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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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사회에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식량과 직결된 이 문제는 음식물 소비량이 많아질수록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며, 특히 음식물이 부패할 때 생성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80배나 강력한 온실가스 효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노력과 대책이 시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이 음식물 쓰레기를 95% 이상 매립하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했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서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비율이 100%에 가까운 한국을 모범사례로 삼으며 주목하고 있다. 어떤 변화들이 한국을 국가적 모범사례로 만들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효율적인 우리나라의 음식물 쓰레기 관련 정책과 시스템은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 것일까?

1992년, 수도권매립지에서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가 공동으로 매립을 시작했다. 당시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의 95% 이상을 이곳에서 매립했고, 생활폐기물과 혼합 배출했다. 이는 곧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들의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악취와 환경오염의 원인이 됐다. 이러한 문제들이 대두돼 1997년 ‘폐기물관리법’ 개정을 통해 정부는 음식물 쓰레기 직매립을 제한했다. 2005년부터는 시 이상의 행정구역에서 음식물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됐고, 분리배출을 실시했다. 이후 직매립이 금지된 음식물 쓰레기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분리배출한 음식물 쓰레기의 유기물 성분을 비용 효과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사료화, 퇴비화 시설 등을 확충해 나가기 시작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음식물 재활용 시스템,
근본적인 음식물쓰레기 감축 노력 필요

아파트 단지 내 설치된 음식물쓰레기 종량기(RFID) /사진제공=성남시
아파트 단지 내 설치된 음식물쓰레기 종량기(RFID) /사진제공=성남시

또한 2013년에는 음식물 쓰레기의 폐수를 해양으로 배출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또한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발생폐수 육상 처리 및 에너지화 종합 대책을 토대로 이에 대비해 음식물류 폐기물 및 음폐수의 에너지화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기술개발을 했으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해 단계적인 준비를 해 왔다.

특히 한국에서 최초로 도입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용 중인 RFID 종량제는 태그(tag)를 사용해 무선주파수 인식 RFID 기반의 종량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면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쓰레기 처리 비용의 부담은 배출자인 시민과 지방정부가 같이 하도록 돼 있는데, 이와 같은 정책이 쓰레기 처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본적인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2017년 음식물 쓰레기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파 경로로 의심을 받으면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이 개정됐다. 다량 배출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축산농가에서 사료로 활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한 것이다. 이 방식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같은 시기에 해양투기 금지에 따른 대안으로 음식물류 폐기물의 바이오가스화가 부상했다. 환경부 등은 바이오가스화 시설 설치 시범사업과 실증 R&D 등을 추진했으며 2030년까지 생산시설을 150곳 이상 확대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정책, 시설 및 기술이 뒷받침돼 높은 재활용률을 달성한 우리나라. 그렇다면 음식물쓰레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음식물쓰레기 문제는 처리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애초에 음식을 버리지 않아야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탄소중립이나 플라스틱 등 다른 환경 이슈에 주목하는 동안 음식물 쓰레기는 조용히 늘고 있다. 높은 재활용률이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쓰레기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지구가 홀로 견딘 음식의 무게를 이제는 사람이 짊어져야 할 때다. 더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과 음식물쓰레기 감소를 위한 노력이 짝을 이뤄 우리나라가 진정한 ‘모범사례’로 거듭나길 바란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석언 kist745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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