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산업 투자·인센티브 등 보다 적극적인 정책 변화 필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유현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유현지

[환경일보] 태양광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핵심으로,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태양광이 신재생에너지의 절반을 차지해 중요한 사업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태양광 산업의 부가가치는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 셀, 모듈로 이어지는 여러 단계를 거치며 창출되며 각 단계에는 다양한 기업이 뛰어들어 소재를 제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 대부분의 태양광 제품을 중국산이 독점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전 세계 태양광 소재 점유율은 76%에서 96%까지 대부분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2019년 33.5%였던 중국산 셀 비중이 지난해 74.2%로 증가했고, 국산 셀 비중은 같은 기간 50.2%에서 25.1%로 감소했다.

중국산이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이유는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중국은 값싼 가격에 대규모로 태양광 모듈을 판매하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의 모듈 생산원가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중국 태양광 생산기지는 넓은 땅과 저렴한 전기료를 활용한 벨류체인 최적화로 소재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높은 자동화율 덕분에 인건비도 대폭 절감됐다. 이렇게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있음에도 품질 차이는 거의 없어 저렴하게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려면 중국산을 이용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 된다. 또한 중국은 태양광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태양광 독점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은 중국산 태양전지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고, 양면형 태양광 패널에 대한 관세부과 유예 조치를 종료했다. 또한 중국 업체들이 태양광 모듈을 동남아 국가에서 조립해 미국 관세를 우회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된 태양광 패널에 대한 한시적 관세 면제 조치도 종료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해외에서 수출된 제품이 국내 시장에 저렴하게 판매돼 국내산 제품에 불공정한 경쟁을 일으킬 때, 그 제품에 부과되는 ‘반덤핑 관세’를 이용해 중국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강화함에 따라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업계에 반사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태양광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신성이엔지, 웅진에너지, LG전자, OCI, 한화솔루션 등 주요 기업들이 태양광 관련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이는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을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중국산 태양광 셀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며, 중국산을 겨냥한 불이익 조치는 양국 간 통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중국산 제품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보다는 국산 제품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태양광은 출력 제한, 과잉 생산 및 공급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원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RE100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의 핵심 요소이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한국 태양광 산업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 중국산 저가 태양광 설비가 시장에 침투하며 태양광 사업을 하는 국내 각종 기업의 평균 가동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생산라인을 중단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 사업은 정책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한때는 탈원전 정책에 따라 태양광 시설이 확대됐지만, 현재는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삭감과 소극적인 재생에너지 정책으로 태양광 산업이 점점 하락세를 보인다. 반면 중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국가는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통해 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이 앞서가던 차세대 태양전지 연구개발도 다양한 국가에서 무서운 기세로 따라오고 있다. 또한 한국의 기후적, 지형적인 한계로 인해 태양광 설비가 국내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한 문제도 크다.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국산 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와 국산 제품을 사용할 때의 인센티브 제공 등 적극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유현지 hyunji04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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