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가격 급등, 공급 부족··· 자원외교 통한 국제 네트워크 형성, 대응 체계 마련해야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박하연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박하연

[환경일보]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전 세계가 천연가스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전쟁이 일어난 직후인 10월 13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지표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약 45% 급등한 메가와트시(MWh)당 55.065유로를 기록했다. 또한 동북아시아 LNG 시장 기준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현물 가격은 10월 27일 기준 100만 BTU당 약 17.8달러를 기록하며 급등했다. 이렇듯, 전쟁은 해당 국가에 막심한 피해를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의 에너지 시장까지 위협한다. 그렇다면 이-팔 전쟁이 LNG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이-팔 전쟁이 LNG 시장을 위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첫 번째로,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타마르 천연가스전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폐쇄된 타마르 천연가스전은 이스라엘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의 약 3분의 1은 이집트를 거쳐 유럽에 액화천연가스(LNG)로 공급된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로부터 직접 LNG를 공급받는 이집트와 유럽은 가격 급등 및 공급 부족의 직격타를 맞았다.

두 번째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중동의 주변 국가로 번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쟁이 중동의 다른 지역으로 확대된다면 석유와 가스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하루 500만 배럴의 잉여 생산 능력을 갖춘 석유와 달리, 천연가스는 공급이 타격을 받았을 때의 대안이 없어 공급 불안시 가격 변동 폭이 매우 크다. 또한, 주요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으로 인해 공급이 이미 줄어든 상태이기에 더욱 문제가 된다.

이에 EU는 다음 달 회의를 통해 가격 상한제 등 천연가스 관련 긴급조치의 연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연가스에 대한 가격 상한제는 네덜란드 TTF 선물시장 기준 가격이 메가와트시(㎿h)당 180유로 이상이고, 국제 시장 액화천연가스(LNG)보다 35유로 비싼 두 가지 요건을 사흘 연속 충족하면 즉각 상한제가 발동돼 가격을 억제하는 제도이다.

국내 역시 이-팔 전쟁 이후 LNG 확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전쟁 직후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공사, 가스공사와 긴급회의를 진행했으며, 국내 LNG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계절적 영향으로 겨울에 LNG 수요량이 증가하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LNG 가격 변동은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에 정부 및 국내 가스공사는 국내 가스 수급 현황 점검에 나섰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LNG 수급 안정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비상대응반’을 설립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공사, 가스공사와 함께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열어 석유×가스 수급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마지막으로 산업부는 국내 석유와 가스 비축량 현황을 확인하며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삼척 LNG 기지 /사진=환경일보DB
삼척 LNG 기지 /사진=환경일보DB

한편, 이러한 국내의 자체적인 대응과 함께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세계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LNG 공급 안정성을 확보해 냈던 해외 성공 사례를 참고해 시행한다면, 이-팔 전쟁으로 인해 감소한 국내 LNG 공급 안정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LNG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2022년 LNG 공급 상황이 가장 어려웠을 때 정부를 중심으로 활발한 자원외교를 펼쳐 위기를 해결했다. 또한,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정부의 개입을 강화해 국제적 경제 침체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으로 설정했다.

한편, 에너지 안보 향상을 위해 국내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로 수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에너지 수입액 급증으로 인한 ‘불황형 흑자’가 계속될 경우 국내 경제 기반이 무너질 수 있으므로 소폭이라도 가격을 인상해 ‘소비 절약’과 ‘원가주의 회복’을 달성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렇듯 정부와 국내외 에너지 기업의 적극적 협력이 이뤄질 때, 이-팔 전쟁을 비롯한 경제 위기에도 국내의 안정적인 LNG 보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팔 전쟁으로 인한 LNG 시장 변화와 에너지 위기는 눈앞에 닥친 현실이며, 국제적인 위기는 앞으로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적극적인 자원외교를 통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국내 대응 전략을 개발해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기를 바란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박하연 phy49997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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