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홍수·극한가뭄 증가··· 노후 시설 보수, 산업용수연구회 신설 필요
“2차 물관리기술 기본계획, 과제 추진에 필요한 재정계획 보완해야”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은 "기후위기로 슈퍼홍수와 극한가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산업용수연구회를 신설하고 하수도&연구회 등을 통해 연계 기술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은 "기후위기로 슈퍼홍수와 극한가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산업용수연구회를 신설하고 하수도&연구회 등을 통해 연계 기술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올해 1월1일 임기를 시작한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 인터뷰를 앞두고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살폈다. 2021년 소독부산물 관련 논문이 눈에 띄었다. 권지향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시차를 두고 반복된 이 문제에 대해 “기후변화로 수온이 올라가고 녹조가 많아지면 유기물량도 많아져 어느 곳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은 후 대안과 의견을 제시했다.

권 회장은 인터뷰에서 기후위기로 슈퍼홍수와 극한가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산업용수연구회를 신설하고 하수도&연구회 등을 통해 연계 기술 발전을 도모할 뜻을 밝혔다. 극한가뭄에 대해서는 “이전과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다. 변동성이 적은 하수처리수나 공장폐수 등을 활용해 기후위기로 인한 변동성을 완충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수립 중인 제2차 물관리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 기본계획에 대해서는 “여러 목표에 대한 과제를 추진할 때 필요한 재정계획이 빠져 있는 부분은 보완돼야 하고 전력 목표 역시 좀 더 구체적인 보완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을 12일 건국대 교수실에서 만났다.

소독부산물 문제, 기후변화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어

Q. 최근 소독부산물이 먹는물 수질기준 이상으로 검출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의 원인 진단과 대안은 무엇인가

학회에서 이 내용으로 포럼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에 이슈가 된 소독부산물은 총트리할로메탄이다. 이 총트리할로메탄이라는 소독부산물은 자연유기물과 소독제인 염소가 반응해 생기는 소독부산물 중 가장 대표적인 물질이다. 국제암연구센터에서는 총트리할로메탄을 발암 가능성 확인이 필요한 GROUP2B로 분류한다. 소독부산물은 정수처리 공정 중에 반응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수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총트리할로메탄 농도가 높아진 개연성이 있다.

또한 생성 반응에 참여하는 유기물량이 수질변화 등으로 높아진 영향도 있을 것이다. 일단 염소소독제를 적정량 투여하고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전염소 대신 중염소로 전환하든지 아니면 전염소 대신 전오존 등으로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정수공정에서의 유기물 제거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생물학적 공정이나 이온교환수지법 등 신공정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 문제는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로 수온이 올라가고 녹조가 많아지면 유기물량도 많아져 같은 문제가 다른 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Q. 환경부 5개년 환경기술개발 추진전략(2025~2030) 4대 중점영역에 기후위기 대응 물관리가 포함됐다. 올해 환경부 예산을 보면 국가하천정비·도시침수에 대응하는 하수관로 정비예산이 크게 늘었다. 이와 관련해 학회 차원의 진행 업무가 있다면

기후위기로 슈퍼홍수와 극한가뭄 가능성이 커졌다. 슈퍼홍수 시에는 도시침수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최근 극한가뭄으로 생활용수나 공업용수 공급이 어려워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학회에서는 산업용수연구회를 신설하고 하수도&연구회 등을 통해 연계 기술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 또한 3월 정기학술대회와 9월 포럼을 통해 관련 기술들을 검토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상하수도 포함 인공계 물순환 국가물관리 요소 중 중요도 높아”

Q. 대한상하수도학회가 2기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1기 국가물관리위원회에도 참여했다. 2기 물관리위원회에서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무국이 필요하다는 말을 전한 바 있고, 예산 확대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19대 대한상하수도학회 학회장 임기가 2024년 초 시작돼 국가물관리위원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물관리위원회와 학회와의 연계가 아직은 많지 않지만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하고, 학회에서 물관리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 세미나 등으로 물관리위원회와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가물관리 중 중요 부분이 인공계 물순환이다. 인공계 물순환을 담당하는 상하수도 부분의 역할이 크다. 물관리위원회에 학회 전·현 임원들이 어느 정도 참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학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학회 회장이나 회장단이 개인 자격이 아니라 단체장 자격으로 물관리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제2차 물관리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재원 마련을 위한 재정계획은 충분히 논의됐는지, 이에 대한 의견과 1차 기본계획안에 비해 기업 육성이나 일자리 창출 등 2차 기본계획안에서 보완돼야 할 사안이라면

지난해 12월 제2차 물관리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 기본계획 수립 공청회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계획에서 제시하고 있는 여러 과제들을 추진할 때 필요한 재정계획이 빠져 있는 부분은 보완돼야 한다.

또한 목표 역시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물론 물 관련 강소기업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정의는 필요해 보이지만 구체적인 정량적 목표 제시는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기술을 알고 있는 전문가 집단과 이 종합계획을 세우는 담당자 간 협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Q. 1차 기본계획안 시기보다 국내 물기업이 해외 진출이 요구된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과 학회 차원의 협력 업무라면, 혹시 이 내용이 2차 기본계획안에 포함될까

국내 물기업의 해외진출 요구는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이를 위해 2018년 물산업협의회가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법정기구가 돼 민간과 공공 전문가와 기업을 이어주는 네트워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한상하수도학회는 협의회 이사기구로서 국내 물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학회에서는 국제위원회와 산학협력위원회 등을 두고 국내물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 필요로 하는 기술을 논의하고 정책을 건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두고 있다. 진출하고자 하는 해외파트너 국가와의 기술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포럼이나 세미나 등을 준비하고자 한다.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장은 이어지고 있는 수돗물 수질 사고에 대해 "노후관이 많아져 사고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며 "조속한 재원 마련과 정기적, 단계적, 지속적으로 노후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장은 이어지고 있는 수돗물 수질 사고에 대해 "노후관이 많아져 사고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며 "조속한 재원 마련과 정기적, 단계적, 지속적으로 노후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Q. 2019년 이후 수돗물 수질 사고가 이어졌다. 노후관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2021년 인천 서구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고 이후 대한상하수도학회에서 분석한 원인, 마련한 대책과 성과라면

노후관이 많아지고 있어서 그에 따라 사고가 일어날 확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조속히 재원이 마련돼 정기적, 단계적, 지속적으로 노후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2021년 이후 수질사고 중 인천 탁수 사고는 상수도관의 유지관리나 공사 시의 매뉴얼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점, 정기적으로 유지관리하는 관련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점, 관련 전문가가 부족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 관망 유지관리에 대한 전문가를 양성하고, 정기적으로 관망을 진단하고 세척 등 유지관리를 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고 관망시설운영관리사 제도가 신설되는 데 학회가 많은 기여를 했다.

Q. 환경부 공공폐수처리시설 설치 및 운영관리 지침이 공포됐다. 이와 관련해 의견을 밝힌다면

환경부 공공폐수처리 설치 및 운영관리 지침은 9차 개정된 내용이다. 그동안 진행된 운영관리 지침을 현시점에 맞춰 개정한 내용이다. 관리가 더 강화됐다는 의미다. 관로시설을 CCTV 등을 통해 정기점검하고, 필요시 조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수처리시설 누수는 도로함몰 등의 원인이 된다. 지하수 수질을 악화시킬 수 있고, 하수처리장 수질에 영향을 미친다. 더 철저히 관리돼야 한다.

Q. 도시 지하매설 물인프라 노후화가 침수 대응 능력 부족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하천과 하수도 통합이 도시침수 문제 해결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과 대응하는 학회 업무라면, 또 이와 관련해 하수도법(유지관리) 및 안전 설계기준 개정에 대한 의견이라면

하수도 시설의 목적 중 하나가 도시지역의 신속한 우수배제이고 이를 위해 하수도가 설계되고 설치됐다. 하천기본계획이나 하수도정비계획 등을 통해 하천 범람이나 우수배제 합리화 등이 이뤄져 왔다. 도시침수는 하수도관의 통수능력 문제도 있지만 유입 지점에서 혹은 연결관과의 수리설계문제로 인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우수배제라는 하수도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노후하수도에 대한 개보수와 함께 하수도관 수리개선사업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 최근 여러 디지털워터기술이 발달돼 하수도관에 대한 3차원 영상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하수도법 등의 개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제1차 국가물관리 기본계획 중 물부족 예상지역 및 부족량 /자료제공=환경부
제1차 국가물관리 기본계획 중 물부족 예상지역 및 부족량 /자료제공=환경부

Q. 지난해 겨울과 봄, 광주를 중심으로 전남 지역이 심각한 물 부족을 겪었다. 식수 부족이 심각했다. 이 지역은 기후변화로 더욱 건조한 지역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하수재이용 등 가용 수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분해할지 지자체의 업무 협조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현재 추진 중인 중장기 예방과 대책이라면

기후위기 시대에는 이전과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다. 지표수 이용 외에 해수담수화 등을 통해 취수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변동성이 적은 하수처리수나 공장폐수 등을 활용해 기후위기로 인한 변동성을 완충시킬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물수요 관리다. 전체 물 이용량 중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공업용수의 경우, 수요관리 측면에서의 접근도 필요하다. 공정 내에서의 재이용을 활성화하고 전체 물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폐수의 재활용률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올해 하수도 예산이 지난해보다 5500억원가량 늘었다. 대규모 저류시설 건설사업도 포함됐다. 매해 반복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요 사업에 대한 적절한 예산 분배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한 의견은

새로운 시설의 건설, 노후 시설에 대한 개·보수, 기존 시설에 대한 유지관리 이렇게 3박자가 맞아야 하수도의 기능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다. 설치된 지 30년이 넘는 인프라 비율이 개·보수가 늦어지면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자산관리체계 도입을 통해 연한이 넘는 시설물부터 개·보수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노후화로 누적된 기능 저하가 도시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오기 전에 미리 투자가 필요하다.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이 전하는 ‘기후위기 시대 지구’를 살리는 한마디]

기후위기 시대를 체감하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봄 전남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수돗물 사용이 제한되기도 했고, 공업용수 사용이 제한될 수 있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아마 그렇게 됐다면 공장 운영 중단 등 국가적인 손해가 발생했을 것이다. 이렇듯 기후위기는 곧 물이용 위기와 맞닿아 있다. 대한상하수도학회는 물이용을 담당하는 상하수도의 학문발전과 기술개발을 도모하는 전문학회로서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들과 정책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리 모두 기후위기 시대에 맞설 수 있는 마음으로 지구를 생각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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