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 내외 공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1톤··· 보다 책임 있는 ESG경영 실천 필요

[환경일보] 바야흐로 팝업스토어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가 됐다. 또한 팝업스토어의 증가로 인해 급격하게 유동 인구가 유입하며, 정부에서는 인파 밀집 종합 강화 대책까지 마련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일종의 임시 매장으로, 운영이 끝난 후 또 다른 브랜드의 팝업을 위해 철거된다. 이 때문에 빠른 조성과 철거를 위해 널빤지, 가벽, 현수막, 플라스틱 등의 재료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폐기물은 재활용도 어려워 일반폐기물로 분리된다. 단적인 예로, 팝업스토어용으로 특별 제작된 대형 FRP(섬유 강화 플라스틱), 부스 등은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해 행사 기간만 활용하고 그대로 버려진다.

업계에 따르면 33㎡(10평) 내외의 팝업스토어 한 곳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은 약 1톤에 이른다. 또, 팝업스토어의 성지인 성수동이 포함된 성동구의 일반폐기물 양은 2018년 51.2톤에서 2022년 518.6톤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나날이 증가하는 팝업스토어의 인기와 비례해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맥심 사은품 /사진=류나연 객원기자
맥심 사은품 /사진=류나연 객원기자

폐기물 문제가 제기되며 자체적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팝업스토어’를 시도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맥심 팝업 거리’는 친환경적으로 어떤 차별화를 뒀을까?

맥심 팝업골목은 지난 10월 17일부터 11월 17일까지 약 한 달간 전북 군산시 월명동 달빛마을에서 운영됐다. 맥심에서 환경과 관련해 어떤 것을 고려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직접 느낀 바를 작성해 보고자 한다.

팝업골목의 첫 번째 지점에서는 먼저 앱을 필수적으로 설치할 것을 요구했고, 팝업 지점을 방문해 온라인 스탬프로 빙고를 완성하면 받을 수 있는 경품인 에너지바, 맥심골목 박스 만들기 키트, 맥심 골목 종이 모빌 만들기 등을 소개해 줬다. 박스 만들기와 종이 모빌 만들기는 종이로 한 번 만들고 버려지는 것으로 낭비로 보였다.

또, 직원은 종이로 된 지도 책자를 나눠줬는데, 앱을 보면 지도가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이 책자로 다시 배부했다. 덧붙여, 제공되는 테이크아웃 컵을 홀더, 빨대, 컵으로 나눠서 각각 분리수거 할 것을 자세히 설명해 줬다.

분리수거 리턴대 /사진=류나연 객원기자
분리수거 리턴대 /사진=류나연 객원기자

쓰레기를 반납하는 리턴대와 분리수거 구역이 곳곳에 잘 돼 있었다. 음료 버리는 곳, 종이, 플라스틱류, 일반 쓰레기, 캔, 종이컵 수거대, 플라스틱 컵 수거대로 꼼꼼하게 나눠져 있었으며, 버리는 방법에 대해 따로 직원의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종이로 된 테이크아웃 컵은 리드 또한 종이로 이뤄져 있어 플라스틱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팝업골목의 전반적인 체험 활동은 QR코드 스캔을 통한 설문으로 진행됐다. QR을 이용한 점은 좋았으나, 설문의 결과를 종이로 나눠줘 불필요한 종이 소비를 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골목에서 촬영한 사진을 앱에서 채워 저장한 후 맥심 운세 건물에 가져가면 출력해 주는 활동이 있다. 완성한 후 출력해서 가져갔을 때 직원은 “사진 담을 봉투 필요하세요?”라고 질문했고, 일행이 “필요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나요?”라며 되물으니 “환경오염 때문에 필요 없다는 분들이 많으셔서요”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팝업골목을 체험하는 와중에도 환경을 신경 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분해플라스틱컵/출처=류나연
생분해성 플라스틱 컵 /사진=류나연 객원기자

걱정인형 만들기, 맥심슈퍼 등 여러 활동을 체험하지 못했음에도 체험이 끝난 후 손에는 쓰레기들이 가득했다. 맥심한의원 비닐 안에는 비닐로 된 맥심 스틱이 종류별로 총 5개 들어 있었다.

앞서 플라스틱으로 분류해 버려달라고 안내받았던 컵을 자세히 살펴보니 ‘생분해성 친환경 제품 PLA’라고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말 그대로 ‘생분해’가 되는 제품으로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데 그냥 플라스틱으로 안내해 준 점이 아쉬웠다.

팝업골목을 다녀온 후 팝업골목을 기획할 때 환경을 위해 고려한 부분에 대해 동서식품 홈페이지에 질문했고,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Q. PLA 생분해 플라스틱 컵, 곳곳에 설치되어 있던 깔끔한 분리수거 쓰레기통, 분리수거에 대한 공지, 컵 수거함까지 환경적으로 많이 노력한 모습이 보여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팝업 골목을 기획할 때, 환경을 위해 고려한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내부 시음 시에는 다회용기(머그컵, 트레이, 포크 등)를 활용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다만, 팝업스토어 특성상 부득이하게 일회용품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일회용품은 가급적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에게도 분리수거에 대한 안내를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수거된 쓰레기도 매일 스태프들이 한 번 더 확인해 분리배출 하고 있습니다. 또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곳뿐만 아니라 인근 주변 거리까지 골목 미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찾아오시는 고객들에게 기분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위와 같이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동안 기존 골목의 환경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골목 주민과 상권에 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맥심골목이 일회용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환경을 훼손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조금이라도’ 환경을 위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변경하고, 꼼꼼한 분리수거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것들을 한 번에 친환경으로 바꾸면 좋겠지만, 급진적 변화를 꾀하다 탈이 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사진을 담는 비닐 포장지에 대해 반문한 어떤 시민처럼 작은 의문의 목소리가 모인다면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전달돼 큰 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팝업스토어를 활용하면 신제품 출시 후 고객의 반응을 쉽게 살필 수 있을뿐더러 톡톡한 홍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에 따라 팝업스토어를 여는 기업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기업이 팝업스토어를 기획할 때 ESG 경영을 적용해 보다 친환경적인 운영을 선도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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