에 맞는 전기자동차의 판매량은 2022년에 1000만 대를 초과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이미 2023년 1분기 동안 전기차 230만 대 이상이 판매됐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이상 높은 수준이다. 민간투자 또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에 세계 전기차 산업에 대한 투자는 총 4250억 달러로 2021년 대비 50% 증가했으며, 이 중 90%가 민간투자였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으로 전기차는 배터리팩으로 인해 같은 체급의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100~300kg 이상 무겁다는 것이다. 이는 브레이크 시스템과 타이어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해지는 결과로 이어져 많은 비배기가스를 유발한다.

탄소중립연구소 모빌리티동력연구실 이석환 박사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전기자동차의 비배기가스로 인한 미세먼지 배출은 가솔린과 디젤 차량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따라서 전기차 시대에 진입한 인류는 전기차의 비배기가스를 잡아야 한다는 목표로 유로7을 시행한다.

전기차의 비배기가스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많다.  /자료출처=한국기계연구원
전기차의 비배기가스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많다.  /자료출처=한국기계연구원

결국 유로7··· 아무 의미 없다
전기차 가격 상승하고 효과 미비

체코에 기반을 둔 폭스바겐그룹 산하 스코다는 유로7이 시행되면 부득이하게 3000명을 감원하고, 가격 인상에 따라 소형차는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규제를 충족하면 평균 차 값이 올라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 부담으로 연결되고 자동차 업계의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한다.

또한 유로 자동차제작자협회(ACEA)가 올해 초에 공개한 ‘대한 유로7의 영향 분석’에 따르면, 현행 규제(유로6)를 유지할 경우 2020년 대비 87.9% 감축할 수 있지만, 유로7을 시행하더라도 감축량이 90.6%까지 늘어난다. 전기차 업계에 가해진 부담에 비해 감축량이 2.7%라는 수치는 너무나도 작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내마모성이 높고 순간적인 탄력을 버티는 강한 타이어가 쓰인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내마모성이 높고 순간적인 탄력을 버티는 강한 타이어가 쓰인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도기를 버텨라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내마모성이 높고 순간적인 탄력을 버티는 강한 타이어가 쓰인다. 따라서 일반 타이어에 비해 20~30% 정도 비싸다. 또한 교체 주기 또한 2~3년 안팎으로 내연기관 차량용 타이어의 수명인 4~5년에 비해 짧다. 각종 이유로 높아지는 전기차의 가격은 연구와 개발이 거듭해질수록 저렴해질 것이다.

우리는 그 과도기를 거치는 중이다. 지금 이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다시 내연기관차로 돌아간다면 도로 위 미세먼지는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나를 포함한 우리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유로7을 받아들이자.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경훈 rlarudgns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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