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대응, 정부의 일관된 재생에너지 공급 정책 기조 필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변지원

[환경일보] 세대를 거듭할수록 지구온난화, 환경문제는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은 전 세계적으로 국가와 기업 운영에 있어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친환경을 논하는 대표적인 캠페인으로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이 있다. 이는 국가·기업이 친환경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대한 간접적인 척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RE100 캠페인을 주관하는 ‘The Climate Group’에 따르면 한국에서 RE100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전력의 9%만을 재생에너지로 공급받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회원사 평균 50%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에 해당하며, 최고 책임자인 헬렌 클락슨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사실에 근거해 한국의 RE100 현황을 살펴보고, 다른 국가와 비교를 바탕으로 한국 RE100의 가능성, 필요한 노력에 대해 제시하고자 한다.

RE100은 국제 비영리단체 ‘The Climate Group’과 CDP가 연합해 뉴욕 저널에서 최초 발족한 것으로, 필요 전력량의 100%를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기업의 자발적인 이니셔티브이다. RE100 이행에 대한 검증은 제3기관이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을 검증해 CDP 위원회의 연례보고서를 통해 이행 실적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해당 연례보고서인 ‘RE100 annual disclosure report 2023’에 따르면, 전 세계 423개 회원사가 RE100에 참여하고 있다. 국가별로 미국 98개, 일본 86개, 영국 47개 회원사가 참여하며 한국은 2024년 6월 기준 36개의 기업이 RE100에 참여하고 있다.

동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RE100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나 대부분이 해외사업장에서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국내외 사업장 이행률은 10배가량 차이가 나는 등 기업의 전력 사용량이 주로 국내 사업장에서 사용되고 있음에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해외사업장을 우선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회원사의 평균 목표연도는 2031년이나, 국내기업의 목표연도는 2042년으로 늦은 편이다. RE100 목표연도를 앞당기는 등 강화해 나가는 글로벌 추세에 반해 뒤처지고 있다. 이는 국내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 환경과 연관이 있다. 전체 RE 사용량 중 인증서 구매 57%, PPA 6%, 녹색요금제 34%, 자가발전 방법 3%의 비율로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제한된 공급 및 높은 비용 등을 이유로 RE100 회원사들에 재생에너지 조달이 어려운 시장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RE100 참여 기업이 재생에너지원(RE)을 구매하는 방법을 나타낸 분포. 일본(a), 중국(b), 한국(c), 미국(d) /자료출처=RE100 annual disclosure report 2023
RE100 참여 기업이 재생에너지원(RE)을 구매하는 방법을 나타낸 분포. 일본(a), 중국(b), 한국(c), 미국(d) /자료출처=RE100 annual disclosure report 2023

위 2023년 RE100 연간 보고서에 공개된 도표를 바탕으로 일본(a), 중국(b), 한국(c), 미국(d) 등 국가별로 위치한 RE100 기업들이 RE를 구매하는 방식을 표현한 것이다.

이 값은 국가 내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률(%RE)에 해당한다. 미국(d)의 경우 64%로, CDP에서 확인한 RE%의 평균값이 50%인 것에 비해 성공적인 RE100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비재생 에너지원(Non-renewable)의 구매 정도가 높은 편이나,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Unbundled EACs)의 비중이 미국과 비슷한 규모로 이뤄짐에 따라 50%에 해당하는 값을 보여줬다.

일본의 경우 한국과 비슷한 형태로 25%를 기록했지만, 한국은 비재생 에너지원의 비중이 높아 9%에 그쳤다. 베트남, 인도 등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국가들이 29~35%를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한국 RE100 현황은 글로벌 추세를 따르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각종 규제와 제도를 비롯한 정책의 불확실성, 인센티브 및 지원의 부족 등이 많은 기업이 RE100을 이행하는 데에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되며, 단기간 내에 RE100 달성을 요구받고 있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

가장 먼저 기업 투자전략의 경영과정에서 가장 큰 위험은 ‘불확실성’이기 때문에 RE100 대응에 정부의 일관된 재생에너지 공급 정책의 기조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량이 수요가 한참을 못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 좀 더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RE100을 주도할 필요가 있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은 국가의 정책들에 주목해야 한다. 나아가 재생에너지 보급과 인프라 확충, 기업을 대상으로 RE100 교육과 컨설팅, 금융 지원을 확대해 기업의 대응 측면에서 부담감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RE100의 달성과 시장의 점유율 유지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모두 긴밀히 협력해 보완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 정부 주도의 지역 재생 가능 에너지 프로젝트를 구축하고, 이에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국가 목표에 맞춰 전략을 조정해 경제와 환경 모두에 이익이 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보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변지원 bjw07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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