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 발족, 다분야 전문가 네트워킹 강화
선진화된 재난안전 관리체계 구축··· “정보 오류↓, 복원 실행력 높일 것”

조재형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장은 "기술지원단 발족으로 국민에게 전달되는 정보 오류를 줄이고 재난 이후에는 복원실행력을 높여갈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조재형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장은 "기술지원단 발족으로 국민에게 전달되는 정보 오류를 줄이고 재난 이후에는 복원 실행력을 높여갈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과학적 산림재난 정책 지원을 위한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이 3월29일 발족했다. 기술지원단은 ‘선진화된 재난안전 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할 것을 밝혔다. 기술지원단은 국립산림과학원 유관부서 95명, 외부 산학연 자문위원 30명 등 총 125명으로 구성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그동안 산학연과 협력해 과학적 현장관리 중심 재난관리를 해 왔지만 조금 더 비중을 두겠다는 의미다." 조재형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장(산림재난·환경연구부장)의 말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이 3월29일 발족했다.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이 3월29일 발족했다.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선진화된 재난안전 관리체계 구축’은 정부 국정과제 슬로건으로 디지털재난관리가 핵심이다. AI·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재난관리체계 구축, 분산된 재난 데이터를 통합관리 하는 데이터 공유플랫폼 구축,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재난 대비 맞춤형 재난안전정보 제공을 포함한다.

조재형 단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로 산림재난이 대형화, 상시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 발족은 다분야 전문가 네트워킹을 강화해 재난대응을 더 과학적이고 융합적으로 시행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는 재난상황에서 현상에 대한 다분야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으로 국민에게 전달되는 정보 오류를 줄이고 재난 이후에는 복원 실행력을 높여 갈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조재형 단장을 만나 기술지원단 발족 의미와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경북 울주군에서 발생한 산불로 도로가 연기로 뒤덮여 있다.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경북 울주군에서 발생한 산불로 도로가 연기로 뒤덮여 있다.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기술지원단 연계 각 분야 교수·유관기관과 함께 판단

Q.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이 지난 3월 발족했다. 기술지원단 구성 취지와 ‘산림재난의 과학적 기술정보 제공’의 의미는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을 구성한 취지는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구도가 첫 번째다. 재난이 일어났을 때 대응한다는 것은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재난이 나기 전에 미리 대응하는 것이 두 번째다. 여기에 예방과 예측이 포함된다. 일단 재난이 발생했다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하고, 2차 피해가 없도록 대응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재난이 발생한 곳에는 원래 기능을 되살리거나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회복, 복원, 유지 업무가 뒤따른다.

기술지원단 3개 연구분야는 산불, 산사태, 소나무재선충병이다. 예측과 예방 측면을 모두 포함한다. 산불이 발생했다면 진행 상황도를 통해 산불이 어느 방향으로, 어느 정도 속도로 이동할 것인지 예측한다. 산불을 진화하는 진화체계도 기술지원단이 지원한다. 또한 산불 진압 후 복구계획 체계, 시스템도 지원한다.

산사태도 마찬가지다. 산사태는 큰 인명피해를 동반한다. 인명피해가 나지 않도록 위험한 곳이 어디인지, 언제쯤 산사태가 예상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분석된 정보는 시민에게는 위험 경고로, 지휘부에는 대피 상황을 결정하는 판단근거로 작용한다. 산사태 발생 후에는 원인 파악과 피해지 복구에 집중한다.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리면 회복 방법이 없다. 현재 경남도에 피해가 확산 중이다.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으로 최대한 빨리 방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선충병에 감염되면 죽기까지 1년 가량 걸린다. 더 번지지 않도록 방제하고 병원균을 옮기는 매개충 확산 예측이 중요하다. 어느 지역에 얼만큼 방제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만약에 걸렸다면 다른 곳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모두 제거해야 하는지, 단목으로 처리해야 할지 판단해야 한다. 예전에는 재선충병 여부 파악에 3일 정도 걸렸다. 이제는 30분 단위로 파악이 가능한 예측 키트를 사용하고 있다.

산불, 산사태, 소나무재선충병 별로 힘을 모아야 하는 때가 다르다. 연구분야와 필요한 전문기술도 다르다. 하지만 과단위보다 TF 형태로 대응해야 할 때가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경우 소규모 산불이 발생했다면 과단위로 대응한다. 대형산불이나 대형산불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여러 연구파트가 모인다. 학계, 산불 전문가도 참여해 대응한다.

Q. 산불, 산사태, 소나무재선충별 대응센터를 구성한다고 했다. 기존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 센터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국립산림과학원 산불, 산사태, 소나무재선충병 연구과에서는 산림정책을 지원하는 산림과학을 연구한다. 산불, 산사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했을 때 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산림청이 정책을 실행한다. 현재는 산림재난예측분석센터에서 산불철에는 산불 대응을, 산사태철에는 산사태 대응을 한다. 현재는 그 소속 멤버만이 산림청과 공조하며 대응한다.

산불 진화 후 피해지 복구·복원을 결정할 때는 한 과만으로는 부족하다. 생태과 복원 담당과는 위성으로 분석한 피해상황을 그려야 하다. 이렇게 과단위를 넘어 원단위 연구조직이 뭉치게 된다. 이것만으로 부족할 때가 있다. 이럴 때 기술지원단에 연계된 각 분야 교수, 유관기관과 함께 판단을 하게 된다. 재난상황 발생 전에도 구성된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교환한다. 과학적 근거, 팩트 역시 함께 체크해서 더욱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Q. 기후위기 시대 ‘산림재난’의 의미는

산불, 산사태, 산림병해충 이 3개를 재난으로 규정했다. 재난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3개 재난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고 그 피해지를 회복하고 복원하는데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재난 뒤에는 재앙이 온다. 재난 정도 되는 수준에서 컨트롤해야 한다.

회복에는 적응이 포함된다.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재난에 가까운 사건이 숲에 발생하면 원래 상태가 훼손된다. 그 다음은 적응이냐 유지냐를 결정하는 일이 남는다. 다시 숲을 어떤 방향으로 설정할지 결정해야 한다. 미래를 보고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수종을 선택할 수도 있다.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 홈페이지 화면 /자료제공=산림청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 홈페이지 화면 /자료제공=산림청

Q. 국립산림과학원의 대표적 재난방지 산림과학 기술은 무엇인가

대표적으로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이 있다. 산불현황, 산불위험등급, 대형산불위험예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기상자료와 지형도, 임상도 자료가 복합적으로 계산돼 표출된다. 국립산림과학원 기술을 통해 제공된다.

산불로만 한정하면 산불을 예방하는 예보체계가 있다. 확산예측시스템은 산불 현장의 피난부터 산불 진화에 활용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밤에 산불을 진압해야 한다면 낮처럼 헬기를 활용할 수 없다. 수리온이 야간비행을 하지만 기술이 더 개발돼야 한다. 현재 드론으로 산불 화선(불길)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드론에 진화재를 탑재해 직접 불을 끄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산사태는 산사태가 언제 날지 예측하는 산사태 위험지도가 있다. 산사태 시 토석류 피해 정도와 규모를 예측할 수 있다. 자연계에는 여러 변수가 있다. 그 변수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탐색하고 예측시스템 정도를 높여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도 지형이 복잡한 곳이다. 경사부터 사면의 방향까지 촘촘히 조사해서 80%에서 90% 이상으로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3월29일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 발대식 모습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3월29일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 발대식 모습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Q.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전문가 125명이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기술지원단 내 기후 전문가 참여 범위는

3가지 재난 연구분야는 전문 파트로 다시 나뉜다. 거기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파트가 기상이다. 기상 상황 중 바람, 습도, 강우는 산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산사태도 마찬가지다.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은 기상에 의해 생태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언제 부화하고 섭식하고 모두 기상자료와 연관해서 예측한다. 기상청에서 온 기상자료에 국립산림과학원의 구축한 산악기상망 데이터를 연계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자료를 기상청에서 활용하기도 한다. 산악기상망은 현재 전국에 426개가 구축돼 있다. 목표치의 60% 정도다. 기상청 자료와 산악기상망을 운영하는 파트에서 두 개 자료를 분석한다.

Q. 기후위기로 산불위험이 더욱 높아졌다. 이미 산불로 사라진 숲 복원에 대한 기술지원단의 연구는 무엇인가

산불이 발생하면 피해상황도를 그린다. 경미하게 난 곳과 크게 피해를 받은 곳을 살핀다. 지형도 피해에 영향을 미친다. 위성으로 현장을 조사하고 현장을 방문해 정확도를 높힌다. 경미하게 피해를 입은 곳은 현재 상태 그대로 유지시킬 수 있다. 전소된 곳은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복구 이전에 어떤 숲으로 유지돼야 할지 분석한다. 이 분석 과정에 수종이 포함된다. 다시 소나무숲이 되야 할지, 경관수가 적합한지, 계획을 세운다.

지자체, 학계, 산주가 함께 논의한다. 이에 따라 복원 땅 구획이 이뤄진다. 산불피해지에 유전자원보호구역이 있거나 특이종이 있다면 우선 보호된다. 대형산불은 산림청이 주관한다. 식물종 보전적응사업은 국립수목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복원계획에 있어 식물종에 대한 고려는 국립산림과학원과 국립수목원이 참여하고 있다.

조재형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장은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심화되며 산림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고 강조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조재형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장은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심화되며 산림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고 강조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조재형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 방지정책 기술지원단장이 전하는 ‘기후위기 시대’ 지구를 살리는 한마디]

최근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산림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산림과학원에서는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나무부터 미세먼지를 줄여주는 나무, 더 나아가서는 산불에 강한 활엽수로 숲을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환경을 개선하고 관리가 용이한 가로수를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숲을 잘 가꾼 나라로 평가받는다. 숲을 가꿔온지 50여 년이 지난 지금 매년 약 420조원의 경제적, 공익적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잘 가꿔진 숲이 산불과 같은 산림재난으로 한순간에 없어지지 않도록 산불예방에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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